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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PUBG x 스타 플레이어의 역할

(*실제 게임에서 우리에게 열어둔 플레이 환경과 완전히 별개로) 현재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리그는 4인 단체전입니다. 지난 2년간 대회를 치르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무엇인지 제게 묻는다면 저는 이 4인 단체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4인 단체전만 있는 것이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이 단체전은 4인 단위로 교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이 교전에서 자신의 역량을 끌어낼 수 있는 한계가 분명했습니다. 이 방식에서는 우리 팀에 아무리 잘하는 내가(*1인) 남았다고 하더라도 4인이 모두 남아 있어 나만을 공격하면 되는 팀을 상대로, 혼자 전부 다운시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자연히 구조적으로 한 번의 슈퍼 플레이는 나올 수 있어도 한 명의 스타플레이어가 나오기가 어렵습니다. 이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MOBA와는 사뭇 다른 부분입니다. MOBA에서는 꼭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1인이 1인을 (*혹은 동 수가) 맵 어딘가에서 만날 기회가 있습니다. 다소 불리해도 심지어 게임에서는 져도 온전히 개인이 포커스 되는 슈퍼 플레이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속칭 '멱살 잡고 캐리 한다'거나 '소년 가장'이라는 표현이 이 4인 단체전에서 출현하기 좋은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물론 4인 단체전에서 단 1명이 부각되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인가를 묻는다면 물론 '그렇다'라고는 대답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 구조가 한 명의 스타플레이어를 만드는 것에 과연 특화된 것인가를 묻는다면 그렇다고도 여전히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정리해 말씀드리면 이는 어쩔 수 없이 4인 단체전만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4인 단체전에서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없다면 굳이 4인 단체전만 할 이유는 없다는 의견입니다. E스포츠는 어떤 정형화된 형태에 우리가 사용자나 시청자를 끼워 맞추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로 우리 사용자나 시청자가 있는 그 장소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끌어 맞추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1인 혹은 2인 팀 전을 (*좋게 말해 4인 스쿼드와 함께) 현재 하고 있다면 분명 우리는 확장에 있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하는 필요가 있습니다. 그중에 슈퍼스타가 나올 수 있는 설정이 가능하다면 해보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4인 단체전의 장단점은 관찰자의 관심과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사실) 그중에 가장 핵심 되는 것은 어뷰징입니다. (*확실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분명 개인전과 같은 새로운 형태가 출현한다면 어뷰징에 대한 문제점이 수면 위로 드러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뷰징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를 물으시면 2년간 많은 경험을 쌓아온 이제는 충분히 어느 정도까지는 가능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예를 들어 맵 상에서 특정 포인트에서 만나자고 하거나, 혹은 기타 비슷한 행위에 대해서 예상을 해보고 최대한 시스템적으로 차단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불법 행위에 대해서 합법적 의심을 가지고 조사하여 징계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 어뷰징에 대해서 너무 겁낼 필요도 없는 것이 PUBG가 가지고 있는 변수란 결국 한 번에 참여 가능한 선수의 숫자가 많다는 것 외로는 다른 E스포츠와 비교해 강도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슨 뜻인가 하면 스타 크래프트에서는 더 심하기에 아예 말할 것도 없거니와,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MOBA에서도 얼마든지 하려고 하면 어뷰징은 가능합니다.

 

물론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들은 높은 연봉을 받기 때문에 잃을 것이 많아 변수가 훨씬 적다고 말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2부 리그는 그렇지도 않습니다. 또 다른 면을 보면 PUBG는 이 리그를 4인 단체전에 비해 스탠더드(*혹은 기대치)를 낮춰서 개최해도 됩니다. 스탠더드를 낮춘다는 것은 처음 포지셔닝 자체를 지금 있는 4인 단체전과 같이 프로 스포츠 리그의 형태가 아닌, 더 이벤트 적인 형태로 취한다는 뜻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시작을 그렇게 하되 경험을 쌓아 추후에는 프로 스포츠 리그까지 올려도 되고, 그렇지 않고 끝까지 이러한 이벤트적 형태로 해도 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어떤 우리가 추구하는 고정된 E스포츠에 대한 관념이 없다면 우리는 어떠한 형태가 맞는지 계속 고민하고 우리를 변화시켜 그것에 맞출 수 있습니다. 단순히 말하면 무언가 유행하는 예쁜 옷을 사서 입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사서 입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옷이라는 것은 한벌만 꼭 입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 벌을 사서 돌려 입어도 PUBG는 PUBG이기에 전혀 상관없습니다.

