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olumn

e스포츠 타운에 대한 이해

 

작년쯤 해서 e스포츠 테마 파크라는 이름이 북미/유럽에서 많이 회자화 되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중국발 광풍이 불면서 최근에는 e스포츠 타운이라는 이름이 더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저는 최근까지도 이 둘의 차이에 대해서 명확하게 스스로 설명하지를 못했습니다. 사실 설명이라기보다는 두 개념을 서로 매치를 못 시켰다고 말해야 옳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존경하는 선배님을 우연히 찾아뵙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중요한 한 가지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풀어 볼 생각이며, 이 내용들은 내년도 지자체 경기장 신축 관련 업무를 진행하게 되실 분들에게 많은 참고가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최근의 주요 e스포츠 전용 경기장 사업은 종목사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16년에 개관한 LA 블리자드 아레나와 얼마 전 종로에서 개관한 롤파크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모두 투자 단위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입니다. 정확히 어떻게 책정된 금액을 제시한 것인지를 모르지만 롤파크는 발표된 내용에 의하면 1,000억 원이라는 금액을 발표하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내년 지자체들은 이런 금액을 준비할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라이엇게임즈와 같은 종목사는 이런 유의 구축 사업을 할 때 기업 이윤을 따지지 않습니다. 당연히 구축비에 회사 내 소요된 리소스의 인건비를 합쳐서 책정하지도 않습니다. 더욱이 재미있는 것은 이는 겨우 전용 경기장 구축이라는 점입니다. 즉, 우리는 이 정도 규모는 중국에서 설명하고 있는 타운에는 견줄 수가 없습니다.

 

 

먼저 확인하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우리는 종목사는 e스포츠에서 만큼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종목사 거버넌스가 첫째 돈에서 나온다면, 종목사는 결국 돈과 경쟁하는 것이지 종목사라는 이유로 경쟁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슨 뜻인가 하면 지금은 누구도 1000억을 투자해서 경기장을 건립할 수 없기 때문에 소유하게 되는 권력이라면 그것은 누군가 그 돈을 투가할 수 있게 되는 때에 종목사라 한들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만일 종목사 거버넌스가 해당 종목의 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권리에서 나온다면 이는 e스포츠 게임을 만드는 즉 종목사끼리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배틀 그라운드는 포트나이트나 배틀필드나 기타 장르와 지속적으로 아니 영원히 경쟁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라이엇게임즈는 1,000억이 소요하여 약 400석의 경기장을 마련하였습니다. e스포츠가 약 400석의 규모로 충분하고 e스포츠 경기장에 경기를 관람하러 오는 이유가 e스포츠 경기 외로 다른 건 전혀 없어도 된다면 앞으로도 이 정도면 충분할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렇지 않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e스포츠가 매 경기보다 더 큰 규모의 경기장을 필요로 하게 되는 시점이 오게 된다면, 동시다발적으로 전국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경기를 치루어야 하는 시점이 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좀 더 나아가서 밀레니얼 세대 이후 등장하는 새로운 세대가 사회 영향력을 본격적으로 발휘하게 되는 시점에서 VR, AR, MR, 로봇 등 미래 신기술 집약적 신 엔터테인먼트 시설들을 하나로 묶어 새로이 e스포츠라 정의하며 그것을 소화시켜 줄 수 있는 복합 콤플렉스를 요구한다면, 그때는 진실로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 것일까요? 가상현실에서도 우리가 주되게 이용하는 콘텐츠가 게임이고 그 핵심 가치가 여전히 경쟁이라는 코드라면, 이는 그저 e스포츠와 동일어라고 이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여러모로 생각을 해봐도 큰길 어디 덩그러니 메가박스가 있는 것보다 스타필드 안에 같이 있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지금은 스타필드도 영화관도 전통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e스포츠 플렉스는 전통적이지는 않을 것 같아 보입니다. 공연문화가 발달된 서양문화권에서 아마도 파크란 이러한 형태를 의미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경기장을 주축으로 하이테크 중심의 e스포츠 및 게임 관련 산업 단지를 조성하여 콘텐츠를 강화한 후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근처 대학교에서 인재를 육성시켜 그리로 내보내 산업을 지속 성장시킨다는 개념입니다. 예로 라스베이거스와 근처 유타 대학의 행보는 가장 전형적으로 보입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이제는 경기장 외로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는 경기장을 지을 수 없어 보입니다. 반대로 경기장 외로 다른 즐길거리가 없는 곳의 경기장 건설도 그 한계가 명확해 보입니다. 

