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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E스포츠 집적시설과 경기장과의 관계

이 포스트는 우리 업계의 한 대표님께 위 개념을 소개하기 위해 대략 손으로 끄적인 A4 1/3 규모의 리포트의 결과입니다.

 

며칠 전 E스포츠 아카이브, 연구개발, 스타트업 육성, 그리고 경기장과의 상호 관계를 저는 그분에게는【E스포츠 집적시설】이라는 이름으로 안내하였습니다. 'E스포츠 집적시설'이란 말 그대로 E스포츠 집적을 한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반대로 E스포츠 집적이라는 단어를 듣고 앞에 문장을 다시 보게 되면 'E스포츠 집적시설'이라는 것에 어떤 것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상상하실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것이 왜 필요한가 하면 근본적으로는 E스포츠 자체가 ICT 융합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단에 있는 것들이 (*아카이브와 R&D, 스타트업 등) 경기장과 상호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이해하는 일입니다. 

 

이 집적 시설 개념은 지방 경기장 신설 목적이 단순 경기 유치에 머물지 않기를 바라서였습니다.

또한 보다 사회 가치적으로 확대되어야 할 필요성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지금 지방은 스스로 경기장을 활용해야 할 명확하고 안정적인 이유가 없는 상태입니다. 우리는 라이엇 게임즈가 종로에 롤파크를 신설하는 것과 아프리카TV가 롯데월드에 스튜디오 경기장을 신설하는 것에 대한 이유를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올해 몇 개의 신작이 더 출시되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인기가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어느 시점에서 스스로 서울에 스튜디오를 늘리겠다고 생각한다면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부산과 대전, 그리고 광주는 다릅니다. 아마도 이유를 물어야 할 것이고 묻는다면 분명 누군가 사람이 대답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애석한 점은 대답해 줄 그 누군가를 찾기 전에 이미 이에 대한 대답을 누구도 명확히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로 인해 제가 유독 LCK 프랜차이즈화와 함께 지역 연고제도 같이 실현해야 한다고 피력하는 것이 서로 연결됩니다. '경기 유치' 그 수준이란 결국 이 정도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추가로 또 하나의 병행점에 대해서 고민하여 보내드린 내용이 이 집적시설입니다.

 

이를 테면 저는 E스포츠 기업을 육성하는 것은 그 결이 게임회사를 육성하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고 말씀드린 바가 있습니다. E스포츠 기업은 게임회사가 활용하는 각종 모바일 기기 테스트 배드 같은 것이 전혀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방송을 제작할 수 있는 미디어 콘텐츠 회사들과 더 어울립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상당히 재미있는 포인트를 발견합니다.

 

'방송을 제작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설, 그게 바로 경기장 아닌가?' 

 

E스포츠 스타트업들이 경기장을 활용해서 자신의 상품을 테스트하고 개발하고 출시할 수 있다면, 저는 공공기관이 사용 빈도가 낮은 평일 낮 시간 등을, 이러한 용도로 운영하는 것은 매우 적합한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도를 위해서 E스포츠 스타트업들이 그 시설에 들어와서 인큐베이팅된다면, 보다 더 유의미한 결과로 가기 위한 길 같아 보입니다. 이는 스타트업들이 그 지역에서 자리 잡고 활동해야 할 이유를 제공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지역과 함께 꾸준한 성장을 이어나가기에도 좋습니다.

 

그런데 고도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이 더 필요합니다. 이를 테면 융합을 위해서는 매개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융합이라는 것은 결합이나 합체와는 다릅니다. 그런 개념들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융합 작용이라는 그 동적 활동을 포함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예를 들어 ICT 융합이란 정보와 기술이 상호 융합 작용을 계속하여 산출물이 지속적으로 쏟아지는 것을 말합니다. 심플하게 이해하면 경기장과 기업을 한자리에 그저 가져다 둔다고 해서 자연적으로 융합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융합을 위해서는 반드시 매개가 있어야 합니다.

 

이 매개는 커뮤니티를 말합니다. 여기서 커뮤니티란 활동에 중심이 되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테면 E스포츠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서로 모여서 무언가 신선한 것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커뮤니티 활동이란 그래서 그 어딘가를 어떤 물리 장소로 끌어내는 일입니다. 그러면 실현이 가능해지게 됩니다. 즉 생산성을 가지게 됩니다. 그 장소에서 한번 생산적인 활동이 있게 되면 이와 관련된 어떤 특별한 목적의 활동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게 됩니다. 이것을 융합이라고 말하며 우리는 그 작용이 일어나는 곳을 센터(Centre)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핵심은 그들이 왜 모여야 하는지를 그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자연히 그 센터의 핵심 콘텐츠가 무엇인지가 궁금해집니다. 일반적으로 커뮤니티의 가장 생산적이고 기본적인 형태는 '아카데미' 즉, 교육입니다. 제가 그분께 해결로서 제시한 내용도 결국 (*별로 특별한 것이 아닌) 아주 일반적인 이것입니다.

