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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E스포츠 산업의 권위

여러분은 '권위'라는 단어를 들을 때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최근에는 긍정적 인식보다 부정적인 인식이 더 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한 차원에서 이 질문은 특별히 우리 후배님들에게 해야 하는 질문인 듯합니다. 이를 테면 '권위'란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억압하고 압제하고 억누르는 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도구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이 주제는 그 제목만으로 그동안에 제 글에서 받아왔던 다소 진보적인 인상을 전복시킬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우리 후배님들이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정확한 이해를 통해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보기를 원합니다. 올바른 이해란 시간(*역사) 속에서 우리는 어느 시점에 서 있는지를 아는 일입니다. 늘 강조하지만 과거가 없는 현재가 없으며, 여러분들은 우리의 미래이시고 귀하십니다. 그리고 늘 우리나라 E스포츠 산업과 우리 후배님들에 대한 저의 신실함은 글을 위해 휴일을 반납하는 것으로 증명할 수 있다 믿습니다.

시작에 앞서 먼저 '권위'라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잘 알아야 합니다. 가장 올바른 이해를 위한 권위의 예는 이를 테면 이런 것입니다. '여러분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고 믿으십니까?' 믿으신다면 왜 믿으십니까? 여러분은 그 믿음을 타인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과학적으로 수학적으로 우주가 팽창을 하고 있다는 증거와 증명을 정확히 할 수 있으신가요? 우리는 아마도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더라도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우리가 우주가 팽창을 하고 있다는 것을 믿는 이유는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에 이르는 긴 시간 동안 우리가 인정하는 누군가(*과학자)들이 그것을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 과학자들의 이 말을 믿는다는 것은 그 과학자들의 지식을 우리가 인정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과정에서는 우리는 "그 과학자는 권위가 있다."라고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권위적이다."의 본래 뜻은 무엇입니까? '그 분야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지식입니다. 이렇듯 권위는 지식에서 나옵니다.

그러면 여기서 우리는 추가로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권위'는 이처럼 그 단어 자체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오히려 굳이 따지면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는데) 왜 우리는 그 말에 반감이 있을까요? 그것은 사람들이 '권위적이다'를 '권위주의적이다'라는 단어와 실상은 동일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혼동하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권위적이다'와 '권위주의적이다'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그 권위를 실현시키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를 테면 의사의 말이 권위적인 이유는 우리가 그 의사의 의학을 자발적으로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권위주의적이다'에는 우리가 자발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데도 받아들일 때와 동일한 효과를 그대로 실현시키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미혹이며 거짓입니다. 억압이며 압제이고 억누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우리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실이라고 믿지 않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매우 단순화하여 말씀드리면 거기에 지식(*근거)이 없고, 불순한 의도만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반감'입니다. 

물론 권위주의적이라는 말 자체도 그저 '권위에 치중한다'이기에 긍정도 부정도 아닙니다. 그저 위와 같은 예의 의미로 '부정의 소지를 지닐 수 있다'로 풀이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이 시대는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권위주의적이다'를 포함해 '권위적이다'도 부정적으로 인식됩니다. 그 이유는 반대로 생각하면 이 단어들이 긍정적인 역할을 해서 널리 알려지는 경우가 많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인지 심지어 정말 권위가 있는 사람들이 말을 해도 듣는 이에 따라 '반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단순히 권위를 부정하는 일은 누군가가 그 분야에서 쌓아온 노력을 단순히 폄하하는 수준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산업에서 우리가 마땅히 가져야 할 것을 우리가 얻지 못하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우리에게 대입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E스포츠에 대한 권위를 우리가 스스로 무시하면 그것은 이 분야에서 일을 해온 사람들을 폄하하는 것 이상으로 여러분들이 세상에 아무런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것과 같습니다.

사회가 우리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권위가 있어야 하며 권위자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사실 우리 산업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우리에게 만큼은 그런 것에 매우 인색합니다. 누군가는 심지어 이 부분은 인색해도 된다고 생각하거나 또는 남을 높이는 것은 잠재적 경쟁자를 높이는 것이고 곧 나에게 불리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분명 어딘가에서 대화를 나누었으며, 글을 보았으며, 그 외로 어떤 식으로든 상호 작용을 했으면서도 불구하고, 그 근거를 그쪽으로 밝혀서 해당 권위자를 세우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산업의 가치 있는 생각과 글들은 과거에도 오늘도 여전히 꾸준히 출현해도, 지식이 한데 모이지 않고 모든 글에 늘 자기 말만 있습니다.

