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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르네상스를 위한 e스포츠 아카데미

 

이 포스트에서는 지금 이 시점에서 한국 e스포츠에 '아카데미'가 왜 있어야 하는지 또 왜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사족을 많이 붙인 채로 언급할 예정입니다. 너무 중요한 주제라 저의 부족함으로 온전히 설득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긴 합니다만 간곡히 부탁드리니 꼭 믿고 들어주셔야 합니다. 항상 부족한 것은 논리 자체가 아니라 저의 재주입니다. 글 말미에도 적어드릴 예정이지만 우리나라는 지금 많은 인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현재 수요에 기반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확실히) 앞으로 있을 전 세계 수요를 우리나라가 어떻게 끌어올 수 있게 되는가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와 같은 글과 주장을 본 적이 없을 실 것입니다. 엄밀히 말씀드리면 저도 이와 같은 내용을 드리게 될지 몰랐습니다. 지금부터 저는 들은 이야기를 들려 드릴 예정입니다. 마음 편히 읽어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20살의 아테네의 유력한 가문에서 자란 한 청년은 아레오바고에서 한 선생님이 너 자신을 알라고 하는 연설을 듣고 가슴 벅차오름과 동시에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것은 그가 그토록 궁금해온, 청년 시절의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열쇠를 발견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후 그는 그 선생님의 제자가 되어서 그의 연설을 듣고 그와 담론 하면서 그가 알아야 하는 것들을 체계적으로 배워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선생님은 (*어느 시대이건 항상 존재하는) 기득권들로부터 이해가 되지 않는 죄목으로 사형을 당하게 됩니다. 유력한 가문의 자제였던 그는 충분히 그의 스승을 지원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 스승은 거절합니다. 그와 동시에 '악법도 법이다'라는 유명한 명언과 함께 생을 마감합니다.

 

그 스승은 생전에 스스로 글을 적어 책으로 남긴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제자는 이 스승과 담론 했던 모든 질문과 대답을 글로 적어 후대에 남겨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곧 집필 작업에 들어섰고 최종적으로 그 스승의 사상을 후대에 널리 전파하기 위해 특별한 곳을 설립합니다. 그곳이 바로 아카데미입니다. 흥미가 있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이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소크라테스와 그의 제자 플라톤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이후 인간의 영혼 불멸을 믿었던 소크라테스의 사상에서 플라톤의 이데아 사상으로 비약 발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철학자로서 거대한 명성을 얻는 플라톤은 60세가 바로 지날 무렵 이제 갓 17살이 된 마케도니아 청년 하나를 아카데미에서 맞이하게 됩니다. 

 

당시 사람들은 이 청년이 주장하는 것은 그의 스승의 생각(*절대적인 혹은 완벽한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은 있지만 현실 세계에는 그것이 있을 수 없다는 즉, 형이상학적 철학)에 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청년은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현실 세계에 있다고 피력하면서 이는 오히려 스승인 플라톤의 생각을 완성한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렇게 그리스 철학을 원형을 완성했다고 볼 수 있으며, 헬라(그리스)는 당시 세계라고 표현할 수 있는 알려져 있는 모든 지역을 문화로 지배하게 됩니다. 여기서 저는 이 이야기의 가장 핵심을 아카데미라고 판단합니다.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그래서 아카데미입니다. 그러면 묻습니다. 여러분에게는 지금 플라톤이 있으십니까?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습니다. 마케도니아의 왕의 아들인 어린 필리포스 2세는 당시 그리스의 테베라는 도시 국가에 볼모로 잡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볼모로 있는 동안 이 곳의 앞선 문명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결국 20살이 되는 해에 그의 나라로 돌아가 왕이 된 그는, 이후 국가 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사건을 마주하면서 전열을 가다듬은 후 최종적으로 그리스를 침공합니다. 그리스 전역을 무력 정복한 필리포스 2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페르시아를 정복할 계획을 세웁니다. 이와 동시에 당시 13살 된 아들에게 이 위대한 문명을 가르칠 스승을 청빙 합니다. 그리고 그 선생은 익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플라톤의 아카데미 출신 중 최고의 인재이자 같은 마케도니아 지방 출신 선생 아리스토텔레스입니다.

