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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우리가 언제까지나 연합해야 하는 이유

이 글은 어제에 이어 2편에 속하는 글입니다. 


우리는 디아블로라는 단어가 익숙합니다. 그 이유는 디아블로라는 게임을 해봤거나 해보지 않아도 그 게임이 유명한 게임이라는 것을 적어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디아블로 게임을 심지어 전혀 못 들어봐도 게임계에서는 어디서든 들어봤을 정도로 자주 활용되는 소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독자시라면 지금까지의 삶 속에서 거의 이 단어에서 피할 방도는 없으셨을 거라 믿습니다. 저는 심지어 디아블로2를 심하게 좋아했습니다. 저는 아주 어릴 적부터 공포물을 좋아했는데 디아블로2 만큼 완벽한 취향의 분위기의 게임은 지금까지도 없습니다. 그때 제 나이 21살로 지금부터 20년 전이었습니다. 저는 군대 가는 날까지 그 게임을 했다고 해도 절대로 과언이 아닙니다. 

 


디아블로 게임에서 표현되는 디아블로는 공포의 군주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디아블로라는 말은 공포와는 크게 관련은 없는 단어입니다. 디아블로는 디아볼로스라는 라틴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라틴어 '디아'는 사이에(between)라는 뜻입니다. '볼로스'는 '던지다'라는 뜻입니다.  즉, 디아볼로스(*디아블로)는 기본적으로 '사이에 던지다 → 사이를 가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단어는 중세에 들어오면서 어느 순간 인격화 됩니다. 주로 악마로 묘사되었는데 그 원 의미를 벗어나지 않은 채 우리를 '어딘가 혹은 누군가로부터 갈라놓는 자'라는 의미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악마는 묘사되는 개념 자체가 어느 시대이건 인간에게 대가 없이 이익을 주는 대상이 아닙니다. 이는 정말 악마가 아닌 악마같은 인간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개념입니다. 악마 같은 인간은 절대로 우리에게 대가 없는 바람(*선의/은혜/용서/자비)을 주지 않습니다. 

 

사람은 과거에나 지금에나 이처럼 악마로부터 무언가를 얻게 되면 반드시 무언가를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그중 디아볼로스에게서는 어딘가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것을 내놓아야 했던 것으로 이해한 듯합니다.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일반적인 실 생활에서의 적용점은 '참소하다'였습니다. '악마 같은 놈'이라는 단어가 현재도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듯 과거는 '디아볼로스 같은 놈'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었을 텐데 그 뜻은 참소하다는 의미를 지녔다는 뜻입니다. 참소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헐뜯어서 죄가 있는 것처럼 꾸며 윗사람에게 고하여 바침'입니다.

 

그러면 우리를 '갈라놓는다'와 '참소하다'는 어떤 관계가 있기에 그렇게 활용되었을까요? 이는 아주 쉽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참소하는 것은 '그 누군가를 우리로부터 갈라놓는 일'이라고 과거 사람들은 생각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디아블로의 의미는 (*공포가 아니라) 사실상은【이간질】입니다.

저는 디아블로가 그 모습이나 본질이 어떠한 형태이든 실존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디아블로는 지금도 존재하면서 우는 사자처럼 할수만 있다면 우리를 갈라놓으려고 애씁니다. 선배와 후배님들을 갈라놓으려고 애를 쓰고 조직과 조직을 갈라놓으려고 애를 쓰고 심지어 동료와 동료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애를 씁니다. 다시 한번 강조드리면 이 디아블로의 세력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조금만 틈을 보여도 바로 득달같이 달라 들어서 우리의 하나 됨과 발전에 훼방을 놓고, 우리를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넣기를 즐깁니다. 

 

롤파크의 경기장에서 조금만 원활한 경기가 이루어지지 않아도 디아블로의 세력들은 일어납니다. 우리의 윗사람인 우리의 팬들에게 롤파크의 실수나 부족함이나 어쩔 수 없었음을 유명 커뮤니티들을 빙빙 돌면서 적나라하게 참소합니다. 단 한 번만 그런 일이 일어나도 철저히 준비된 그 참소자들은  E스포츠를 사랑하는 우리 모두를 순식간에 조각내 서로 싸우게 만들어 버립니다. 그들은 우리를 갈라놓아서라도 무언가를 우리로부터 취하고자 합니다. 저는 그래서 기본적으로 이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행위를 아주 싫어합니다. 이들은 은폐자들 아니면 분란 조장자입니다. 분명한 디아블로의 세력입니다.   

 

물론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이 누군가에게는 억울할 수 있습니다. 처한 환경과 처지에 따라서 어떻게 해서든지 참소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참소로 해결하는 것은 아무리 논리가 있다 한들 역리입니다. 순리가 아닙니다. 이 세상의 모든 일은 다 사람이 하는 것인데 세상에 누가 온전히 또 항상 완벽할 수 있습니까? 심지어 지금보다 더 부족해도 이해하고 받아들여주고 상관없어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어떠한 상황이더라도 디아블로에는 영혼을 팔지 않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악마는 절대로 대가 없이 우리에게 이익을 주지 않습니다.

 

우리는 서로가 사람인 것을 알기에 상황에 따라서 언제든 다소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래야 바른 것입니다. 모두가 정부의 세금 정책을 가지고 이야기할 때 제가 아는 한 분은 페이스북에서 '나라를 위해서라면 세금을 더 낼 수도 있다'라고 말하신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분에 생각에 제 생각의 방향이 바뀌었다고 댓글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자세가 적어도 이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지금도 이 은폐자들 분란 조장자들이 나타나면 이들이 우리를 갈라 놓을까 두렵습니다. 우리의 적은 외부에 있는데, 내부에서 총질을 해서야 되겠습니까? 우리가 남의 것을 뺏기 위해서 서로 치고받고 싸울 때 세계는 아무 말 없이 그저 발전합니다. 우리가 싸우는 것을 아주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말입니다. '가만히 놔두어도 스스로 자멸하는 꼴이라니' 하고 비웃습니다. 절대로 오해하지 마실 것은 비판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참소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결론을 맺으면 글 처음에 저는 디아블로는 공포의 군주이지만 그 원 뜻은 공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처음과 다르게 이제는 참 아이러니 해졌습니다. 이 우리를 갈라놓는 것을 두려워하는 저를 보니 디아블로는 공포의 군주가 맞는 듯하다는 그 말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 게임의 분위기 속에서의 그 공포가 아니라도 말입니다. 

 

 

by erdc.kr

구마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