더군다나 오히려 실제로는 아무런 근거가 되지 못하는 것을 근거 삼으려고 합니다. 그것에 가장 좋은 예는 학위입니다. 저는 질문 합니다. 우리 E스포츠 산업은 학과도 없는 곳인데 대체 어디서 박사를 찾아서 그 사람들에게 지식을 듣고자 하십니까? 저는 (*너무 죄송하지만) 이 질문을 꼭 들어야 하는 사람들에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사라는 타이틀이 결국 (*그 분야가 아닌) 이 분야에 대해서 높은 수준의 지식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그 박사(Ph. D)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근거가 없는 것에는 권위가 없습니다. 권위가 없다면 그건 그저 시간 낭비입니다. 하루 종일 강의를 듣는다고 해도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습니다. 물론 저는 지금 아직 학위가 없는 지식에 있어서는 전달하려는 지식 자체가 근거가 되어야 권위가 있다는 것을 피력하기 위함입니다. 절대로 존경하는 제 주변과 또 전국 모든 교수님들을 한치도 조금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그것은 사대주의입니다. 예로, 최근 어느 회의에서 우리 분야 존경하는 한 선배님이 매우 인상적인 언급을 하셨고 저는 그 말에 매우 공감한 것이 있습니다. 이를 테면 이런 언급이셨습니다. '국내 E스포츠 발전을 위해 해외 사례를 찾는다는 것이 처음부터 말이 안 된다. 우리가 시초이다. 외국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배우고 우리에게 묻는다. 그들이 먼저 했다고 하는 것을 가만히 보면 대부분 그저 시도 수준이고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삐그덕 거린다는 것을 들여와 실현시킨 것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셧다운제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엄청 말이 많은 것인데 얼마 전 중국이 이 제도를 차용했다.'

그런데 저는 이 대답을 하시는 것을 듣는 와중에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왜 우리가 종주국인 것을 알면서도 그토록 그 누군가들은 그렇게 해외 사례를 찾으려고 하는 것일까? 물론 저는 이처럼 기본적으로 그 누군가 분들이 이 부분에서는 현재 이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그 심정 자체는 십분 이해는 합니다. 저도 '너는 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가?'라는 소리를 들을까 무서워, 이 사이트 초반부터 수준이 한참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해외 기사를 많이 인용하였습니다. 아마도 누군가들은 이런 그림이 좋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여하튼 학위를 지닌 권위자가 해외 사례를 들어서 우리의 부족함을 점검하고 적용하여 발전 방향을 설계하다." 다만 우리의 그 선배님이 그 자리에서는 이걸 정면으로 바로 까 버린 것이 문제였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는 너무 슬퍼졌습니다. 그 이유는 여하튼 지금은 우리의 생각과 의지에서 나오는 말 만으로는 일단은 인정하기 어렵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권위자도 없고, 너희는 사대주의 할 만한 것도 없으니 너희는 답이 없다.'처럼 들렸습니다. 물론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너희에 대한 현 사회의 입장은 (*수준이 낮든 뭐든) 해외 사례가 더 먹힌다고 생각한다는 것의 여하튼 반증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때 받은 그 인상이 못내 아쉬워 저는 휴일을 그것도 개천절을 포함하여 2일을 투자해서 이 글을 적습니다.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는 우리를 위해서 우리를 대변하는 권위자를 세우는데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생각이 맞지 않는 것은 인용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공개된 것이 아닌 것을 사용할 필요도 없습니다. 절대로 억지로 하시라는 뜻이 아닙니다. 있는 것을 있는 대로 무엇이 지식인지를 알려, 사회가 권위자와 비 권위자를 구분할 수 있도록, 우리가 우리를 위해 스스로 그 역할을 감당해달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말에 대한 권위를 세워 우리가 이상적으로 바라보는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서 우리는 절대로 수동적으로 있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권위를 부여하는 일을 소홀히 하면 우리 외부는 계속 우리를 이런 식으로 취급할 것입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타 산업의 유관여자가 절대로 우리를 위해 심도 있는 대변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E스포츠가 주목을 받을 때는 어떤 식으로든 발을 담그다가 식어지면 미련 없이 떠날 원래 본향이 따로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을 위하기는 하시되) 목을 매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우리와 같은 곳에서 온 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 시간 그들은 그들의 필요에 의해서 우리와 함께 잠시 동행하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E스포츠에서 왔다가 E스포츠로 돌아갈 사람들을 위해서만 주된 권위를 부여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간곡히 말씀드리면 누가 여러분들을 후배님이라고 부를지를 기억하셔야 합니다. 선배님들은 누가 여러분을 선배님으로 기억할지를 기억하셔야 합니다.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를 늘 기억해야 합니다.

지금은 기회의 시기이기도 하지만 혼돈의 시기입니다. 최근 들어 더욱 E스포츠와 우리 산업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SNS나 매체 등에 아주 잘못된 지식을 전달하는 경우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 아는 우리는 그저 넘어갈 수 있어도, 모르는 사회는 이에 미혹됩니다. 더욱이 실제로는 E스포츠도 E스포츠 산업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E스포츠의 허울을 입고 여러 활동을 하는 단체나 기관이나 조직을 최근 많이 발견합니다. 그들이 표방하는 것들은 심지어 현실과는 전혀 맞지도 않는 것이며, 마치 E스포츠를 오랜 기간 고민했고, 당당히 대표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포장합니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우리를 대변하지 않아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이런 미혹의 세상에서 누가 사회에게 우리를 대변하겠습니까? 과연 누구입니까? 우리가 세울 권위자가 등불이 되어 명확히 세상을 밝히지 않으면 아무런 권위도 없는 잘못된 대변인들을 통해 세상에 왜곡된 근거가 난무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걱정은 우리가 이처럼 주춤거리고 있을 때도 여전히 우리가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거대한 외부 적들은 전력을 다해 우리를 사로잡아 꼭두각시로 전락시킬 기회를 엿본다는 사실입니다. 


by erdc.kr
구마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