 

역사상 최고의 스승일 수밖에 없는 아리스토 텔레스는 필리포스 2세의 아들을 그 후 약 4년간 가르칩니다. 그의 교재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오디세이입니다. 혹시 읽어보신 적이 있으셨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어렸을 적에 읽었습니다. 간단한 줄거리를 말씀드리면, 이 책은 트로이의 목마 이야기의 주인공인 아킬레스와 오디세우스의 영움담을 다룬 그리스의 오래된 명작입니다. 아킬레스는 싸움을 잘하는 전사입니다. 그 반면 오디세우스는 지략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필리포스 2세의 아들은 아킬레스를 읽으면서 미래 페르시아를 정복할 위대한 자신(전사)을 꿈꾸었을 것이고, 오디세우스를 읽으면서 이 찬란한 문화를 전파하게 될 또 하나의 자신(혁명가)을 보았을 것입니다. 전사는 헬라 제국이라는 이름으로 발현되었으며, 또 혁명가는 알렉산드리아라는 도시와 도서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리스토 텔레스가 자신의 전신이자 그리스 철학의 상징인 플라톤의 아카데미에 이 미래의 위대한 왕을 한 번쯤은 데려 갓을 거라고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이제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듯합니다. 알렉산더 대왕(Alexander The Great)은 무(無)에서 출현한 것이 아닙니다. 줄을 잡는 다고 해도 알렉산더-아리스토 텔레스-플라톤-소크라테스이며, 그 사이에도 무수한 학자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이 다 어디에 있었겠습니까? 아카데미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우리나라는 과연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혹시라도 황송하게 제게 물어봐 주신다면 저는 이처럼 (*인재를 양성하는) 아카데미를 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만든 이 신문화를 우리가 이곳에서 계속 발전시켜서 세계에 뻗어나가게 하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물론 우리가 그것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할 때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쯤에서 끝날 것 같은 이 이야기는 이후로도 흥미롭게 계속됩니다.) 

 

 

 

위 그림은 바티칸 시국의 박물관 내의 있는 라파엘로의 방에 있는 벽화입니다. 이 방은 교황 율리어스 2세 때 도서관으로 사용되기 위해서 당시 최고의 화가였던 라파엘로에게 부탁하여 꾸민 곳입니다. 이 작품 제목은 아테나 학당(*아카데미)이며, 인간이 추구하는 지식에 대해서 표현한 벽화입니다. 따라서 정면 중심 좌측에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이는 선생님이 플라톤이며 그를 상징하는 자세로 한쪽 손이 하늘(*형이상학)을 향해 가리키고 있습니다. 반면에 그 바로 옆 젊은 학도는 손을 아래로 두고 있고 이는 우리 세상의 이미 존재하는 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아리스토 텔레스라고 쉽게 추론할 수 있습니다. 르네상스는 아주 간단화시켜서 정의하면 고전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여기서 고전이란 인문학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부활 또는 재생이라는 의미의 그 단어(*르네상스)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 어디서든 확인할 수 있는 르네상스와 라파엘로의 가치에 대해서 굳이 불필요하게 재 점검을 하고자 하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는 소크라테스에서 알렉산더로 이어진 그때의 그 이야기가 이 르네상스 시대에 어떻게 똑같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그림에는 숨어 있는 재미난 요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로, 앞서 말씀드린 중앙 좌측 플라톤의 모델은 과연 누구일까요? 그것은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입니다. 나중에 추가되었다고 알려진 그림 안 정면 가장 앞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긴 사람의 모델은 누구일까요? 고뇌를 자주한 모델의 평소 성격을 고려해 보면 답은 미켈란젤로입니다. 또 이 그림에는 라파엘로 자신도 한쪽 구석에 조심스럽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질문입니다. 왜 이 사람들 (*심지어 자기 자신까지도) 라파엘로는 자신의 최고의 명작 중 하나인 아테나 학당이라는 제목의 이 벽화 안에 다 담아 두었을까요? 그것은 그것이 라파엘로가 지금 이렇게 존재하는 이유라고 스스로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플라톤과 아리스토 텔레스가 공존하는 고전 소재 아테나 학당(*아카데미)에 자신의 스승들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와 함께, 그가 있기를 원했을 거라 생각하는 것은 결코 억측이 아닙니다. (아마도 라파엘로에게는) 아테네는 피렌체, 아카데미는 당시 예술품이 탄생했던 공방, 플라톤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리고 또 고전 그리스 철학자를 상징하는 상징물로서의 르네상스의 미켈란젤로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 자신을 쓸쩍 끼워 넣고 싶어서 견딜 수 없었던 것입니다. 결론입니다. 그것이 지금 이러한 작품이 되어서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쯤에서 다시 물을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라파엘로가 남긴 아테나 학당과 같은 작품을 우리 e스포츠에서도 남기고 싶지 않으신가요?

