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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e스포츠와 특성화 교육 기관 (+ 필리핀 학교 연합과 5개의 회사, e스포츠에 투자 결정)

 

지난 8월 6일(월) 필리핀 지역 최대 학교 연합인 'STI'는 5개의 리딩 기업들과 협업하여 필리핀 최초의 프로 프랜차이즈 모델 'The Nationals'을 내년에 론칭한다고 밝혔습니다. 필리핀 연방 e스포츠 리그 협회의 설립 멤버 중 하나인 'STI'는 선수 육성을 위해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언급하였습니다. Eusebio Tanco 'STI' 회장은 "e스포츠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글로벌적으로 성숙해 나감에 따라 젊은이(*특별히 프로게이머로서)의 책임 있는 경기 장려를 위해, 우리는 학술 기관으로서의 우리의 역할을 수행하기를 원합니다."라고 기사에 소감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STI'는 또한 지금까지 세계적 수준의 e스포츠 선수 육성을 위해 5개의 리딩 기업들과 연합해왔다고 밝히며, 그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PLDT/Smart Communications Inc.'

'TheNet.Com'

'HappyFeet eSports'

'BrenPro' 

'Cignal TV Inc.' 

 

'The Nationals'의 시작은 'The Road to The Nationals'라는 (*직역:내셔널즈로 가는 길) open qualifier tournament (직역:지역 예선)이며, 참가 종목은 ① 도타2, ② 모바일 레전드, ③ NBA2K19 또는 Tekken7 이 될 것입니다. 각 게임별 최종 8개 팀씩 기존 팀으로부터 드래프트와 스폰서를 받게 됩니다.'STI'는 'The Road to The Nationals'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76개의 소속 캠퍼스 네트워크를 동원하여 풀뿌리 차원에서의 예비 선수 수급을 위한 방대한 인적 풀에 접근합니다. 이 대회는 총 10개 지역을 순회할 예정이며, 최종 파이널은 동남아 최대 e스포츠 이벤트인 'Electronic Sports and Gaming Summit'에서 진행하게 됩니다. 'The Road to The Nationals'은 TV5의 스포츠 부분과 또 TV5와 파트너십을 맺은 미국 ESPN5에서 같이 방영될 예정입니다. 번역에는 오역이 있을 수 있으며 기사의 모든 내용은 연구원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동남아시아, 그중 필리핀이 상당히 이 산업에서 저돌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도타2를 비롯하여 아시아권에서 필리핀은 원래부터 e스포츠 강국이었습니다. 한 때 이 나라에서는 게임을 핵심 IT산업으로 내세우며 아이들을 마약이나 기타 범죄에서 해방시키고 있다는 기사를 본 기억도 있습니다. 이례적으로 e스포츠 선수에게 일반 선수 비자도 발급합니다. 필리핀에 대해서는 저도 간헐적으로만 정보를 접하고 있긴 하지만, 꽤 오랫동안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해 안 좋은 온도를 보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이 발표에서 드러나는 내용('STI'와 같은 기존 교육 관련 단체에서 e스포츠에 대해 우리와 비교하여 상당히 혁신적인 견해와 지지와 적극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 볼 때 이러한 저의 생각은 더 곤고해집니다. 

 

요즘 e스포츠의 투자 추세는 민관합동입니다. 획을 긋는 투자에 있어서의 민은 실제 자금적 투자와 운영과 흥행과 수익을, 관은 인프라적 지원 또는 기타 리스크 최소화와 안정성에 대한 보증을 하는 형태입니다. 아시아에서 중국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말레이시아는 디지털 경제 공사(MDEC), 싱가포르는 문화, 지역 사회 및 청소년부(Culture, Community and Youth) 등이 대표적이며 어디를 둘러봐도 홀로서기를 하는 데는 이제 없습니다. 지원하는 방식은 다들 제각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보이는 형태는 대체적으로 인프라 쪽입니다. 기업에 장소를 제공하고, 관련 규정을 완화해주고, 외부에 홍보하고, 다양한 베니핏을 주는 등 기타 필요한 인큐베이팅을 합니다. 늘 해왔던 방식이며 업무 자체는 e스포츠라고 해서 크게 다를 것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필리핀의 이번 프로젝트는 무언가 조금 달라 보입니다. 그 이유는 굳이 따지면 관은 없는데, 학교 연합인 'STI'가 우리 산업에 대한 상당한 전문성을 가지고 사업의 주체가 되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특별히 제가 가장 인상적으로 본 문장은 "우리는 학술 기관으로서의 우리의 역할을 수행하기를 원합니다."였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교육 기관이나 단체가 꿈속에서도 (주도적으로) 이 역할을 자신들이 수행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 조차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토록 우리가 원하는 풀뿌리 e스포츠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사실 여기서 발현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꼭 전통 스포츠에 기 존재하는 학원 스포츠의 도입을 말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그러나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형태로) 얼마가 못되어 우리나라에서도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그때라도 (*늦게라도) 들어오셨으면 (*Involve) 좋겠습니다. 

