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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그룹화, 커뮤니티, 그리고 트위터 스트리밍

지난 3일 트위터가 [ESL ONE], [IEM], [DREAM HACK]의 컨텐츠를 스트리밍 한다고 공개했습니다. 트위터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현재는 커뮤니티적 성격은 거의 없는 곳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인데 트위터에서는 더이상 양방향 소통이 많이 희미해 진 것 같습니다. 좀 과하게 표현하면,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담화문 발표 장소 같다는 느낌입니다. 아니면 정보의 습득, 또는 알람, 간접적 지지 또는 입장 표명 등등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건 엄밀한 의미로 커뮤니티 활동이라고 보기 힘듭니다.  

 

그룹화(Grouping)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최근 SNS들은 이 그룹화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페이스북 페이지 서비스가 아닙니다. 링크드인의 'Group'과 비슷한 것입니다. 다른 설명으로는 'SNS 기반 커뮤니티'  입니다. 과거까지 우리는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커뮤니티를 구성했습니다. 이스포츠의 경우에는 디시인사이드, pgr21, playXP와  같은 곳에서 활동합니다. 이 모든 장소에서는 생성되는 커뮤니티를 그룹화 합니다. 게임이면 게임, 만화면 만화, 지역이면 지역 등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에 기호에 맞는 커뮤니티에 가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적 지원을 하게 됩니다. 생성된 커뮤니티는 커뮤니티 성격에 맞게 사람들이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을 제공합니다. 그런데 SNS 그룹화는 그렇한 모든 장치들을 다 무효화 시키면서 등장합니다. 그 근거는 결국 그 모든 다양한 장치들이 게시판 베이스라는 단순함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 판단합니다. 


기존의 커뮤니티들이 가지고 있는 강점은 역설적이게도 접근성에 있었습니다. 인터넷이 가능한 곳에서는 네이버와 다음, 그리고 웹상에 존재하는 모든 커뮤니티에 쉽게 접속할 수 있었고 일단 접속만 하면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데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기존의 커뮤니티들이 가진 한계 역시 그 정도 수준의 접근성이었습니다. SNS가 가진 접근성은 전통의 커뮤니티가 가지고 있는 접근성보다 훨씬 쉽고, 광범위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내가 모르는 무엇을 알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싫어질 시기가 올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었습니다. 


그 와중에 누구는 상상 해보지도 못한 접근성에 사용자 행동 패턴을 파악하여 커뮤니티를 입 앞까지 물어다 주게 되었습니다. 무언가 내가 원하는 활동을 하기 위해 내가 적극적으로 찾지 않아도 내게 지속적으로 찾아옵니다. 결국 SNS 그룹화란 기존에 SNS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그대로 보유한 채, 똑같은 개념의 새로운 서비스로 커뮤니티를 선택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물론 그 시작은 커뮤니티의 원래 핵심인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다분히 부활시킬 의도에서 출발한 생각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런데 결과론적으로 보면 페이스북은 페이지가 있어 결국 그것이 독이 될 수 있지만 트위터는 그러한 부분에 있어 아직 자유로우니 이것은 강점입니다. 


예를 들어 만약 우리가 CS:GO 대회를 좋아한다고 가정해 봅니다대회는 IEM에서도 하고 DREAMHACK에서도 하고 여기저기 많은 곳에서 합니다. 또 조직위나 미디어나 팀 등등 관련되어 있는 곳이 너무 많아서 어떤 한 이벤트가 시작되면 SNS에는 너나 할 것없이 수도 없는 정보들을 쏟아냅니다. 여기에 흥미를 두고 퍼나르는 친구들의 포스트까지 봐야 합니다. 우리는 이 메시지들을 다 손가락으로 밀어 올려야 다른 메지시를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나와 같은 감동을 받거나 이 주제에 흥미를 느끼는 공유자들이 이에 관해서 무슨 말을 할지가 궁금해 찾는 커뮤니티로부터 오는 재미와는 거리가 너무 멉니다. 결국 그룹화라는 것의 핵심은 여기에 있습니다. 

 

SNS의 라이브 스트리밍이라는 것은 결국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의미합니다. 스트리밍 기술의 발달에 따라서 적용이 쉬워지고 누구도 자신의 플랫폼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추가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글로벌 서비스를 하고 있는 트위터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였을 거라 믿습니다. 이 기술과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그것에 대한 실제 퍼포먼스와 관련없이 기업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합니다. 한국에서 진행 하고 있는 대회를 브라질에서도 큰 딜레이 없이 시청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기술력입니다.  


우리는 아마도 단순히 친구들과 같이 페북이나 트윗에서 경기를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트위치에서 경기를 보는 거와 실질적으로 큰 차이를 못 느끼는 것일 수 있습니다. 결국 생각해 보면 이러한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트위터가 이러한 소비자의 필요를 파악하지 못했을거라고 생각하기는 힘듭니다. 어쩌면 '트위터 그룹'에서 진짜 방송을 같이 보고 경험을 나눈다는 느낌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시나리오라면 성공 가능성은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산업적 입장에서는 경쟁회사가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러나 트위치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 여전히 존재하기에 섣불리 성공을 점치기는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by erd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