 

교육과정은 참여자들로 하여금 이해도를 높이고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됩니다. 경기장과 스타트업 육성 정책을 활용해보겠다는 생각이 출현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가치가 출현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인프라의 융합의 매개는 결정적으로 사람의 사회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이 아카데믹 활동의 기초입니다. 이 기초는 순도 100%, 그저 R&D를 의미합니다. R&D의 가장 핵심 되는 활동은 아카이브입니다. 아카이브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아 다소 복잡하다 싶으시면 간단히 말해서 그냥 '도서관을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이 도서관은 책을 모으는 곳이 아니라 디지털 정보를 모으는 곳입니다. R&D란 그 디지털 정보를 가공하고 의미를 발견하기 위한 분석을 하는 일을 말합니다. 

 

E스포츠 아카이브란 일전에도 제가 페이스북에 올려 드린 바와 같이 기록과 위치를 보존하는 것으로 물리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 기록과 위치를 우리는 우리의 핵심 빅데이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공공데이터화는 그 빅데이터를 아카이브에 모으는 일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과업 성격상) 아카이브는 공공기관이 하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형태와 구조 자체는 그리스가 알렉산드리아에 도서관을 만드는 그때나 21세기 오늘날이나 이렇듯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공공데이터화 된 빅데이터의 가공은 높은 지식과 노하우를 요구합니다. 따라서 인사이트를 가진 연구자가 길을 밝혀줘야 합니다. 그런데 E스포츠 같은 ICT 융합은 그 방법이 기술(*tech)이어야 합니다. 이 점이 전통 산업과 아주 큰 차별점입니다. 이 차별점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를 아주 간단히 설명드리면 '비기술적의 기술화가 전통 산업이면 기술적의 기술화가 ICT 융합'입니다. 듣는 이에 따라서 그저 말장난 같아 보일 수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는 않습니다. 기술이라는 단어 대신 데이터라는 단어를 넣어서 쓰셔도 무방하니 상황에 따라서 활용해 보셔도 될 듯합니다. 데이터 대신에 플랫폼이라는 단어를 쓰셔도 됩니다. 과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셔도 됩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이 지식은 제가 강단에서 강의로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기술적으로 기술화를 하지 않으면 산업과 아카데미가 상호 링크가 잘 안되게 됩니다. 링크가 안되면 밸런스가 안 맞게 됩니다. 밸런스가 안 맞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하면 자료가 좋아도 가공이 한정적 또는 제한적이게 되거나, 가공이 훌륭해도 자료가 부실해 설득력이 떨어지게 될 수 있게 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모여야 할 이유가 딱히 없고,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지 않게 되고, 그렇게 되면 융합이 잘 일어나지 않게 되고, 결과적으로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없게 됩니다. 

저는 페이스북에서는【부산정보산업진흥원】또는【성남산업진흥원】에서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제 의견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 이유는 E스포츠 자체에 대한 이해도도 높이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과 경험이 필요한 일인데, 그중 아카이브는 공공기관 담당자로서는 거의 가장 난의도가 높은 것 중에 하나가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입니다. 담당자가 이해도가 높지 않으면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밸런스가 안 맞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면 사업 초기에 커뮤니티의 기초인 아카이브 구축이 아닌, 이미 완성된 커뮤니티의 결과인 컨퍼런스나 포럼에 대부분의 예산을 활용하자 하시면 거의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시작 시점에서는 세미나나  공모전 정도는 괜찮습니다. 이 적시는 가시적 성과 측면을 고려 안 하실 수는 없을 거라 판단하기에 일단은 생각을 해보심이 좋겠다 하여 남겨두는 것입니다.  

 

 

시기는 지금이 가장 좋습니다. 경기장에 들어서고 준비를 하면 너무 늦습니다. 저는 그분에게 이를 모내기에 비유했습니다. 경기장은 논입니다. 모내기는 논에 씨를 바로 뿌리는 것이 아니라 못자리에서 기른 모를 본논에 옮겨 심는 것입니다. 정확한 명칭은 인큐베이팅입니다. 인큐베이팅이란 커뮤니티의 초석이 될 아카이브 작업과 그 작업의 결과인 트렌드 보고서 시제품을 발표하는 것을 말합니다. 모심기는 경기장으로 아카이브를 이전하는 것을 말합니다. 같은 선상에서 추수란 전문가 양성 커리큘럼 출시 및 실시(*아카데미)와 신인 발굴을 위한 공모전, 그리고 트렌드 조사서를 바탕으로 하는 세미나, 컨퍼런스, 포럼입니다. 

 

이 글의 가장 명확한 목적은 위에서 언급 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E스포츠에서 다소 아픈 손가락이 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 경기장이, 이 과업을 수행 했으면 좋겠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서울에 경기장이, 관련 사업에 예산이, 인재가 당연히 없지 않습니다. 심지어 커뮤니티는 훨씬 거대합니다. 오히려 의도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라가 지역을 위해 남겨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큐베이팅 기간은 약 1년 6개월 정도가 소요됩니다.

경기장 건설 비용에 비해서는 거의 1/20 정도가 될까 말까 한 이 사업을 미리 준비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By erdc.kr

구마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