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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e스포츠의 이해 #2

 

지난 시간까지 우리는 국내 Z세대가 어떠한 문화/사회적 환경 아래 태어나, 현대를 사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성장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배경을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그러한 배경이, 이들이 디지털 콘텐츠 소비에 있어, 무엇으로 부터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서 알아볼 계획입니다. 이는 크게 보면 두 가지 요소입니다. 먼저는 ① 소비 대상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핵심 콘텐츠의 강도(*파워), 다음으로는 ② 디지털 네이티브로 태어난 Z세대들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방식과 방법입니다. 이 두 가지 요소의 정확한 파악을 위해 이 글에서 우리는 (*과거 세대)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 및 그와 연관된 과거 배경과 이가 가지는 한계를 점검하여, 총체적 사고의 전환을 먼저 이끌어 낼 것입니다. 그리고 난 뒤 Z세대를 (*전환된 사고로) 해체한 후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대입할 것인지에 대해서 추가로 고민할 예정입니다. (*강의가 아닌) 글로는 이해가 다소 어려울 수 있으니 최대한 이해하기 위해 전편을 반드시 숙지하셔야 합니다.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볼 수도 있지만, 디지털 콘텐츠 네이티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이들은 디지털 라이브 콘텐츠에 있어서도 네이티브입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님들의 연령 스펙트럼은 작지 않기 때문에 통칭 '우리'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대략 설명을 드리면) 이를테면 우리는 라이브 방송(*생방송)이 녹화 방송보다 진화된 형태라는 일종의 스키마(*프레임)가 있습니다. 이는 지구 반대편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출전한 대한민국 선수의 올림픽 경기가 새벽 2시에 시작하면, 당장 그것을 라이브로 보여주는 것이, 녹화했다가 다음날 밤 6시에 보여주는 것보다 진보된 형태라는 일종의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동시간대에서 들을 수 없는 저 멀리의 소식을, 바로 전달하고 즉시 감동을 받는다는 것이, 신선하고 놀라운 경험이었던 세대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에이~' 하시면서 부정하고 싶으실 수도 있지만, 제가 이렇게 언급드리기 전까지 실제로 독자님도 (*그리할 필요가 없어) 인지하지 못한 채로 그리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 증거를 보여드리면, 기술의 진일보에 대한 의미의 흔적으로 남아 있는 '전 세계 최초 동시 생중계'와 같은 커뮤니케이션을 아직 현 미디어(*매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같은 커뮤니케이션이라도 Z세대에게는 (*기술적으로는 그러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으니) 콘텐츠적으로 파워가 막강해진 것으로 이해합니다. 우리 세대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지금은 Z세대와 같이 그런 식으로 이해하시고 계신 분들도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그러하더라도, 또 이러함 역시) 반대로 생각하면 (*어떠한 형태로든 우리는 둘 다를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디지털 라이브 콘텐츠 네이티브가 아니라는 것에 대한 더 명확한 증거가 됩니다. 무슨 의미인가 하면 결국 과거의 그 놀라운 경험을 한 것 자체는 없어지지 않고, 그 경험이 현재도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번 세대적으로 경험했기 때문에) 영원히 저버리지 못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시대에 태어난 Z세대와 디지털 라이브 콘텐츠 네이티브를 언급하면서 저는 어떤 주장하고 싶은 걸까요? 그들은 라이브 방송과 온디맨드(On demand) 간의 과거에 있었던 간격을 무시해 동일한 가치로 본다고 주장하는 것일까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엄밀하게 말해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는 방식이지 실제적 의미의 네이티브라 함이 아닙니다. 저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그들은 콘텐츠를 선별하는 능력이 (*그것이 라이브야 아니냐 등 그런 류의 것과 상관없이) 우리보다 훨씬, 아니 월등히 뛰어나다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이 의미는 정확히 무엇을 뜻할까요? 그것은 아마도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Z세대들을 콘텐츠 소비 패털을 다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현재 미래 e스포츠가 가진 한계와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살짝 엿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지극히 개인적인 궁금함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저는 이전부터 알고 싶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첫 번째 질문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콘텐츠의 수많은 열열한 소비자 중 다수가, 왜 LCK를 열렬히 보지는 않는 것일까? 두 번째 질문을 드립니다. LCK를 시청하는 시청자 중 일부는 왜 공식 방송을 보지 않고, (*공식 방송을 끌어와서 개별 방송하는) 개인 스트리머 방송에 들어가서 보고 있을까? 마지막 질문입니다. 유튜브에서 올라온 다양한 경기 관련 영상 (*즉 라이브가 아닌)의 조회수는 왜 그렇게 높은 것일까? 위 질문들에 대해서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쩌면 다들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명퀘한 답을 내리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Z세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들은 분명 그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살아왔던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동네에서 그들은 스스로 선택해 늘 다니는 길로만 늘 다니면서 그것들에 매우 익숙하다는 점입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이해를 위한 노력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오늘 알게 되셨습니다.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는 그 친구들이, 그러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모한다는 것만 알면 되며, 따라서 특별히 그들을 이해하는 과정 없이 그 모두를 제공하기만 하면 된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적어도 그렇게만 이해하려 한다면, 아마도 그들이 다니는 길에 덪을 놓아 그들을 잡는 것과 같은 전략적 짜릿함은 없을 것입니다. 제가 늘 드리는 비유를 오늘도 올려 드립니다. 한 세대가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되어 가고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음악을 듣기는 들을 거기에, 오늘도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MP3 플레이어를 만든 누군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들립니다. 스마트폰이 나와버림으로 인해서, 이제는 아무도 MP3 플레이어를 사지 않는 상황에 내몰려 버리게 되었습니다. 오늘을 최선을 다해서 살았는데 억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도 이처럼 Z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면 정확히 동일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 Z세대가 다니는 길목을 장악하게 되면, 메데에 살만한 물건을 펼쳐 놓고 그동안 해왔던 데로만 장사를 하던 사람들은, 더 이상 오는 사람이 없어 문을 닫아야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Z세대를 바로 알아야 되고 그들을 전문가적 통찰력을 가지고 분석해야 합니다. 

