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지금까지의 이 시리즈를 보시고, Z세대를 어느 정도 이해를 하셨다고 생각하셨다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반대로 여기서 안주하셔도 안 된다는 말씀도 드려야 할 듯합니다. 그 이유는 제 글을 통해서 Z세대에 대해서 인지 하게 되셨다는 의미는 제가 설명드리는 방식으로 이해하셨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뜻인가 하면 지금 저는 여러분들과 같은 세대로 여러분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방식으로 Z세대를 안내를 해 드린 것입니다. 그래서 공감하신 거고 그래서 어느 정도 이해를 하셨다고 생각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제가 Z세대에게 가서 Z세대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자 한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설명을 할 것입니다. 즉 우리가 Z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위와 같은 노력은, 그들이 정의하는 Z세대와 소비하는 디지털 콘텐츠 (*그중 e스포츠를) 어렴풋이 알기 위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며, 진정 실현하기 위해서는 Z세대 언어로 그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그리고 Z세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어떤 상품을 여러분들이 보게 되면 그것이 처음에는 이해가 안 가야 합니다. 설명을 들어야만 이해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역설적이지만 그래야 그것이 진짜인 것입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e스포츠가 스포츠에 근접하다고 생각하지만, 정통 스포츠가 아니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언가를 정의할 수 있다고 해서 그것이 꼭 정답은 아니기 때문에 이는 물론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가능성에 기반함에도 본질에 있어서의 핵심은 동일합니다. (*제가 수없이 지난 포스트에서 언급드린 바와 같이) 이는 e스포츠가 스포츠인가 아닌가에 대한 내용이 아닙니다. 그것이 본질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아직은 X세대 이상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현재 이들이 접하고 있는 콘텐츠를 해체해 보면, '생방송' + '경기'입니다. 무슨 뜻인가 하면 방송이라는 것은 경기를 전달하는 도구입니다. 경기라는 것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방식입니다. 이는 e스포츠의 중심인 밀레니얼 세대를 우리 산업적 관점에서 단순화하면, 전략적 요소의 게임의 관전을 즐기는 아이들이라고 정의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전략적 요소의 게임을 관전하기 좋아한다는 말의 의미는 ① e스포츠화 하기 위해서는 게임이 전략적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② 그 전략적 요소가 관전하기가 용의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첫 번 째는 매우 기초적인 것입니다. 두 번 째는 (*상황에 따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심도 깊게 설명을 드려야 하지만) 전략적 요소를 관전하기 용의 하다는 것은 'engagement' 포인트가 명확하다는 의미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를 몰입감으로 번역합니다만, 정확히 그 의미는 아닙니다. (*참고 : 'engagement'에 대해서는 일전에 SXSW 관련 포스트를 작성할 때 일부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저는 이 'engagement'라는 단어를 설명할 때는 'edm'을 주로 예를 듭니다. 전위와 적막, 그리고 바운스인데, 이 구조에서 몰입감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을 'engagement'라고 합니다. 이게 e스포츠와 edm은 거의 같습니다. 이를 테면 슈퍼 플레이는 실제로 그 퍼포먼스가 나오기 전에 전위, 적막, 슈퍼 플레이 순서로 펼쳐져야 하고, 이 부분에 대한 시청자 인지력 지원이 결국 관전의 용의 제공인 것입니다. (*다음에 시간이 되어 설명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기에서 (*같은 배틀 로얄이라도) 포트나이트와 배틀 그라운드는 당장은 어느 정도 갈리게 됩니다.
이야기를 이어가 보면, 정확히 5년에서 6년이 되면 Z세대는 사회에 전면으로 출현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여러분은 지금과는 많이 다른 의미의 e스포츠를 접하게 되실 것입니다. 그것은 (*위에서 설명한) 지금 밀레니얼 세대들이 생각하는 e스포츠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도 e스포츠의 하나가 되고 비약 발전한다는 이야기라 표현해야 할 듯합니다. 이 이야기는 그래서 사실은 밀레니얼 세대가 아니라 X세대에서 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여하튼 상아탑에 계신 건 아니며, 또 그렇게 되면 글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글의 수준을 임의로 높여 밀레니얼부터 설명드린 것입니다. 글을 읽으심에 있어 이제부터 기억하셔야 하는 것은, 아래에서 제가 설명 드릴 모든 e스포츠라는 단어는 여러분이 기존에 생각하는 그 e스포츠의 고정관념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e스포츠라는 과거 개념에 매여 있으면 글 전체가 이해가 안 되게 됩니다.
