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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H1Z1]전통적인 방식의 경기 형태를 거부하는 e스포츠 종목의 시도에 대한 고찰

이스포츠란 'Electronic Sports'의 약자로 '비디오 게임에서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람이 승패를 가리는 경기'를 의미합니다. 정의 중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비디오 게임이 제공하는 방식'과 '사람'입니다. 이 둘 중에 하나가 없다면 (머리속으로 이해는 되어도) 잘 정의 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쯤에서 보면 오늘의 주제가 왜 이스포츠의 정의부터 시작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있으실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무언가를 이스포츠로 정의 할 것인가 아닌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그 결정 기준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과연 이러한 형태도 이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부터 시작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이스포츠인가 아닌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가장 근본인 '비디오 게임이 제공하는 방식이 활용되는가?'와 '사람'이 퍼포먼스의 주역인가를 확인해야 합니다. 



위 영상의 대회는 한화로 약 3억 5천만원 규모의 대회입니다. 이 게임의 승리 방식을 간단히 설명 드리면, 광활한 필드에 100명의 인원을 투입시켜 한명이 승자(살아남는 자)를 가리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각자 하늘에서 랜덤으로 필드 중 특정 지역에 떨어지는데, 거기서 무기와 방어구를 주워서 다른 유저들과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그런데 왜 이 대회가 흥미로운가 하면, 5명의 선수로 이루어진 팀, 총 15개(+ 대안적 의미의 2개팀)가 참가를 하는데, 그 중 제일 오래 살아 남은 개인이 팀의 최종 기록으로 남게 된다는 규칙 때문입니다.


이는 전통 스포츠적 관점에서의 경쟁과는 거리가 멉니다. 무슨 의미인가 하면, 전통 스포츠는 되도록이면 변칙을 줄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전통 스포츠의 경쟁은 우연이라는 말을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은 실력이 더 뛰어난 플레이어나 팀을 시스템적으로 최대한 구별해 내기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 구별을 위해서 밝혀져야 만하는 퍼포먼스들을 눈으로 보기 원합니다. 만약 15개의 팀 중에 한 명의 실력이 없는 사람이 운이 좋게 광할한 필드 중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유저가 느끼기에 말도 안되는) 꼼수로 맨 마지막에 '짠' 하고 나타나서 특정 팀에 남은 몇명을 죽이고 우승을 한다면, 이것이 스포츠로써 납득이 가능한 영역인지를 판단하자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게임은 그러함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이 게임은 다른 FPS와는 다르게 상대를 죽이거나 미션을 성공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직 살아 남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렇다면 숨어 있다가 남들이 알지 못하는 꼼수로 혼자 살아 남았다면, 그것은 어쩌면 다른 말로 정확히 이 게임의 목적이 충족이된 것이기 때문에, 우승으로써 충분한 요건을 치룬 것으로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필드가 필요 이상으로 광할한 것이 이해가 되며, 사람들이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와 싸우기까지 필요 이상으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기다리면서 견딜 수 있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CS:GO 처럼 슈팅에 있어 FPS의 쾌감의 정점을 찍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 이 게임의 기본 자세도 이해가 됩니다. 이는 결국 누군가들의 증명만 남은 셈입니다. 3월에 예선을 치르고 4월에 본선을 치르는 이 대회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는가만 남아있습니다.



이 대회는 어느날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닙니다. 작년에 이미 트위치에서 많은 사람들이 방송을 하고 있던 중에, 실제로 트위치컨에서 일종의 예비 대회를 치른바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게임에 대한 신선한 반응으로 인해서 e스포츠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기를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새로운 형태라면 더욱더 판단에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점은 맞습니다. 그러나 e스포츠에 있어서 이러한 마이너 대회는 조금만 투자를 하면 언제나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그러한 대회를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소규모 방송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틈새 시장이라고 보면 일종의 틈새 시장입니다. 다만 그러한 틈새 시장도 어느 정도 규모로 성장하여 안착할 수 있는 시장 사이즈가 더 중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많은 시청자가 유입되면 가능할지 모릅니다. 최소한 괄목할 만한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면 종목과 관계 없이 그 대회에서 만큼은 시청자수 1위를 찍을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by erd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