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라는 의미를 가진 영어 'Society'는 '따라가다'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물론 '따라간다'는 말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저는 사람이 주체가 된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 그 단어를 해석합니다. 이를 테면 '어디로 따라가는가?' 부분보다는 '무엇이 따라가는가?' 또는 '무엇을 따라가는가?'라는 의미에 더 중점을 두고자 한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사회의 한문적 유래에서는 '모이다'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저는 '어디로 모인는가?'라는 측면보다는 '무엇이 모이는가?' 또는 '무엇을 모으는가?'와 같이 주체적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이는 문명을 해석하는 가장 전통적인 방식과 결을 달리합니다. 이를 테면 '고대 문명은 전부 강을 끼고 있다'라는 해석은 '어디'라는 그 장소에 집중하는 해석입니다. 강이 문명 발생의 근거인 것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문명은 강의 의미를 발견한 인간에 근거가 있다고 믿습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는 이쪽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저쪽에 더 초점을 맞춘다는 의미로, 그 둘의 개념이 상호 상충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따라서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면 강과 인간, 어디와 누구, 이 두 가지 모두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다만 여기서의 남은 중요한 포인트는 어떤 것이 변하지 않는 포인트고 어떤 것이 변하는 포인트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테면 저는 지금 어떤 것은 변하는 것이고 어떤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강과 인간이라는 개념이 (*할 수만 있는 대로 Z세대에게 구애하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적용되는지를 묻고 있는 것입니다.
커뮤니티란 단위적으로 보면 인간과 사회 사이에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로 먼저 집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이 개념이 기술이나 서비스와 같은 것을 실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E스포츠 커뮤니티'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어떤 특정 웹사이트를 의미할 수 없습니다. 항상 'E스포츠 (*blank) 사람의 모임'을 의미하게 됩니다.
따라서 사람이 없다는 의미는 커뮤니티가 없다는 의미이며, 커뮤니티가 없다는 의미는 사회가 없다는 뜻이 됩니다. 사람이 없는 곳에는 아무런 가치 활동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몇천 년이 지나도 자연(*본래) 그대로의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어떤 가치적 활동이 일어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매우 간단하게 정의합니다.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
현대를 사는 Z세대들에게 네이버의 속성이 무언가를 물으면 '포털사이트'라고 대답하는 경우는 이제 없습니다. 물론 우리는 오늘도 네이버에서 필요한 검색을 합니다. 그리고 (*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한) 포털을 여는 용도로도 사용을 합니다. 매번 들어가는 사이트이고 웹주소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네이버를 거쳐서 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혹시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지 모르겠지만 오늘날에 '이러한 사용자 패턴의 변화가 있는가?'를 물으면 여러분은 어떤 대답을 하실 듯하십니까? 메인이 PC에서 모바일로 환경 전환되면서 우리의 인터넷 활용 패턴은 변화하였습니다. 여러분의 체감은 어떠십니까? 무엇이 밀레니얼 세대보다 Z세대가 게임 플레이 자체에 대한 사용 시간 비율을 줄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네이버는 구글 사이트를 경쟁 서비스로 생각할까요? 아니면 유튜브를 경쟁 서비스로 생각할까요? 웹툰, 웹드라마, 웹소설, 판, 네이버TV 등은 과연 '포털'이라는 본래의 개념의 확장일까요? 만약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과연 지금 네이버의 주력 서비스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들은 어디로 가고 있다고 말해야 하는 것일까요? 여전히 포털사이트라고 말해도 안 될 것은 아니지만, 더 잘 설명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듯합니다.
저는 감히 말씀드리면 '사람들이 왜 네이버를 계속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변을 네이버가 하고 있는 중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이제 네이버는 구글과 다릅니다. 메일도 검색도 광고도, 경쟁을 하는 부분이 전혀 없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저는 네이버는 네이버의 길을 가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현재로서는 그 어떤 것과도 같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네이버는 커뮤니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영향력이 너무 강해 더 큰 사회인 국가가 특정 부분에 있어서는 간섭을 해야 하는 수준에 이른 커뮤니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외적으로는 더 큰 커뮤니티로 확장하려고 하고 있고, 내적으로는 더 세분화된 커뮤니티를 위한, 커뮤니티에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반대로 너무 드라이브를 걸었던 시기에는 경쟁력을 잃은 많은 커뮤니티들이 그래서 없어졌거나 껍데기만 남았다고 믿습니다.