첫 번째 변화의 변수는 기술입니다. 몇 가지 변수 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은 블록체인입니다. 근시일 내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극적으로 도입이 되면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창작자와 소비자는 현재와 같은 형태의 유통형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 거의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하게 됩니다. 이는 e스포츠 콘텐츠를 생산하고 전달하여 소비하는데 필요한 매개체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강의로는 한 시간이 넘게 설명해야 하는 내용이지만, 오늘은 글로 핵심만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면, Z세대의 검증 과정을 뚫은 콘텐츠 생산자(*제작자겸 제공자 혹은 이 관련 전문 기업)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서, Z세대가 소비하고자 하는 형태의 e스포츠(*콘텐츠)를 Z세대가 소비하는 매개체에 대입해서 제공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매개체는 기존과 같이 단순히 소비 루트 제공과 영향력이 적은 제한적 소통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매개체를 통한 상품 발현 그 자체가 직접 생산자 자신 그 자체가 될 수도 있고, 직접 생산을 하는데 도리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도 있고, 직접 생산하는 것을 소비하는 주체도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제부터는 다소 복잡하니까 잘 따라오셔야 합니다.)
내가 보고 싶어 하는 e스포츠에 대한 로열티가 높은 친구들이 관전이라는 것에 대해서 흥미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실현하고자 하는 누군가가 그들만이 사용하는 매개체를 그들이 즐기는 방식으로 끌어와서 투명하게(*블록체인) 그것을 소비하고 동시에 콘텐츠를 소비하고 즉시 해산하게 됩니다. (*제가 이렇게만 말씀을 드려도 즉시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겠으나 조금 더 설명을 드리면) 이 매개체도 일종의 플랫폼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큰 동네에 다 들어와서 서로 모이고 싶은 데서 모이는 형태가 아니게 됩니다. 이를 테면 그들이 모여 있는 곳에 이 플랫폼(*매개체)을 끌어오는 형태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인문학적으로 보면 신개념 e커뮤니티요, 사회적으로 보면 '프라이빗 SNS'(*이런 단어 없지만 제가 설명하기 위해서 그냥 만든 거입니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여기서 핵심 기술이 아니고 필수 기술입니다. 다소 강하게 말씀드리지만, 만약에 지금 자신이 e스포츠 관련 플랫폼 기획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면, 적어도 지금 제가 하는 말을 90% 이상은 알아듣고 이해하셔야 합니다. 단순히 디스코드와 블록체인과 스트리밍과 기타 매치 지원을 합쳐 놓은 무언가라고 생각하시면 절대로 안됩니다. (*스스로 무슨 일을 하시는지를 아셔야 합니다.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그 다음 기술 변수는 VR/MR입니다. 이는 다른 게 아니라 융복합을 의미합니다. 밀레니얼 세대가 열광하는 e스포츠의 대상은 선수 자체가 아닙니다. 기본은 선수와 선수가 움직이는 게임 속 캐릭터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이게 무슨 의미인가 설명하면 밀레니얼 세대는 이것 둘을 절묘하게 조화하어 가장 이상적인(*ideal) 형태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며 거기에 자신을 투영합니다. 이는 제가 교수였으면 논문을 써야 할 정도로 신개념 e스포츠를 이해하는데 너무 중요한 주제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우리가 생각하는 페이커는 지금 어디 있는가를 여러분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합니다. 과연 우지는 어디에 있습니까? 제가 밀레니얼 세대 아이들이 생각하는 이미지의 페이커를 말씀드리면 (*정확하게) 페이커-제드입니다. 페이커-라이즈입니다. 이건 그전까지 제가 설명드린 VR 기술 즉 '시청자 관전에 초점에 맞추어져 있다'를 기본적으로 이해하셔야 그다음 단계의 이야기로서 이해하실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e스포츠 관련 MD 산업에 그대로 관통하는 내용입니다.
