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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TNL, 게임 방송의 '감성'에 관한 담론

게임문화는 B급 문화였습니다. 물론 문화에도 급이 있는가를 물으시면 정확한 답변은 할 수 없습니다. 또한 답변을 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닙니다. 다만 클래식 뮤직과 비교하면 느껴지는 감성 차이는 분명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B급이라고 말해야 한다면 B급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B급이라는 단어에서 주는 뉘앙스가 있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오늘은 'TNL'의 'Why No One Is Watching VENN(링크)'(*왜 아무도 VENN을 시청하지 않는가) 사설을 같이 살펴보면서 이스포츠를 포함한 게임 방송에 대한 고유의 '감성'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늘 말씀드리는 내용으로 기자의 의견을 발췌할 때는 기자의 의견임을 밝히며, 번역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사설의 모든 의견은 연구원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TNL) 9월 17M의 모금을 통해 발표된 VENN(비디오 게임 엔터테인먼트 및 뉴스 네트워크)은 "게임과 e스포츠의 차세대 MTV"를 만들고자 합니다. 올해 말 LA와 뉴욕 스튜디오와 함께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함과 동시에 COVID-19 여파 및 게임의 사용의 급증 등을 고려 해,  VENN은 8월에 일부 쇼를 감소하는 결정과 동시에 출시를 가속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달, VENN은 총 $43M에 달하는 새로운 $26M의 자금 조달 라운드를 발표했습니다.    

VENN은 블리자드의 마이클 모하임이 투자자로 참여한 회사로 알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아카이브에 두 개 정도 투자 관련 소식 포스트를 올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금액은 전통적인 형태의 방송 및 스튜디오 투자 규모로는 크다 말할 수는 없지만 이스포츠 투자 규모로는 작지도 않아서 어떤 생각을 가진 회사인지 알아보자는 차원으로 알아본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그 아카이브 포스트를 읽고 있는데 핵심 되는 구절을 가져오면 '올드 미디어(*CATV 등) 도달률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입니다. 그리고 이 사업에 대해 제가 긍정적으로 보려고 했던 노력들이 보이는데, 오늘 이 사설은 반대로 VENN을 아주 냉정하게 봅니다. 그런 차원에서 간단하게 제 입장을 이야기하면 저는 사물을 볼 때 보통 이상적인 결과를 도달해 나가는 측면을 봅니다. 따라서 망할 줄 알았다는 식의 말보다는 잘할 수 있었다는 방식으로 설명합니다. 물론 장단점이 있으니 누구나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TNL) 기자는 피크, 고유 또는 뷰와 같은 헛소리 통계 대신 주요 스트리밍 보고 지표로 AMA 또는 평균 동시 시청자의 확고한 지지자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VENN의 평균 동시 시청률은 너무 낮기 때문에 차트는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피크 시청률을 기준선으로 사용해 보려 합니다.  8월 5일 출시일로 거슬러 올라가는 수요일의 쇼 날짜를 기준으로, 콘텐츠가 +25K 시청자에서 정점을 찍은 후에 수백 명대로 급격히 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YouTube 참여도는 더욱 안 좋습니다. 한 달 동안 VENN은 총 조회수 31,655회 또는 동영상 당 528회 조회수를 기록하며 60개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비교를 위해 10월 25일~11월 1일 주간, 스코어 e스포츠 유튜브 채널은 총 480만 뷰를 기록했으며, 새로운 동영상당 평균 조회수 211,000회를 돌파했습니다.

 

수치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면, 이 수치는 정말로 제목처럼 아무도 VENN을 보지 않는다고 말해도 무방할 듯합니다. 말 그대로 정말 1도는 없다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특정 소비자 또는 사회 발전을 위한 세미나나 포럼을 하는 것은 아니니 그 말에 있어 내용상 무리는 없을 듯합니다. 그래프 등 이미지는 본 기사(*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도록 링크를 남겨드립니다. 

