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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ESI, 뮤직비디오가 리그에 미치는 영향

일단 기사 제목을 보면 '이게 무슨 내용이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실 듯한데, 저 또한 그랬습니다. 사실 라이엇이 개척하는 이스포츠의 방향이 매우 명확하고 또 (*과하게 칭찬하면) 혁신적이다 보니까 거기에 발맞추는 칼럼 자체도, 그런 흐름에 동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일단 뮤직 비디오라는 말을 간단하게 해체를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뮤직은 음악이고 비디오는 영상이라 뮤직 비디오라 함은 음악 영상이 됩니다. 음악이라는 단어와 영상이라는 단어에 이스포츠는 없군요. 무슨 말씀을 드리고 싶은가 하면 라이엇에게 이스포츠 대회란 자사의 IP를 활용하는 도구입니다. 그리고 아주 효과적이죠. 그런데 그런 개념은 뮤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대회 역시 자사의 IP라는 점이고 그 자사의 IP를 뮤직에서도 활용하다는 점입니다. 즉, 라이엇은 이제 더 이상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과 그 세계관만 가진 IP사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ESI의 기자님은 저와 이런 개념을 공유합니다. 다만 너무 세련되게 풀어서 (저 같은) 저렙들은 이 글을 한번 보아서는 무슨 이야기인지 확실히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여러분들은 다행이십니다. 왜냐하면 제가 여러 번 보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제 생각과 같이 안내를 드리니 얼마나 운이 좋으신 건가요? (하하)

 

오늘 이 기사의 기자님의 성함은 'Trent Murray'입니다.  매체는 위에 언급드린 바와 같이 'ESI'이고 원문의 (링크)를 올려 드립니다. 기자님의 의견의 일부를 발췌할 때는 기자님의 생각임을 표기하며, 번역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고, 기사에 담긴 생각은 본 연구원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명시드립니다. 자, 그럼 들어가 봅시다. 

 

(Trent Murray)  LEC는 적어도 한 개 이상의 뮤직 비디오가 있습니다. 최근 발표한 “Reckless With My Heart,”는 록음악으로 프나틱의 오랜 스타플레이어였던 '레클레스'가 라이벌 팀인 G2로 가버린 사건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노래가 내 핸드폰에서 이번 주 내내 반복되어 재생되고 있습니다.

 

 

제가 가사를 월등하게 해석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G2로 갈 줄 몰랐어 배신이야' 같은 느낌의 웃긴 내용입니다. 노래는 매우 심각하게 부르고 있더라고 말이죠. 따라서 이를 테면 LEC의 히스토리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상입니다. 반대로 LEC도 모르고 프나틱도 모르고 레클레스도 모른다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콘텐츠가 됩니다. 그런데 이 기자님이 추가로 한 가지 더 재미있는 포인트를 언급하고 있는데, 그것은 '노래가 심지어 좋다'입니다. 그래서 하루 종일 핸드폰에 울린다는 것입니다. 노래가 좋은데 내용이 나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에 이 뮤직 비디오가 가치를 지니게 된다는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님의 의견에 저의 의견을 첨언하면, 여기서 우리가 확인해야 하는 포인트는 라이엇이 활용하고 있는 콘텐츠의 핵심이 리그오브레전드 게임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테면 리그 오브 레전드로 진행하는 LEC라는 대회가 있는데 거기에 출전하는 팀인 프나틱에는 전설적인 레클레스라는 선수가 있습니다. 이 앞단까지는 그냥 배경으로 이제부터 핵심 콘텐츠가 출현합니다. 그런데 그 선수가 이번에 프나틱에서 G2로 이적했습니다. 핵심은 이적으로 그 이적을 테마로 뮤직 비디오를 만든 것입니다. 결국 보면 이 이적이 라이엇의 IP가 되었습니다. 물론 이건 라이엇이 독점을 주장할 수 없는 부분일지라도 말입니다. 

 

계속 한번 읽어 볼게요. 