VR/MR 기술이 보편화되는 시점에서 여러분의 아이들 즉 Z세대는 무엇으로 어떻게 e스포츠를 소비할 것으로 보이십니다. 만약 구글에서 돌아다니는 수많은 이미지와 같이, 물리 공간에 사람이 무선의 HMD를 쓰고 무대 위에서 여기저기 움직이고 있는 장면을 보고 싶어 할 거라고 생각하면 정말로 큰일입니다. 프로 e스포츠 선수를 어떻게 확인하고 싶을 거라 예상하십니까? 그 속의 공간에서 아이들에 어디에 머물러 있을 거라 생각하십니까? 지금과 같이 여전히 한 가지만 존재할까요? 계속 질문드립니다. 그렇다면 특정 공간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그들에게 접근하시겠습니까? VR/MR이 의미하는 정확한 바는 '가상현실 내 플랫폼이 현재 방송사가 하고 있는 모든 역할 (*방송/콘텐츠 제작, 가상 아레나 티켓 판매, 후원사 영업/노출, 팬 미팅 등)을 자체적으로 대신할 수 있게 된다'입니다. 여러분은 미리 준비를 하지 않으신다면 대체 그때는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사고의 틀을 깨셔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시면 e스포츠 역사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은 여기까지 일 것입니다. 호언장담합니다. 기술 변수는 이보다 더 많습니다. 그저 샘플만 드린 것입니다.
그다음은 사회 변수의 예입니다. 물리적으로 아이들은 친밀함을 다지는데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즉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그렇지 않았을 때 보다 더 친근해질 수 있는 기회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X세대는 해가 지면 친구들과 헤어져서 집에 와 밥을 먹고 TV를 보거나, 간혹 여자 아이들은 집에 한 대씩 있는 유선 전화기로 다른 친구들과 통화를 하다가 전화비 많이 나온다는 말과 함께 엄마한테 혼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밀레니얼 세대, Z세대 할 것 없이 요즘 아이들의 하루는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습니다. 음성 채팅 지원이 되는 프로그램과 함께 게임 속 자신의 아바타를 친구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가상의 공간으로 언제든지 밀어 넣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이름보다 자신의 현실을 더 잘 대변하는 아이디와 함께 말입니다. 그 속에서는 그들은 현실과 다른 모습이지만 여전히 자신의 모습인 별도의 자신을 그 사회에서 그대로 드려냅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과연 어른들이 우려하는 즉, 가상의 공간과 현실과의 구분을 못하게 되는가?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가상과 현실을 더 잘 구분합니다. 그 모두가 자신인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네이티브인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들리시겠지만 레디 플레이어 원은 그래서 맞으면서 틀립니다.
밀레니얼 세대까지는 전 세계에서 누가 그 게임을 가장 잘하는지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공정하게 가리는 것만이 e스포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정통 스포츠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전 세계에서 누가 그 게임을 가장 잘하는 지도 물론 관심이 있지만, 누가 그 게임을 가장 재미있게 하는지도 관심이 있고, 우리 중에서 누가 제일 잘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고, 우리가 누구를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어, 그 외 여러 것들 그 모든 (*전략과 관전이 녹아 있는) 재미있는 것들을 전부 e스포츠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사회란 결국 사람들이 형성하는 것이라, 모든 것은 그 어떤 것도 없던 게 새로 생겨지는 것이 아닙니다. 즉 저 질문은 이 전에도 있었습니다.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 한겜'이라는 커뮤니케이션을 우리는 지금도 아주 많이 합니다. 그런데 그때와 지금이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로 태어났고, 그때와 다르게 이 모든 것들이 다 콘텐츠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지금이라는 것입니다. 추가로 여기서 기술의 발전이 주는 영향력이란 이야기 하기에 입만 아픈 수준입니다.
그래서 콘텐츠가 홍수가 된 것입니다. 이쯤 되면 여러분들 중에 누가 제게 질문할 수 있습니다. '그건 게임 콘텐츠 일지는 몰라도 e스포츠는 아니지, 아마 아이들도 그렇게 생각할걸?' 그럼 저는 역으로 묻습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할까요? 어른들의 생각과 아이들이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예는, 지난 글들에서 제가 무수히 설명하였습니다. 여러분이 e스포츠를 어떻게 생각하시든, IOC 총재가 어떻게 생각하든, 한국체육회 회장님이 어떻게 생각을 하든, 그건 아이들과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생각에 머물러 있을 때 누군가는 사고의 틀을 깨고 한 발 앞서 나갑니다. 그런데 만일 그 경계가 그때도 있다고 쳐도, 조금만 고민해 보면 그것 자체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왜냐하면 결국 그 아이들이 전혀 다른 곳에서 전혀 다른 것을 보고 있는 아이들이 아닌, 완전히 동일한 곳에 존재하여, 그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소비할 아이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산업의 미래가 달려 있는 것인데, 그때 되어서 그것을 e스포츠라 부르던 안 부르던 그 이름 자체가 무슨 의미이겠습니까. 두 번째로는 위의 그들의 커뮤니케이션은 스포츠라는 것이 e스포츠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전재하에 이루어지는 발언들입니다. 그런데 e스포츠가 전통 스포츠보다 더 가치가 있는 날이 곧 옵니다. 그때는 전통 스포츠가 도리어 e스포츠도 스포츠라고 어필할 것입니다. 심플한 것입니다. 누가 더 파워가 있느냐의 논리입니다.