분명 문명에서 (*인간이라는 변화하지 않는 요소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강'이라는 요소입니다. 대량 생산의 근거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대도시도 강을 끼고 있는데 그렇다면 강도 변하지 않는 요소가 아닌가라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이 강이라는 것 자체가 변한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우리에게 더 영향을 주는 요소가 늘어나고 또 변하는 것이라고 이해하시는 것이 옳습니다.
여기서 강은 오늘날의 개념으로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이 글을 보는 Z세대는 상상하기 힘든 이야기 일 수 있지만, (*기술적으로) 지하철에서 인터넷 스트리밍을 볼 수가 없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기준에는 그저 그게 얼마 전 일입니다. 따라서 그때는 라이브 스트리밍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많지 않았습니다. 네이버 검색 창에는 PC에 다운로드한 VOD를 아이폰이나 아이팟에 변환해 옮기는 방법을 많이 검색했었습니다.
물론 토렌트, 다음팟 인코더, 벨소리 변환기 등 이러한 예는 무수히 많지만, 언제나 우리의 목적은 과거는 어땠다는 이야기에 머무르고자 함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의 이 이야기의 목적은 언제나 (*강과 같이) 변하는 요소인 기술이 우리를 앞으로 어디로 데려가게 되는지를 확인하고자 함이어야 합니다. 그러한 의미로 저는 선지자적 관점에서 이 시리즈를 작성함을 매우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AI의 알고리즘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우리에게 더 제한된 분야의 정보만 도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내가 관심 있는 것에 대한 정보만 계속 추천되어 전달되기 때문에 다른 정보를 알 수 없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테면 강아지를 좋아해서 강아지 관련 콘텐츠를 검색하면 계속 추천이 있기 때문에 강아지에 대해서만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대인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많은 정보를 소화한다고 믿습니다. 앞으로 콘텐츠의 소비 속도는 더 증가하지 절대로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도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도달하고자 하는 정보는 더 효과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들것이고 우리는 심지어 원하지도 않는데도 노출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는 저는 완전히 반대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해석합니다. 여러분이 관심이 없는 것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은 여러분이 관심 있는 정보에 너무 많은 시간을 사용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첫째로는 여러분이 관심이 없기 때문에 그 정보를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둘째로는 이 세상에 정보가 너무 많이 생성되기 때문에 누구도 가늠도 못할 정도의 정보가 존재하게 돼버린 세상이 된 것입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알게 되는 정보가 있다면 그것은 정보의 전달력이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기술적으로, 또 인문학적으로) 파괴적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전혀 드라마를 보지 않습니다.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정말 시간이 없어서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어떤 드라마가 유행을 하고 있는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를 살펴보면 오히려 지금과 같은 기술적 또 서비스적 환경이 아니면 그 이름조차도 알 수 없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과거보다 현재가 정보를 더 알게 되었다고 말해야 하는 것인가요? 아니면 더 모르게 되었다고 말해야 하는 것인가요?
계속 논지를 이어나가 보면, 만약 AI가 우리가 원래 알아야 하는 정보를 차단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구체적으로는 언급하지는 않는, 그리고 심지어는 알고 싶지도 않는) 이 시대에 천인 공로할 그 모든 사건들을 전부 알지 못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술이라는 변수를 어떻게 해석해야 옳은 것입니까? 저는 오히려 억지로 우리의 삶에 침투하는 것이라고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미래 커뮤니티의 방향을 알기 위해서 계속 중요한 요소들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첫 편에서는 컴퓨터가 우리(*인류)를 배우는 과정에 대한 내용을 알아보았고 다음으로는 변화하는 환경(*기술)이 우리 커뮤니티 (*또는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또 그 변화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이것은 이 요소(*기술)가 스스로는 무엇이 가능한 상태에서 우리에게 과연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고 믿습니다. 우리를 변화시키려고 하는 그 노력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것을 다른 말로 '미래 커뮤니티의 방향 탐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마지막 편에서 이 주제의 최종 결론을 같이 확인하도록 합시다.
by erdc.kr
구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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