 

(*직접적 게임 리터러시 쪽을 제외한) 제가 바라보고 있는 이상적인 풀뿌리의 형태(*혹은 학원 스포츠의 형태)는 지금의 종목사의 의지의 발현인 대학생 리그가 아닙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단지 생각보다 인기가 없어서는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국내에서 인기가 있다고 말하는 대표적인 전통 스포츠도 대학생 리그가 엄청나게 인기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연장선상에서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으로써도 아닙니다. SKY 대학에 (학술 연구 중심이 아닌 선수 육성의 의미의) e스포츠과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도 않지만 e스포츠 선수로 SKY 대학을 나온다 한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그게 과연 무슨 의미일까 싶습니다. '20살의 젊은 청년이 프로게임단에 입단을 하지 않고 대학팀에 들어간다?' 전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필리핀의 사립학교는 학교가 학생을 유치하는 시스템 같아 보입니다. e스포츠는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다양한 유치 조건에서 한 가지 가능성을 더 채우는 형태입니다. 따라서 공교육 중심의 국내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습니다. 여기서 교육을 논하기 어렵지만, 이는 근대적인 형태의 교육 시스템의 한계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도시에 공장이 들어서게 되면 이주민들이 몰려오게 됩니다. 이주민들이 공장에 근무하러 가는 사이에 (순간적으로 불어난 갈 곳이 없고 돌볼 이 가 없는) 아이들은 단체로 일괄된 교육을 받게 됩니다. 수십 명의 아이들은 한 명의 선생님으로부터, 지금 현재 부모가 일하고 있는 공장과 같은 곳에서 일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배우게 됩니다. 그 이유는 그 공장(기업 혹은 현대적 의미로는 대기업)에 들어가야 사회에서 인정받고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시에 있는 공장은 각각 다른 상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그 시스템 자체는 결코 크게 다르지 않아 학교에서 가르치는 (대표적으로 언어, 수학, 과학 등으로 구성된) 과정은 이 구조에 적합한 인재를 가려내는데 상당히 효율적이었습니다.         

 

그런데 포스트모던 시대에 들어오면서 사람들을 이 가치관에 혼란이 있게 됩니다. 그 시작은 인간이 가지는 고유의 가치를 다시 확인하고자 하는 휴머니즘적 발상에 기인하지만, 사실 보다 근본적 이유는 크게 보면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어떠한 이유이든 학교에서 배우던 지식을 활용해 들어가서 일 해야 할 공장(기업)의 자리가 점점 없어져가는 것, 두 번째는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에 대한 것을 포기했는데,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도리어 점차 인정을 받는 모습을 보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아주 어렸을 적에도 사회에 나가면, 미분이나 적분을 할 줄아는 것과 같은 것은 필요가 없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것이 내가 잘하는 것으로 세상에 인정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까지는 여전히 연결시키지 못하고, 자신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지드래곤과 같은 아이들이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누구도 고등학교 시절에 지드래곤보다 수학 문제를 더 잘 풀었다고 해서 지드래곤 보다 더 인정받아야 하고 더 잘 살아야 공평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지드래곤과 같은 특별한 아이들은 논외로 치부하고, 한번 제대로 자신에 대해서 알아보지도 못한 채 특별히 잘하는 것이 없는 것으로 취급받은 아이에게) '그래도 서울에 있는 대학에 나와야 좋은데 취직하지'라고 하는 주장마저도, 그동안 세상을 호령한 파이프라인 기업들이 무너져가는 4차 혁명 시대에는 그저 바람 앞에 등불과 같아 보입니다. 오히려 2,000만 원이 넘는 빚을 지고 세상에 나오는 아이들에게 어른으로써 진정한 '너'를 알려주지 못한 것에 대한 극도의 죄책감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저는 그러나  e스포츠를 봐야 하며) 현재로써는 우리나라에서의 가장 가능성 있는 해답은 특성화중, 특성화고라고 보고 있습니다. 향후 국내 거의 모든 지역에 설치될 e스포츠 및 게임이 포함된 융복합 단지(혹은 e스포츠 테마파크)에는 위에서 언급한 특성화 교육 기관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특성화 교육 기관에는 반드시 이 이름에 어울리는 교육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만약 우리가 근대적 관점에 기대어 개와 소와 사람을 구분하기 위해서 공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확실히 미분이나 적분은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4차 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가 되기 위한 이성, 분석, 이해, 창의, 기술과 생활, 멘탈 관리, 미래 사회 등은 필수적으로 있어야 할 과정 같아 보입니다. 자! 그러면 질문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과연 교육이 미래의 인재인 '더 뛰어난 e스포츠 선수'를 육성시키기 위해서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by erdc.kr

구마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