자 그러면 여기서 질문 하나 더 합니다. "예능으로 접근해 봤는데, 크게 재미가 없었습니다." 네, 정확히 말씀드리면 지금 만드시는 것들은 Z세대 아이들이 보기에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아이들은 나이 많은 어른들이 그저 잘 알지도 못하는 게임을 엔딩 보자고 하루 종일 하는 것에 도무지 공감하지 못합니다. 이것을 증명을 하자면, 지금도 아이들은 그것과 똑같은 콘셉트의 (*어른들이 나오는 예능을), 반대로 많이 봅니다. 코미디 프로도 많이 봅니다. 드라마도 많이 보고, 결코 그 숫자가 이전에 비해서 적지 않습니다. 시청률 조사에서 이전과 같은 기록적인 부분을 볼 수 없다는 것 등과, 전혀 상관없이 이 산업은 정말 많이 성장했고 또 하고 있습니다. 즉, 이건 두 가지를 의미합니다. 하나는 아이들은 우리 콘텐츠도 언제든 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금 우리가 헤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까지의 프레임을 버리고 한번 생각을 달리 해봐야 합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Z세대 아이들은 라이브냐 아니냐, 심각하게 누가 잘하는지 가리냐 안 가리냐가 본질이 아닙니다. 지금 내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가 없는가만 따집니다. 그래서 게임과 (*또는 게임 캐릭터와) 그 프로그램이 동일시되는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합니다. 다른 말로는 시청자와 'engagement' 포인트가 겹치는 콘텐츠 구성 방식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와 그 게임과 그의 아바타가 지금 나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고 그것에 내가 어떤 공감대를 형성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면, 그들이 그것을 아예 가져가지 않기 때문에, 그들에게 절대로 닿을 수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 디지털 네이티브 아이들의 사회에 있는 또 하나의 그들에게 깊숙이 침투하셔야 합니다. 이것은 마찬가지로 페이스북에서 디스코드로 갈아타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닙니다. 본질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냐의 문제입니다.
다음은 문화적인 변수입니다. 무료에 가까운 음원 시장이 풀림과 동시에 공연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과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시는 분은 먼저 이 부분을 공부하고 오셔야 합니다.) 같이 앞으로도 일종의 공연이라 표현할 수 있는 경기장 사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그런데 학술적으로 문화적인 변수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가 하면, '콘텐츠 제공자와 콘텐츠 소비자가 어떻게 최종 소통을 하게 되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이 뜻입니다. 우리 e스포츠에 국한하고 또 단순화하여 이해하면, 그 시작 개념상은 치어풀인데, 단지 이 이후에는 그보다 더 난의도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치어풀 문화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나라는 개인이 생각하는 리그, 선수, 중계진 등등을 표현화하여, 콘텐츠 제공자와 공개적으로 소통하다는 개념입니다. 이게 전부 디시인사이드, FPS코리아, 포모스, PLAY XP, PGR21 등등, 다 통틀어 전혀 틀리지 않는 매 한 가지 개념으로 저는 우리 전시관(*e스포츠 명예의 전당)을 찾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이는 우리 e스포츠 역사에서 매우 독특히 출현하여 현재까지 가지고 있는 아주 특별한 문화라고 설명합니다.