시청률에 대해서는 일전에도 여러 번 이야기한 바 있지만, 최고 시청자 수 등은 진행하는 사업에 대해서 회사의 입장을 유리하게 설명하는 데는 도움이 되는 가장 전형적인 수치입니다. 이를 테면 하루 종일 끝이 나지 않는 24시간 채널에 대해 최고 시청자 수 하나만 보여줄 경우, 최고 시청자 수에 근접한 숫자가 모든 시간대 모든 프로그램에서 실현되고 있다는 듯한 뉘앙스를 주고 싶다는 인상을 강하게 남깁니다. 그런데 24시간 채널뿐 아니라 4~5시간 방영되는 이스포츠 대회도 %로 따지면 폭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하루에 두 경기를 하는 LCK의 경우 T1이 출현하는 경기와 하위권 팀이 하는 경기를 하루(*한편)에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예상되는 폭 차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심할 수 있습니다. 평균 동시 시청자 수와 전체 시청 시간 등은 이러한 맹정에 대해 일부를 보완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AMA(*분당 평균 시청자) 등과 같은 수치는 더 많은 부분을 보완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대체로 그런 수치를 볼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방송사에서 그 수치를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달라고 하셔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미지 출처 : VENN


본격적으로 기자님은 사설에서 몇 가지 의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 하나하나 살펴보면 첫 번째 'SAME OLD SHIT - 방영되는 프로그램이 뉴스와 토크쇼 밖에 없다.' 기자는 포맷이 특별한 게 문제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방송의 출연 이래로 토크쇼는 오랜 기간 동안 특별한 굴곡 없이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포맷이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어떤 토크쇼가 이 시대에도 잘 되고 있다면 재미가 있는 토크쇼를 하고 있는가가 문제인 것입니다. 연장선상에서 보면 뉴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그것을 볼 이유가 있다면 오히려 보지 않게끔 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그러하더라도 특별한 포맷이 있다면 그것은 좋은 것입니다. 많은 우리나라의 예능 포맷(*관찰, 일상, 교육 등)은 그러함을 잘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재미가 있는가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재미란 어디에 있는 걸까요?' 늘 이 질문을 하고 답하는 연습(*시도)을 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PRODUCTION VALUE - 불필요한 프로덕션의 퀄리티'입니다. 기자의 의견 중에 나름 거의 그대로 공감을 한 부분입니다. 일단 MTV를 추구하기 때문에 스튜디오가 퀄리티가 매우 높습니다. '스튜디오 퀄리티가 높은 것이 뭐가 문제인가?'라고 제게 물어보실 수 있는데, 한정된 자본을 가지고 투자를 어디에 해야 하는지를 고민한다면, 바라보는 초점이 달라질 여지가 있습니다. 무언가에 대해서 투자를 설명할 때 프로그램이 주가 될 여지가 있을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를테면 신서유기로 유명한 나영석 PD님이 신작을 시작하고 PPL사를 모집하겠다고 한다면 프로그램이 어떤 프로그램인지 사람들이 그 프로그램을 왜 좋아할지를 설명할 것입니다. 얼마나 화려한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하는지가 주가 된 설명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VENN'은 한정된 자본으로 프로덕션 확보 위주로 지출했다면 설명 자체가 '이런 프로덕션에서 프로그램이 만들 거예요'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자는 그런 부분을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모금된 금액이 전통적인 방송국을 만들기에는 대단히 많은 규모인 것은 아닙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프로덕션을 왜 만드셨나요?'라고 물어볼 때 우리는 대답은 대체로 무엇일까요? 물론 "게임사, 해외(중국), 모회사 등 외주입니다."가 될 수도 있겠고 그것이 나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강력한 킬러 프로그램'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뉴욕 한복판에 만든 Fancy 스튜디오는 적어도 그 부분에 있어서는 역할이 거의 없는 것은 사실일 것이고요. 

