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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WIRED, 한국 선수 대상의 해외 선입견에 대한 고찰

오늘은 'WIRED'에 실린 '왜 그렇게 많은 이스포츠 선수가 한국에서 오는가'(원문링크)라는 칼럼을 같이 살펴보고자 합니다. 인문학적 이해에 기반한 글이 점점 적어지는 이때에 이런 출현 자체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내용 자체는 짧지 않기 때문에 저는 전체다 살펴볼 생각이 있지는 않고 이 분이 주로 이야기하고 싶은 핵심을 본 포스트에 같이 풀어보면서 제 생각을 같이 덧붙여 보고자 합니다. 오랜만에 이런 활동에 대해 설명을 좀 드리면 저는 (*제 오리지널 글보다는) 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렇게 해외의 글들을 같이 보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단지 설득력을 높이고자 함입니다. 최근에는 오래 이 일을 해와서 그런지 대체로 제가 이야기하는 것도 잘 들어주시지만 그래도 이런 밸런스는 꾸준히 맞춰주는 게 좋겠죠. 늘 말씀드리는 바와 같이 개인(기자)의 의견은 반드시 기자님의 것으로 표기합니다. 번역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고 기사는 본 연구원의 생각과 달리 할 수 있다는 점을 공지드립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 - 기사 원본과 동일

 

본론으로 들어가면 일단 기자님은 한국 프로 선수들이 노동자 계급 가정(Working-class Family)에서 왔다고 칼럼을 시작합니다. 단어 자체는 인문학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로 연장 선상의 다른 단어를 확인해 봐야 정확히 작가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 칼럼을 시작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Working-class Family' ↔ 'Middle -class Family'   'Upper-class family' 따라서 Working이라는 단어에는 통상 'Labor'(*노동)의 의미라기보다는 저소득의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기자님은 이 사실을 한국인 코치와 선수들에게 이야기했고, 이 공통주제에 대해서 논의가 없었다는 점을 짚어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 글이 시작된 듯합니다. 특별히 조사 대상의 선수들은 대졸자의 자녀가 거의 없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노동자 계급'을 저소득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그 최종 근거를 찾아가는 형태가 부모의 대졸 여부라면, 저는 그들의 부모의 세대가 궁금해졌습니다. 이를 테면 이런 질문입니다. "지금 20대 초중반의 아이들의 부모는 어떤 세대일까요?" 그 질문에 대해서 저는 선수들의 부모의 세대를 어떻게 규정하면 좋을지를 생각해봤는데, 잠정적 결론은 X세대입니다. 여기서 X세대란 베이비붐 세대를 이후를 말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란 일반적으로는 한국 전쟁 이후 세대를 말하는데 1964까지를 그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X세대의 시작인 1965년생이 30살에 아이를 낳으면 지금 24살입니다. 마지막인 80년생이 30살에 아이를 낳으면 11살입니다. 65년 생은 84학번입니다. 80년 생은 99학번입니다. 2010년도 연합뉴스(*통계청)를 보면 우리나라의 대학 입학률은 1990년 32.4%입니다. 이후 99년도에 63.9%를 달성하고, 2008년에 83.8%까지 최고조에 이릅니다. 

 