 

E스포츠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가 그 구조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시절이 와도,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할 수 없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그리고 좋아할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것도 전혀 아닙니다.

 

그러면 대체 우리는 왜 스타플레이어가 있어야 할까요? 그것은 사실 자원과 상관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자원이 넘쳐서 가장 잘하는 선수에게도 풍족하게 연봉을 주고, 그보다 못하는 선수와 심지어 전혀 못하는 친구에게도 풍족한 연봉을 줄 수 있다면 그때는 막말로 아무렇게나 해도 됩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이런 돈 잔치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면 라이엇 게임즈의 글로벌 헤드(*Derrick Asiedu)는 그의 인터뷰에서 라이엇 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를 위해 매년 1억 달러 이상 지출하지만 아직 손익 분기점에 근접하는 것은 머나먼 길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링크 아래) 결국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가 하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면 저는 여기서 걱정이 되는 부분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과연 PUBG는 '언제까지 그들이 실현하고자 하는 것을 위해서 돈을 쓸 수 있을지'입니다. 오해하지 마실 것은 저는 PUBG가 지금 틀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발전을 위해서는 변화는 어느 타이밍이건 항상 필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League of Legends Esports is Aiming for Full Sustainability in Tenth Year

 

이미지 출처 : ESPORTS CHART

자원을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하는 데 사용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인기 있는 스타플레이어가 소비자를 모으는 역할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한다는 뜻입니다. 위 이미지를 확인해 보면 리그 오브 레전드의 뷰어쉽이 어디에 기반을 두고 있는지를 우리에게 매우 분명히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2018년은 <T1>이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못했던 해입니다. 지난 4년간의 데이터를 보면 <T1>이 출전한 경기에 대한 뷰어쉽이 가장 높습니다. 심지어 201년은 결승전도 아닌 4강전입니다. <T1>이 올라가지 못한 2019년 결승전은 기본적으로 뷰어쉽이 가장 잘 나온다는 지역으로 손꼽히는 중국과 유럽이었습니다. 그렇지만 4강전 보다 뷰어십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100% <T1> 때문이며, 99.9% <페이커> 선수 때문입니다. 아래 이미지를 보시면 더 확신을 가지실 수 있는데, <T1>이 평균 시청자 수에서 전체 모든 팀 중 1위 하고 있으며, 자료 제공처인 ESPORTS 차트도 <T1>이 글로벌 단위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팀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ESPORTS CHART

 

<페이커> 선수의 팔로우어 약 150만 명 정도 됩니다. 그러면 우리가 가진 가장 인기 있는 선수의 팔로우어는 과연 얼마나 되는지를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PUBG)는 글로벌 단위로 볼 때 E스포츠를 위해 돈을 적지 않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과연 무엇입니까? 저는 적어도 우리는 바라봐야 하는 대상이 리그 오브 레전드라면 <페이커> 선수의 팔로우어 수의 근접하는 것을 목표로 성장 중인 슈퍼 스타 유망주라도 지난 2년간 다수 출현했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상세하게 설명드리면 슈퍼스타는 우리에게 뷰어십을 가져다줍니다. 뷰어십은 세간의 관심을 가져다줍니다. 관심은 이목을 끄는 것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는데, 모든 이목이 끄는 곳에는 그 즉시 재화가 들어옵니다. 정리하면 그 선수가 세간에 노출되는 것을 활용하여 팀은 그 선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노출하고 싶어 하는 광고주(*후원사)의 필요를 재화로 환산합니다. 우리는 그 환산된 재화로 선수에게 지급할 연봉을 올립니다.

 