세 번째로는 'APPOINTMENT VIEWING - 방송 편성'입니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정규 방송 일정을 따르는 방송 편성입니다. 기자는 현재 게임 방송이라 함은 스트리밍과 이스포츠인데 이 둘은 정규 방송 일정과 같은 포맷을 따르고 있지 않다는 설명을 합니다. 그러나 스트리밍은 여지가 없다고도 볼 수 있지만(*사실 스트리밍도 최근에는 스트리머가 '언제 방송을 할게요'라는 소통을 함), 이스포츠는 사실 본래 정규 방송 편성입니다. 방영되는 플랫폼만 다를 뿐입니다. 기자는 '코스비 쇼를  보기 위해서 사람들이 TV 앞에 앉아 있었던 시절을 기억하나요? 대답은 아닙니다.'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제가 우리 아들과 LCK 결승전을 보기 위해서 컴퓨터 전원을 누른다면 그것이 코스비 쇼를 보기 위해서 TV 앞에 앉아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지 설명이 안됩니다. 더군다나 추구하는 것이 이스포츠의 'MTV'입니다. 이는 더더욱 '코스피 쇼'와 같은 것과는 상관이 없죠.

마지막으로 'CREATORS ARE THE KEY TO CONTENT - 크리에이터가 콘텐츠의 핵심'이라 설명합니다. 물론 인기 있는 크리에이터가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그 콘텐츠가 시청률을 모을 수 있습니다. 지금 TVN을 만들었던 두 명의 PD를 말하라면 앞에서 설명한 신서유기 삼시세끼 시리즈의 나영석 PD님과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시리즈의 PD인 신원호님일 것입니다. 한마디로 크리에이터죠. 그래서 크리에이터가 콘텐츠의 핵심이라는 것은 반대의 여지가 많지 않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나영석PD님은 독립(*유튜브) 채널로는 절대로 그 사이즈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TVN을 떠나도) 어딘가 수익 사업을 철저히 실현시켜 줄 곳에 기대거나 적어도 방송국을 창업하거나 선택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그런데 '이스포츠 크리에이터가 과연 VENN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은 너무 다른 질문이 되어버립니다. 이런 유의 문제는 매우 단순합니다. 대답할 수 없다면 대답할 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크리에이터가 콘텐츠의 핵심이 될 수는 있어도 (*기자의 의견처럼) 크리에이터를 모으는 것이 프로덕션의 존재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아직은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명쾌한 대안이 될 수는 없게 됩니다. 어떤 창의력을 가진 PD가 새로운 프로그램을 런칭하고 그 프로그램이 시청률을 모르게 되는 때가 오면 가능합니다. 아마도 저는 꽤 오랜 기간 동안 그런 형태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직은 여러 출연자를 모아 놓고 예전 추억 이야기를 하거나 크게 특이점이 없이 게임을 시키는 수준의 시도를 가진 프로그램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기자는 결론에서 전통적인 형태의 방송과 스트리밍은 다른 것이라고 말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하면 둘 다 놓친다'라고 언급하면서 사설을 마칩니다. 이 결론에는 공감하시는 분도 있고 안 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VENN'은 결국 현재 문제를 안고 있고 그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 고개를 끄덕이시리라 믿습니다. 이대로 가면 결국 답은 없습니다. 모든 투자가 성공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례(*시도)는 너무 고민이 없었던 실패가 될 것입니다.  

 

저도 이쯤에서 우리나라 현 환경을 고려 적용적 관점에서 종합 의견을 제시하며 글을 마치면, 일단은 우리나라에 스튜디오가 요 근래 갑자기 많아졌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할 듯합니다. 그러면 각 스튜디오는 결국 특이점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것이 특별 부류 콘텐츠 제작의 최적화이든 또는 킬러 프로그램이든 뭐든 말입니다. 모두가 비슷한 생각과 비슷한 컨셉을 가지고 있다면 결과적으로는 다들 힘들어질 뿐이라는 생각입니다. 이를 테면 게임사가 외주로 이스포츠를 제작해야 한다면 요즘은 거의 집어넣으면 물고기가 낚이는 수준으로 갑이 될 수 있겠습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당연히 소유권도 없는데) 참가자, 시청률, 사이드 프로그램 등 추가적인 것들이 계속 푸시되고 있으며 이러함은 앞으로도 완화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적어도 그곳에만 매여있는 물고기 중 하나가 되려는 시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현명하지 않아 보인다는 의견을 남겨 드리고 싶네요.   

 

 

by erdc.kr

구마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