 

이제 존경하는 선배님과의 대화 내용입니다. 한국에서 건물이 하나 들어서면, 중국에서는 100개가 들어선다고 보시면 됩니다. 결국 핵심은 부동산 개발입니다. 그래서 지방 정부가 관심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은 심지어 100개면 100개 모두 결국 테마가 있어야 합니다. 테마 없이는 왜 개발을 해야 하는지 설명을 못해 실행을 못합니다. 100개 중 아마도 2~3개가 e스포츠를 테마로 잡는 것이라면 별로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젊은 친구들이 좋아한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따라서 계획 발표 후 실현 가능성도 높습니다. 나름대로 종합해 보면 e스포츠에 자체에 대한 온도가 있긴 있지만 그것만이라고 전부라고 보기는 어렵다입니다. 결국 이를 비춰보면 아시안 게임 테마가 이어지는 항저우 및 근처 도시 상하이, 우후의 타운 건설 계획은 천문학적 돈 단위가 필요하더라도 비교적 실현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디오 게임(*기술기반)으로 파생되는 콘텐츠(*e스포츠)를 대중의 형식으로 즐긴다는 개념은 지자체 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그 이유는 이미 적어 두었지만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는 기술 기반의 미래 산업이라는 점입니다. 일전에 예로 드린 바와 같이, 새로운 갤럭시 시리즈의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통신사의 5G를 이용해야 하는 이유가 결국 최신 고사양 게임을 안정적으로 즐기기 위해서라면 당연히 그 알맹이(*콘텐츠)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축구나 야구도 신발이나 유니폼 등 지속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하실 수 있지만, 이러한 수준의 전통 스포츠와 e스포츠는 전혀 다르다고 말해야 옳습니다. 알맹이도 껍데기(스마트폰 등)도 지속적으로 계속 신규 기술 기반의 개발이 필요하고 성공 여부에 따라 고용 창출이 무궁무진하게 증가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파생 콘텐츠가 단순히 개인이 안방에서 즐기는 것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 스포츠처럼 대중이 모여서 즐기는 콘텐츠로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전자 게임의 경기를 안락하게 관람하기 위해서 집에서 시청하는 방법은 전통 스포츠와 그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전통 스포츠처럼 경기장에 굳이 와서 보겠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그것이 처음부터 그러하였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원래 e스포츠도 그리 해야만 한다고 말할 수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조금 더 나아가면, VR 기술이 발달로 인해 가상의 세계의 가상의 아레나에서 디지털 아바타들이 모여서 선수들이 조종하는 캐릭터의 경기를 함께 볼 수 있게 되면 더 이상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현실 세계의 경기장이 필요 없어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저는 그렇게 판단하지 않습니다. 글에서 모든 것을 설명드릴 수는 없지만 결론만 말씀드리면 저는 가상현실 기술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더 뚜렷하게 현실과 가상현실을 구별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보았지만 게임에서 캐릭터가 죽으면 다시 태어나는 것과 실제 세상에서 사람이 죽으면 다시 태어나지 않는 것을 헷갈려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그걸 헷갈려하는 아이를 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미래의 아이들은 지금의 아이들보다 더 똑똑하고 더 명확하게 즐길거리들을 확연히 구분하여 찾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 아이들이 생각하는 e스포츠는 지금 밀레니얼 세대들이 생각하는 e스포츠와 그 개념이 전혀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모여서 그것을 즐길 것이라는 점은 그 시대나 지금 시대나 여전히 명확합니다. 결국 신 기술(*새로운 정의의 e스포츠)은 가상의 세계와 현실 세계를 보다 빠르고 직관적으로 이어주는 통로가 될 수는 있을지언정 현실 세계를 부정하는 형태는 아닐 것입니다. 

 

 

중국에서 개발되는 e스포츠 타운이라는 이름을 해체해 보면 3가지 요소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시민을 위한 시설인 아레나입니다. 두 번째는 산업 단지 조성이며 세 번째는 연구 개발 기관 및 연계 대학입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아레나란 경기장이 포함된 최신신 영화관, VR 등 신기술이 집약된 놀이기구, 전자상가, 레스토랑, EDM 공연장 등등이 포함된 복합 콤플렉스를 의미합니다. 산업 단지는 건물 지어 놓고 e스포츠 관련된 회사들을 100개면 100개 다 한 번에 모아서 세제 혜택과 임대료 면제 등과 같은 것을 주면서 키우는 일입니다. 연구 개발 기관 및 연개 대학은 산업 단지와 경기장에서 필요한 인력들을 관련 학과를 설립해서 육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교수들은 산학과 협력해서 산업계가 하기 힘든 리서치나 연구 등을 꼭지가 맞는 대로 나라에서 지원받아 수행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말씀드리면 이렇게 쌓이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타국과 경쟁할 수 있게 됩니다. 