이런 형태가 아니면 아무리 규정과 시스템이 잘 정리되어 있어도 시장은 영원히 성장하지 않습니다. 이 시장을 바라보는 우리의 유망주들은 당장 입단 시 100만 원을 받는 것 자체가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물론 당장 받아야 되는 돈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이 유망주들이 다른 FPS 게임이나 혹은 다른 장르의 게임이 아니라 PUBG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내가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을 때 그 연봉이 페이커의 반은 되어야 이 시장에 뛰어들 재미(*의미)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페이커의 연봉의 반이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팔로우어수가 페이커의 반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억지로 이벤트 같은 것을 통해서 끌어올려서 그렇게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슈퍼 플레이를 통해서 슈퍼스타가 탄생할 수 있는 구조가 있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능한 범위 내 모든 재화는 슈퍼 스타를 만들기 위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이는 이를 위해서 위에서 제가 아쉬웠다고 설명하는 것을 포함하여 과감히 다양한 시도를 계속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저에게 많은 질문을 하십니다. 그중에 대표적인 질문은 "한 번에 많은 인원이 들어가고 운 적 요소가 많아서 늘 잘하는 한 명이 반드시 1등을 하는 것이 아닌데 어떻게 스타플레이어가 나올 수 있는가?"입니다. 저는 운 적 요소가 없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분명 잘하는 선수들이 상위권에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스타크래프트를 예로 들면 프로리에서 괴물 같은 성적을 거두는 선수가 있었습니다. 이영호 선수입니다. 스타크래프트가 절대로 밸런스가 신의 경지로 완벽한 게임은 아닙니다. 테란이 불리한 맵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맵에서도 엄청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이 세상에는 실력이라는 것이 분명 있습니다. 그리고 PUBG는 그것을 구분하기에는 충분히 준비된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건 어차피 해야 하는 일입니다. 아래 이미지는 가장 최근에 했던 PUBG Gloabl Championship 2019 성적입니다. Average 뷰어수를 보면 LoL 월드 챔피언십 2019가 거의 15배 정도 됩니다. 이건 절대 수가 아닌 Average입니다. 과연 한 무대를 만드는데 쓴 돈이 PUBG가 롤드컵보다 적다면 얼마나 적겠습니까? 그러한 와중에도 저는 지금의 PUBG는 여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지 출처 : ESPORTS CHART

 

마지막으로 3인칭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1인칭으로 규격화시켰습니다. 그러나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서 냉정하게 보면 앞으로도 꼭 그래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는 1인칭 대회에 3인칭을 섞으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3인칭 대회를 하면 된다는 뜻입니다. 3인칭 대회의 문제 중에 대표적인 것은 1인칭은 실내라도 머리를 내밀어야 사격을 할 수 있는데 3인칭은 그렇지 않아도 되는 부분입니다. 그러면 게임을 3인칭도 머리를 내밀어야 사격을 가할 수 있게 하거나 밖으로 사격을 가할 때는 머리는 내미는 것과 동일하게 상대에게 사격을 받을 수 있도록 바꾸면 됩니다. 이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가능한 것입니다. 다만 이렇게 하지 않는 여러 가지 이유 중에 제가 생각해본 것은 이 게임 자체를 너무 현실적이게 구성하려고 하는 개발자의 일종의 프레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추가로 외국 사람들이 3인칭을 안 한다는 것도 사실 의미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소비자 초점의 시청에 대한 문제로 소비자가 내가 좋아하는 게임을 내가 즐기는 스타일로 시청할 방법이 아예 처음부터 없다는 것이 말이 안 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 게임을 4인, 1인칭 글로벌 단위로 결국 일원화하지 못해서 성장에 한계에 부딪힌다면 결과적으로 처음부터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하는 선택의 여지를 남기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복잡하게 말했지만 단순하게 말하면 1인칭 등을 추가하는 것은 절대로 루비콘강과 같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전통적 형태의 E스포츠 프레임을 포기하면 막말로 포트 나이트의 닌자와 같은 인플루언서가 출현할 수 있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제가 우리라고 표현하지만 저는 사실 PUBG에 속해있지 않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를 이렇게 사심 없이 하는 이유는 PUBG 입장에서는 그게 인플루언서든 팀에 속한 페이커든 무슨 상관입니까? 막말로 그저 출현하면 좋은 것입니다. 오히려 (*제가 여기서 글을 남기지는 않지만) 남의 회사인 포트 나이트가 도리어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저는 솔직히 고백하면 게임 자체를 포함해 분명 부족한 이해가 많습니다. 당연히 저도 그저 일개 사람이라 강한 부분이 있으면 약한 부분도 있고 모든 부분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글 내에서 틀린 부분이나 이해도가 약한 부분에 대해서 독자님들이 어떻게 생각하실까 걱정도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글을 써서 올리는 이유는 이 세상에, 또 우리나라에 이런 류의 글들이 아예 없는 게 더 문제라는 생각에서 입니다. 앞으로 토론에 있어 더욱 좋은 흐름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좋게 봐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마지막으로 펍지에는 투자에 늘 감사드린다는 말 전해 올립니다. 

 

 

By erdc.kr

구마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