30살이 아이를 낳는다는 가정하에 적어도 아이가 20살이 되려면, 부모는 지금 50살이라는 결론입니다. 50살은 71년생을 의미하며 90학번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그 나이의 대학 진학률은 32.4%, 결국 그들의 부모는 3명 중 1명만 대학을 나올 수 있었다는 통계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X세대의 마지막은 80년대 생의 아들이 20살이 되는 9년 뒤에는 부모의 세명 중 두 명이 대학을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대학(X) →  노동자 계급'이라는 기자님의 의견은 너무 '미국 사회/역사에 기초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입니다. 누구나 알다시피 한국은 빠르게 발전해 왔습니다. 그 속도는 너무 빨리 과거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현재 프로 선수 생활을 하는 아이가 어릴 당시를 기억하면 많은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지금처럼 부유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기자의 생각은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특히 이 부분이 제일 그런 관점을 잘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한 한국인 코치) 게임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9살 때 건물 가장자리에 서서 자살을 생각했다. 도미니카 아이들은 언젠가 빅리그에 진출하기를 바라며, 야구 후원 캠프에서 훈련 중이다. - 기사 발췌" 물론 가정 형편이 부유한 아이들보다 부유하지 않은 아이들이 더 많이 프로 선수가 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은 통계를 제시한다면 일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오버워치에서는 더욱 그럴 수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기자님이 그 통계를 지금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제시를 한다면 논리는 그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아시는 바와 같이 사실 현실을 비춰보면 대학을 나온다고 해서 전부 미들 클래스 이상이 되는 것도 노동자 계급이 아닌 것도 아닙니다.  저는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가' 하면 이 아이들에게서 프로 선수란, 적어도 신분 상승을 위한 도구라는 단 하나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대학 진학 수치는 말씀 드린바와 같이 2006년이 되면 84%가량 됩니다. 그들이 부모가 되는 세대가 오면 10명 중에 8명 이상이 대학을 나오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대학 진학률은 이 이후에 떨어집니다. 나라의 경제 상황은 계속 나아지는데 대학 진학률이 떨어진다는 의미는 대학의 의미가 줄어들었다고 이해해야 옳습니다. 결국 이 시기에 프로 선수로 활약하는 대한민국의 젊은 친구들이 대학을 갈 형편이 못돼서 못 간 거라고 말하기는, 그래서 더 힘들 듯합니다. 따라서 기자님이 만약 이 통계를 보신다면 그때는 무엇이라고 설명하려고 할까요? 결국 어떻게 판단해도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 관점은 기자의 개인 경험에 의존한 나름 결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을 이해하는 것 같으면서도 이러한 역사 속 한국 사회의 특수성은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자는 컨텐더스와 오버워치 리그의 샐러리 차이를 비교하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오버워치 리그로 넘어오기 전, 한국 컨텐더스에서 선수는 월급이 약 500 달러 정도였다, 그런데 오버워치 리그로 넘어오면서 최소 연봉이 5만 달러가 되었다. - 기사 발췌" 리그의 정책이 타사와 다르고, 해당 리그는 그 규모도 서로 달라, 예로는 전혀 좋지 않습니다만, 스스로의 논리가 맞다고 속으시기에는 괜찮은 예시임은 분명할 것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 기자님의 좋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그 사실만큼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만약 제가 이 글을 보지 않았다면 이런 인문학적 사고 자체를 해보겠다고 생각조차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처럼 선수에 대해서 더 많은 이해를 하려고 하는 시도는 늘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면 더 나은 정책을 제시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이런 해외로부터의 왜곡된 시선을 교정할 수도 있게 됩니다. 

 

그 외로도 한국 선수들을 '무감정 게임용 드론'이라는 인종차별적 고정관념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일리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우리 이스포츠가 오랜 시간 동안 감정 표출에 익숙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선수들의 과거의 한국에서의 삶이 어려워서 저런 태도를 지니고 있다는 해석은 여전히 말이 되긴 어렵습니다. 이 논리라면 우리와 비교될 다른 지역의 전통 스포츠 프로 지망생들도 기계 같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감정의 표출이 자연스러운 중남미 출신의 축구 선수들은 많습니다. 그리고 또 상대적으로 유복한 미들 클래스 출신의 한국 선수들도 기계 같지 않아야 되는 데 그렇지도 않습니다. 즉, 논리를 강화시키고자 하는 의도는 이해가 되나 포인트를 잘 못 잡은 것입니다.  

 

다만 한국 선수들이 외국에서 외국 문화에 참여하고 외국 관객을 즐겁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표현에는 다소 많이 공감하는 편입니다. 프로 마인드에 대한 인성 교육이 부족한 부분입니다. 스스로를 엔터테이너라고 생각하는 것 까지는 둘째치고 게임만 잘하면 그뿐이라고 생각하거나 그 생각 조차도 못해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이기는 것 자체지만 심각하게 몰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관련하여 일전에 상당히 긴 칼럼을 작성한 적이 있습니다. 중요한 내용은 이 정도이지만 어떤 논리로 그 내용을 작성을 했는지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인성교육의 첫시작'

 

이 상태가 안 좋은 것이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안 좋은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심각과 열심과 진지는 다 다른 것입니다. 그것에 대한 바르지 못한 이해가 결국 선수 생활을 짧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제쳐두더라도 이 자체가 잘못된 프로 마인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결론만 먼저 안내하면 승부에는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게임은 기본적으로 즐겨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팀 내 기류가 진지한 태도에 대한 일종의 선입견과 프레임이 있습니다. 그것이 결국 이들이 왜 여기에 서 있는지에 대한 이해에 있어 전반적으로 잘못된 기류가 흐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스타 시절의 많은 지도자님들을 존경하지만 많은 부분 스타의 악습이 현재도 남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쳐야 할 점입니다. 이상혁 선수처럼 한 바퀴 굴러서 무대에 들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간단히 결론을 내고 글을 마치면 이제는 우리 선수들의 이미지가 해외에서 어떻게 비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더 중요한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부분까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없으실 수도 있지만, (*진심으로) 만약 BTS가 해외에서 이런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우리에게 어떤 매니지먼트가 필요한지 직감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인성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하는지, 마인드 셋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오래 이 산업에 있었다고 해서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체크하는 부분이 있게 되었다면 이제부터는 더 면밀히 신경 써서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한 가지 노파심에 말씀드리면 이 일은 누가 하느냐도 물론 중요하지만 왜 하는지를 잘 설명하는 것도 너무나 중요한 것입니다.

 

 

by erdc.kr

구마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