 

잠시 우리나라의 이야기를 하면 문화체육관광부는 e스포츠 진흥법에 의거해 종목선정기관과 산업지원센터를 둘 수 있습니다. 종목선정기관은 대한민국 e스포츠를 대변하는 단체에서 수행해야 하는 것이 맞아 보입니다. 그 이유는 단순하게 e스포츠 전문성이 없으면 하지 못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름에 걸맞게) 산업지원센터는 e스포츠 산업, 즉 기업을 지원하는 개념이라면 지정받는 곳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문화체육관광부는 전문 양성 기관도 지정할 수 있습니다. 저의 관점에서는 결국 인재 양성이라는 측면이라면 학교및 학원 기관이 수행해야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으로 보입니다. 즉 내년도 e스포츠 경기장 구축 사업에 대한 고민이 있으신 분들은 최소한 적어도 이 두 가지는 고려하셔야 합니다. 당장 못하셔도 적어도 어디로 가셔야 하는지 그 방향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지자체는 균형 개발에 있어 어려움이 많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이유를 저는 외부 수요를 끌어오지 못하는 것에 있다고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유성구가 다시 발전하기 위해서는 엑스포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아니면 한쪽을 개발하면 그쪽이 흥하고 그전에 개발했던 곳이 죽어버리는 일이 반복됩니다. 저는 대전은 엑스포를 만들 수 없다면 e스포츠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술 기반 도시 즉 신 기술의 도시를 의미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를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대전은 인구가 적지 않고 기술 기반의 대학이 있으며, 부지가 있습니다. 서울 남부권에서 접근성만 확보된다면, (오랜 기간 별로 새로울게 없었고 연령 커버리지도 훨신 좁은) 에버랜드에 갈 이유를 충분히 돌릴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마찬가지로 중국 e스포츠 팬들이 방문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그 일을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알고 계신가요?

 

대전을 예로 들었지만, 다른 도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의 도시에 사람들이 왜 와야 합니까? e스포츠는 실로 그러한 질문에 대한 좋은 대답입니다. 여기에는 최고의 선수들과 경기가 있습니다. 지금은 그 모든 것들이 다 서울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질문합니다. 어떻게 그것을 서울로부터 가져오시겠습니까? 그것을 가져올 수 있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겠다고 하신다면 이건 너무 어려운 숙제가 되어 버립니다. 더욱이 그것을 쉽게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외람되지만 보다 전문가가 되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하시는 일은 지역 기반 게임 회사에게 지원하여 향후 잘 되었을 때 세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을 상회하는 일입니다. 그 회사의 소비자들은 다 온라인에 있지만 e스포츠의 소비자들은 오프라인에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역에 와서 남는 시간에는 지역 경제를 살립니다.

 

글 앞단에 설명드린 바와 같이 종목사도 돈 아니면 다른 종목사들과의 경쟁에 놓여 있습니다. 라이엇 게임즈가 1,000억을 들였다면 지자체는 적어도 규모로는 경쟁을 해줘야 합니다. 종로에서는 1000억으로 할 수 있는 게 이 정도 수준일 수 있지만 지방에서는 그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 다른 것들을 붙여서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e스포츠 타운이라는 이름으로 이 긴 글에서 설명을 드린 내용입니다. 종목사가 언제든 다른 종목사와의 경쟁에 놓여 있고 e스포츠 산업에서의 자신의 위치에 대한 확신을 늘 할 수 없다는 것은 인지한다면, 왜 여러분을 선택하지 않겠습니다. 다른 민간 투자자가 주면에 많은 것을 붙여준다면 이처럼 매력적인 것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여러분이 가진 게 별 볼일 없는 수준이라면 서울에 남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단순한 논리입니다.   

 

이 글은 여러모로 제 입장에서는 굳이 써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만, 만약에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알아야 하는 내용이 있다면 저는 짐을 지고 살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저는 타국 특히 중국의 움직임을 통해서 누군가를 압박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이 나라가 이미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을 잘 활용하시라고 상황을 정리해 드리는 것입니다. 일전에 제가 우리 직원들에게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굳이 네이버로 들어와서 텍스트로 검색을 해야 할 이유를 모르는 사람이 반드시 네이버에 들어와야 할 이유가 있나?" 그런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저는 제 9살 아들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우리 아들이 Z세대를 대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야후에 들어가야 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던 과거의 그 당시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바라보고 있는 도시에, 미래에는 누가 무엇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계십니까? 그저 단순하게, 사람이라면 누구나 검색을 하려면 네이버로 들어와야 한다는 생각을 스스로 강요하고 있지는 않으십니까? 지금 여러분이 바라보고 있는 e스포츠는 죄송하지만 정확히 지금의 네이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래의 네이버는 지금의 네이버와 다를 수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미래의 e스포츠는 지금의 e스포츠와는 100% 다릅니다. 미래에 어느 순간에 파트너를 찾고 있을 종목사의 누군가는 과거의 프레임에 갇혀 있는 오늘날의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이 지방 어딘가 매력 없는 곳에 아무런 가치 없이 덩그러니 있는 것을 보게 된다면 과연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요? 종목사 거버넌스를 극복할 수 있는 포인트는 여기에 있습니다. 이는 제가 드리는 선물입니다. 

 

 

by erdc.kr

구마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