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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닌텐도의 e스포츠에 대한 생각의 변화

작년 (2016년) 'Evo'가 일본에서 열리는 것이 사실상 확정되었다고 알고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열리지 못하고 2018년으로 미뤄졌습니다. 그 이유는 참가 대상 타이틀을 가진 일본 회사간의 협력이 완료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꽤 오래 준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국내 사정에 비춰 이해해보면 이 이유는 다소간의 의외처럼 느껴집니다. 만약 우리나라였다면 인기 여부를 떠나 대단한 대회를 유치한 것으로,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많은 미디어들의 대대적인 지지가 있었을테니 이러한 결정 대해 쏟아지는 비난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일본은 전통적인 게임 강국입니다. H/WS/W 분야에서 사실 상 전무후무한 업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면에서 또 어떤면에서 보면 유독 e스포츠에서 만큼은 굵직한 소식도 또 매끄러운 소식도 들여오지 않습니다


일본 e스포츠는 국내의 사정과 마찬가지로 자국 내 타이틀 보다 해외 타이틀이 더 자리잡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타이틀은 LOL과 CS:GO입니다. 이 두 타이틀을 중심으로 프로e스포츠팀이 결성/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는 전 세계적인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현재에 와서는 전 세계적 흐름이 없이 국지적으로 e스포츠의 성공 가능성을 논하기가 불가능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 이유는 아직도 e스포츠 산업의 반 이상의 투자가 종목사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투자는 단순히 금전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월드 챔피언십에 나갈 수 있는 와일드카드 선발전 출전권과 같은 형태의 지원도 여러가지 의미로 투자 중에 하나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보면 일본과 우리나라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종목사적 관점에서 일본은 전 세계적인 타이틀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는 없다는 것이며 그래서 그 점이 항상 의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어떠한 의미로 일본은 할 수 있는데 안하는 것이고 우리는 없어서 못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왜 안할까요?


그것은 여러가지 이유로 판단되어 집니다. e스포츠가 태동하는 시기부터 일본 타이틀에 대한 e스포츠의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에 일본 내 종목사가 e스포츠에 대해 인지를 하지 못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 이유가 반드시 인식하고 발빠르게 대처 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일본 e스포츠의 태동은 (세계적으로 볼 때는 다소 늦은 감이 있고, 또 국내 처럼 해외 타이틀에 의존하고 있지만) 여하튼 이제는 했다고 본다면 가능성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습니다. 이렇게 설명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일본 기업들은 게임 관련 업종에 종사해도 다소 안전성을 추구하는 보수적인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 ESL 대회 종목이었던 스매쉬 브라더스의 다소 의외적인 대응(라이브 스트리밍 및 VOD 업로드 제한 조치)은 결과적으로 지금의 닌텐도를 성숙시킨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e스포츠를 이제는 누가봐도 부인할 수 없는 시대가 오니 시대 흐름을 반영하겠다는 확실한 각오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험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그 행보가 빠릅니다. 


자국내에서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기에는 아직은 여러모로 시기상조로 보입니다. 이는 인프라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경기장이나 방송 시설이나 플랫폼등을 넘어 전문 인력에 관련된 측면도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언제나 항상 준비되어 있는 것은 수준 높은 기술을 지닌 선수들 뿐입니다. 그러나 닌텐도는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이러한 한계에 국한하지 않습니다. 전 세계 e스포츠 흐름과 각오의 전면에 닌텐도가 주도적으로 또 혁신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모습들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이 글이 의미가 있습니다. 비록 일본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 세계 최대 마켓인 북미에서 곧 시작될 것으로 외신들과 전문가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테스트보드로 북미보다 적합한 시장은 이제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 규모는 상당할 예정이고 기술적으로 준비되어 있는 것들도 우수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eRDc는 그 근거를 H/W적 측면와 S/W 측면 두 가지로 확인 해보고자 합니다.

 


[H/W 닌텐도 스위치]

닌텐도 스위치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집중적으로 판단하셔야 합니다. 하나는 랜 지원이며 또 하나는 포터블입니다. 포터블은 원래 잘하던 거였습니다. 추가 설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랜이며 8명이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다중 접속 대전입니다. 4:4가 가능해졌습니다 랜과 포터블의 조합은 무선랜 기반의 모바일이나 인터넷기반의 PC보다 훨씬 안정적인 게임 환경을 제공합니다. 대회를 위한 기기 설치가 쉬워 전문 인력 또는 별도의 추가 인력이 필요 없으며 선수들의 플레이 환경에 있어 위험요소가 적어 진행 역시 안정적입니다. 이제 닌텐도의 입장에서 남은 것은 전 세계 (차이나 조이든, 팍스 프라임이든 지-스타든, 동경 게임쇼든 무엇이든 항상 참가하던) 전시회에서 대회만 열면 됩니다. 필요한 것은 팀 확보를 위한 소개뿐일 것입니다. ESL이나 트위치, 혹은 중소 미디어 파트너는 널려 있습니다. 드림핵이 랜 파티였다는 사실은 다들 아시리라 믿습니다. e스포츠는 전통적으로 이렇게 시작해 왔었습니다. 