 

아마도 그리스 철학은 그리스에서 발현되지 않았으면 다른 곳에서 나왔을 것입니다. 간단하게 생각해 봐도 바로 그 후 지배자인 로마에서 나왔을 수도 있습니다. 그랬다면 아마도 로마 철학이라고 했을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e스포츠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우리나라가 e스포츠 종주국으로 기억되어야 합니까? 왜 대한민국 e스포츠여야 합니까? 우리에게 악법도 법이라고 말하면서 죽을 위대한 인물이 있습니까? 우리에게 플라톤과 그의 아카데미가 있습니까? 우리에게 위대한 아카데미 학도이자 그리스 철학의 완성자인 아리스토 텔레스가 있습니까? 그것이 없는데 어떻게 전 세계를 제패하는 알렉산더가 나올 수 있겠습니까? 답은 극명합니다. 

 

그렇다면 궁금합니다. 과연 아카데미를 세우는 것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는 것입니까? 르네상스의 모든 예술가들은 지배층의 후원이 없으면 예술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우리를 돕는 지배층이란 과연 누구를 말하는 것입니까? 우리는 우리가 스스로 해야 하는 일과, 해야 할 일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모든 앞섬이라는 것은 학문을 토대로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모든 것을 학문으로 통칭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무슨 의미인가 하면 EPL의 명 경기를 그저 비싼 선수가 알아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유능한 감독과 그의 코치단이 필요가 없는 것이고, 그들이 전술을 연구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라고 피력하는 꼴입니다. 이는 예)입니다. 한국에서 쌓은 연구로 중국 등 해외팀에서 활약하는 우리나라 e스포츠 코치들이 그 지역의 경쟁력을 높일 때 우리는 과연 어떤 연구와 학문적 발전을 토대로 그들과의 격차를 벌리면서 나아가고 있습니까? 우리는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반드시 이걸 물어야 합니다. 이걸 대답해야 우리가 종주국인 것입니다.     

 

이제는 후배님들에게도 묻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이 되고 싶습니까? 혹시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플라톤이 되고 싶은 사람이 있으십니까? 아리스토 텔레스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으십니까? 알렉산더가 되고 싶으십니까? 라파엘로가 되고 싶으십니까? 진심으로 묻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소크라테스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오해하지 마실 것은 절대로 제가, 제 글에서 저 스스로를 높여, 제가 e스포츠의 소크라테스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도 그렇게까지 바보일 수는 없습니다. 오로지, 100%, 여러분의 삶을 중심으로 지금 여러분 곁에 소크라테스가 있는지를 순수히 여쭙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가 없는데 어떻게 여러분이 플라톤이 될 수 있단 말입니까. 물을 사람도 답을 해 줄 사람도 없는데 어떻게 문답이 가능하고 무엇을 남길 수 있겠는가를 묻는 것입니다. 이야기의 앞뒤가 맞지 않는 것입니다. 만약 스스로 소크라테스가 되기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생각을 외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마침 저는 [e스포츠 산업의 이해]라는 브런치의 매거진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가 신청을 하기시 바랍니다. 의미가 있는 글을 올려드려, 우리를 위하는 일에 동참 하시기를 진심으로 기다리겠습니다. 

 

 

by erdc.kr

구마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