 

(Trent Murray) 리그는 본질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폰서는 단순한 로고 삽입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관여가 있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대체로는 콘텐츠에 들어가길 원합니다. (*가장 매력이 있는 것은 선수가 출연하는 콘텐츠입니다. 그래서 리그는 선수를 활용한 영상을 많이 찍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전략에는 두 가지 큰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프로 선수들은 이런 (*바보 같은) 비디오에 참여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대부분의 e스포츠 프로들은 카메라 앞에서 너무 어색하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LEC는 이 문제에 대한 해결점을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예는 뮤직 비디오가 아니라 "2020년 하계 스플릿" 광고 영상입니다.  2013년의 러닝 비디오와 비교해 볼 때, 지금은 코미디를 수용하고 그 코미디의 근원을 전문 출연진(*대략 중계진과 같은)에게 집중시키는 방향으로 크게 진화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의 LEC를 입장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이 영상은 최근 국내에도 있는 "선수 리소스를 프로모션에 과도하게 활용하는 것"에 대한 첫 대답이었습니다.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출연진이 많은 부분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연기력도 선수들에 비해서는 비할바가 아닐 정도로 훌륭하죠. 누구도 선수의 리소스를 직접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 이제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환경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아직도 보통 선수를 데려다가 OAP 등의 촬영을 하고 있는 LCK에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선수를 활용한 스폰서 브랜딩용 프로모션 영상이나 이미지를 제작하는 것에 팬들이 무제한적인 반발심을 가지고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사업은 해야 하고 돈을 벌어야 내가 좋아하는 선수에게 월급을 줄 수 있다는 개념은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연습에 지장을 줄 수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개개인의 판단을 다르겠지만 포괄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영역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래서 이 주제는 시기, 우선순위, 그리고 횟수에 민감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시기는 대체적으로 명확합니다. 비시즌에 주로 몰려 있어야 합니다. 롤드컵에 진출하지 못했다면 비시즌의 기간은 넘치도록 충분합니다. 다만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니 브랜드가 열열할 일은 없을 듯하네요. 그다음으로는 이제 우선순위인데 기업의 영상이 먼저이고 그다음에 팀 영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횟수인데, 이런 차원에서 보면 팀도 여유 횟수가 적다 보니까 자연히 리그 영상에 출연하는 것에 민감하고, 따라서 적극적인 지원을 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첫 번째 영상인 뮤직 비디오는 선수가 출연하지는 않으면서 선수가 출연한 것과 거의 동일, 또는 그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에 있어서 기획이 돋보이는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레클레스가 직접 출연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음악도 들을 것이고, LEC도 인지할 것입니다. 결국 레클레스가 없는 레클레스 활용을 했다는 점이 된 것이죠. 앞으로는 이 활용점이 주력이 될 것입니다. 젠지의 앰비션이 젠지의 현재 선수(IP)들을 활용한 기획물을 쏟아낼 것입니다. 리그도 마찬가지죠. 

 

 

이스포츠 리그(*더 정확히 말하면 리그 콘텐츠가)가 진화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럼 마지막 포인트로 읽어볼게요. 

 

(Trent Murray) 'Reckless With My Heart'는 이번 주말 Fnatic과 G2의 경연대회를 홍보하는 곡이자 뮤직비디오로, 어떤 브랜드 파트너에게도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LEC는 지속적으로 매력적인 콘텐츠를 생산함으로써 브랜드 전체에 대한 가치를 창출하고, 이는 리그 자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오고, 당연하게 이는 파트너에게도 관심을 가져오게 됩니다. 

 

이를 테면 LEC의 프로모션 영상이지만 기아자동차를 노출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기아 자동차 역시 기아 자동차가 매 순간순간마다 억척스럽게 등장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기아 자동차는 LEC를 보는 타깃 소비자가 "자기가 좋아하는 LEC를 좋아해 주는 기업인 기아"로 브랜드가 인식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그런 것은 재미있고 신나는 판을 열어 놓고 사람들이 많이 모아 즐기게 한 후, 한쪽에 넌짓이 있어 그저 인정만 받는 포지션을 취해야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당연하게 파트너에게도 관심을 가져오게 됩니다.'라는 의미를 재 해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팬들은 너무 재미있는 것이 있어 한참을 즐기고 신나 하다가 갑자기 생각하게 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 가능하게 되는 거지? 그때 리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 이유를 설명하죠. 저쪽에 그저 인자한 미소로 바라만 보고 있는 기아 아저씨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줬다고 말입니다. (전부가 절대로 될 수 없는) 몇몇의 아이들이 다가와서 기아 아저씨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합니다. 그때 기아 아저씨는 이렇게 말하죠.

 

"아유 뭐, 나도 좋아해서 그러는 건데 뭐, 재밌게 즐겨줘서 오히려 고맙네..."

 

그럼 후원사에게 어떤 전략을 소개해야 하는지 이쯤만 말씀드려도 포인트는 아셨으리라 믿고  오늘의 리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by erd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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