[S/W 스매쉬 브라더스 밀리와 스플래툰2]

스매쉬 브라더스 밀리는 격투게임입니다. 최근에 발표된 게임인 포아너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며 e스포츠화의 가능성을 분석하는 글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 이 장르의 인기가 현재에도 여전함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는 콘솔 기반이 약해서 이 타이틀에 대해 처음 들어보신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미에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습니다. 최근까지도 트위치 개인방송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시 협회를 방문했을 때 스매쉬 브라더스에 대해서 해외 영업 담당 매니저와 잠시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세계적으로는 가능성이 있다고 의견을 맞췄었습니다. 그 후 ESL에서 이 타이틀로 게임대회를 치르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인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데 당시 닌텐도는 (앞서서 말씀 드린 대로) 다소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합니다. 방송도 할 수 없고, VOD도 공개할 수 없다는 결정이었습니다. 닌텐도는 그 이후로도 적극적인 지원은 커녕 그 기조대로 별로 다를 것이 없는 판단만 지속합니다. 이 타이틀의 e스포츠는 닌텐도 스스로가 고사시켰습니다. 그러나 이는 닌텐도 입장에서 결과적으로 좋은 경험이 된것으로 보입니다. 



닌텐도 스위치로 등장하는 스플래툰2은 이전에 그들과는 전혀 다릅니다. 이 타이틀은 TPS 게임입니다. 밀리 게임도 그렇지만 장르상으로도 봐도 e스포츠화하기에 문제가 없습니다. 그 개발 내용을 볼 때는 더더욱이나 e스포츠를 하기 위해서 개발했다고 보여집니다. 그 첫번째로 살펴볼 내용은 쿼터뷰 시점을 게임 상에서 지원하는 부분입니다. 다음으로 게임내에서 확인 가능한 '현재 상황 페이지' 역시 게임 상에서 지원합니다. 한눈에 봐도 게임을 하는 유저들에게는 필요 없는 기능입니다. 이는 둘 다 경기를 보는 사람들을 위해서 제공하겠다는 의도가 없으면 굳이 구현해야 할 근거가 희박합니다. 동영상에서 비춰지는 이미지를 그려보면 쿼터뷰에서 제공하는 시점의 움직이는 각도나 케릭터의 표현이 미려합니다. 또 상황 페이지는 다분히 결과를 파악하기 좋게 직관적입니다. 이는 CS:GO의 그것과 동일하거나 (개인적인 의견으로) 표현이나 기술이 좀 더 나아 보입니다. 




세번째가 가장 인상적입니다. 이 타이틀은 8명의 선수외로 2명의 옵져버가 추가로 게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옵져버는 선수들의 개인 화면서 쿼터뷰 및 상황 페이지를 원하는대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왜 게임하는 사람외로 2명의 옵져버가 필요할까요?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방송을 하기 위한 화면을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이렇듯 현존하는 방송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게임 내에서 지원합니다. 이 시점에서 이 정도가 왜 대수인가를 물어보실 수 있으나 앞서 제가 언급한대로 닌텐도가 그리 했다는 것은 진실로 어마어마한 변화입니다. 닌텐도의 게임을 e스포츠로 즐기는데 이제는 기술적으로도 아무런 제약 조건이 없습니다. 대회를 위해 필요한 인프라는 이제 사실상 거의 없습니다. 





외신은 때에 따라 스플래툰2의 e스포츠가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물론 게임적 관점에서 접근한 그러한 분석들이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이 성공을 하는가 아닌가하는 점이 아니라 닌텐도가 e스포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는가 그 인식의 변화입니다. 닌텐도는 소유한 타이틀이 많습니다. 또 그것은 줄지어 계속 출시할 것입니다. 과거의 PC는 엄청난 장점이었으나 지금은 그다지 큰 장점이 아닙니다. 재미있는 게임이 포터블이나 모바일이나 기타 다른 기기로 출시가 된다면 사람들은 큰 미련없이 옮겨갈 것입니다. 물론 닌텐도 스위치의 가격 저항력은 어마어마 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시점에서 아무것도 예측하기를 꺼려합니다. 


과거의 우리나라도 닌텐도나 소니의 타이틀을 개발한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게임회사 들은 PC기반 게임이나 모바일 기반 게임으로 돈을 벌기 힘들다는 판단을 하면 금방 옮겨 갑니다. 이러한 행보는 국내 게임산업 뿐만 아니라 한국 e스포츠의 여러모로 대단한 시련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는 과연 무엇을 준비하는가' 입니다. 게임산업에 관련된 이야기를 제가 길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e스포츠를 말한 다면 이는 이러한 기술적 지원으로 인해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고 반대로는 진입장벽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누구나 게임 대회를 열 수 있으며 그것은 꽤 볼만한 수준이 될 것입니다. 기기는 싸고, 인터넷 방송은 늘 무료이며, 캐스터와 해설은 늘 남아돌 것입니다.


대규모의 제작비를 들여서 컨텐츠를 제작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닌텐도와 같은 이들이 우리를 꼭 찾아야 하는 이유를 우리 스스로가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는 결론입니다. 우리의 선택은 두가지로 내 몰립니다. 하나는 경기장에 방문해서 경기를 보는 이유를 확실히 만들어야 하거나, 누구도 제공할 수 없는 컨텐츠의 질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산업의 분위기는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는 하나, 정확히 인식할 여력은 없는 것으로 보이며, 그 연구를 위해 투자할 방법은 더더욱이나 없다고 봐야 합니다. 국가와 업계 리더들과 기업들은 상암동 경기장을 비롯해 기타 우리 e스포츠가 활용 가능한 리소스들에 대해서 과연 어떠한 미래 전략을 현재 가지고 있을까요? 이러한 사례들이 우리의 교훈이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by erd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