밀레니얼 세대까지 콘텐츠 제공자와 콘텐츠 소비자 간 소통에 가치 핵심을 두고 있는 시청자는 대부분 커뮤니티로 몰려들고, 여기서는 항상 오피니언 리더들이 출현하게 됩니다. 이들은 문화 형성적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게 되는데, 이들은 상호 콘텐츠 제공자와 주도적으로 소통을 진행하면서 점차적으로 이 문화가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을 제시합니다. 문화가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을 제시한다는 것은 콘텐츠 제공자가 콘텐츠 제공 방식을 (*들어서) 발전시켜 나간다는 의미가 있음과 동시에, 콘텐츠 가치를 만들어 내는 핵심 퍼포먼스(*선수)에게, 어떤 퍼포먼스를 내야 하는지 그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 이를 테면 이런 의미입니다. (*이 문화의 영향을 받은) '우리가 원하는 e스포츠는 이런 것이니 너는 이런 e스포츠를 만들어 내라 그러면 내가 보겠다'라는 것을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표현해서, 문화를 향유하는 커뮤니티에 던진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형태로는 버그 또는 밸런스 패치를 요구한다던가, 혹은 한국어 중계를 해달라 정도 선이었다면, 향후에는 즉 Z세대부터는 그 한계를 넘어 완전히 근본적인 변화가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테면 이 의미를 보다 확장시켜 이해해보면, 반대로 '내가 가서 볼만한 것들을 만들어 와!'가 됩니다. 이것은 기대에 관련된 이야기인데, 뮤직 비디오로만 즐겨왔던 그 음악을, 공연장에 가서 보겠다는 결심으로 그래야 이어지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되어야 거기서 진정한 이 문화의 가치가 표현되고 검증됩니다. 이를 테면 'MAMA'에서 K팝 문화와 가치가 확인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만드는 것에 대한 의미를 잘 모르십니다. 그런데 더 답답한 것은 그 의미가 어떤 의미인지를 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으시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것을 왜 확인하냐면, 아마 알고 계셨으면 그것을 물으로 오셨을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 글을 이제 읽으셔야 경기장이라는 것이 문화와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아셨을 거라 믿습니다. Z세대 아이들은 밀레니얼 세대보다 여기에 더 지갑이 잘 열립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여러분에게 그 사업을 하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신규 경기장에 어떤 콘텐츠를 꽂을지를 묻지 마시고 어떤 문화를 발현시킬지를 물어야 합니다.
긴 글을 정리드리면, 오늘 드린 이게 절대로 다가 아닙니다. 기술도 사회도 아주 단편적인 것만 말씀드린 것이고, 문화적이라 함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시아 문화권이라는 것도 봐야 하고, 서양 문화권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스포츠에 대한 접근, 예능에 대한 접근, 콘텐츠에 대한 접근 등등도 전부 보셔야 하고 숙지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뿐이 아닙니다. 경제적인 변수도 봐야 합니다. e스포츠에 대한 펀딩이 무엇을 근거로 이루어지고, 그 근거가 어디서 왔으며, 그들이 실현하려는 것이 Z세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도 위와 같은 설명을 토대로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을 하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영향을 주는 존재만이 아닙니다. 동시에 영향을 받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소통이라 계속 흘러가게 되어 있습니다. 중학교 형이 있는 초등학교 아이들이 또래 애들에게 중학교에 있었던 문화 영향력을 흘려보내고 그 아이들이 일부 영향을 받아 가공된 그들의 문화를 공유한 후 유치원 아이들 동생을 가지고 있는 친구가 그 영향력을 흘려보낸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잡아야 하는 주제는 아직도 많고 제 상황상 시간이 아주 제한적이라 이 시리즈를 3편 이상을 끌고 가기 어려워서 이번 글에는 매우 함축적으로 설명한 것들이 많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전 글에 비해 수준이 다소 높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도 이제 와서 보면 이는 완전히 어디까지나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길잡이에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지난 포스트에서 드린 질문과 같이 Z세대 아이들은 미래에 어떤 콘텐츠를 소비할거라고 보십니까? 대체 Z세대 아이들은 어떤 e스포츠를 보고 싶어 할까요? 우리는 마지막으로 이 질문을 해야 하고, 글을 이해하셨다면, 최소한 (*혹은 적어도)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가는데 필요한 과정이 무엇인지는 아시게 되었을거라 믿습니다. 해야 하는 말을 다쓰지 못 한 것 당연히 아실 테니 이제부터는 스스로 찾으셔야 하는 것이 많으실걸로 느끼셨을 거라고 믿습니다. 저는 우리를 믿습니다. 우리가 (*중국을 비롯한 세계열강들과의) 이 싸움에서 향후 몇 년 안에 반드시 이길 것입니다.
별도로 한 가지 후배님들께 당부드릴 것은 여러분들이 맡은 바 임무가 CEO든 CTO든 콘텐츠 기획자든, 플랫폼 기획자든, BD는 할 것 없이, 산업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 없이는, 결코 핵심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아무도 그것 없이 도달한 사람이 없습니다. 그것은 나이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젊어도 가능합니다. 만일 후배님이 이 글보다 이 주제에 대해서 더 많이 아신다면 다행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그 인사이트로 나라에 이바지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꿈이 있지만 모르는 게 있으시면 적어도 물으시는 노력이라도 해야 합니다. 눈으로 보지 못해 못 믿으실 수 있지만 누군가는 적지 않은 돈을 내고 저를 찾아와 듣습니다. 제가 거의 모든 글에 후배님들을 언급하는 이유는 여러분들이 이 산업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by erd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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