 

그전에 한 가지를 논외의 것을 말씀드리면, 많은 분들이 그럴듯한 말에 속고 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한 명 강사가 TV에서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서 한 말을 예로 들어 드립니다. "밀레니얼 세대를 정의하려고 하지 마세요, 밀레니얼 세대는 그저 밀레니얼 세대입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그 말 즉은 우리가 르네상스라고 하는 것에 대한 정의, 우리가 모더니즘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한 정의, 우리가 포스트 포던니즘이라고 하는 말의 의미 등이 다 바보짓이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전혀 없던 무언가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본질을 파악하지 않으면서 특별한 무언가로 인식되기를 원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듣기 원하는 일종의 입발림으로, 그저 인기몰이를 하고 싶은 것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각이 있기 때문에 항상 어디서 온 것인지 그 스토리를 파악할 수 있고 또 언제나 한 세대를 정의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저 그들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여러분 자신을 믿으시기만 하면 됩니다. 

 

'야구를 하는 사람들이 전부 프로야구를 보는 것은 아니다.' '물론 TV를 보긴 보지만 (*혼자가 아닌 소통적 측면에서) 누군가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같이 보고 싶다.' '시간이 없어서 하이라이트만 보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 있다.' 또는 '보고 싶은 부분만 빠르게 스킵하면서 보는 게 더 좋다.' 등등 기존의 사고로는 이런 식의 여러 가지로 설명을 시도할 수 있지만, 저는 이 문제를 이렇게 보지 않습니다. 저는 디지털 콘텐츠 네이티브들은 자기에게 접근할 수 있는 루트를 한정적으로 공개함으로 인해, 최대한 선별된 디지털 콘텐츠가 자신에게 도달하도록 구조화하는 작업에 익숙하다고 정의합니다. 이는 다른 말로 하면 고도화된 체계적 정보 분류를 의미합니다. 이를테면 이전 세대는 콘텐츠를 적극 확인하고 콘텐츠가 익숙한 방식으로 제작되었으면 그것의 형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소비하는데 적응하는 구조였다면, 이 세대는 정제된 형태의 콘텐츠만 소비하기에도 벅찬 세대가 되어, 고급 콘텐츠를 지극히 마이크로 하게 선별할 수 있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는 세대라는 것입니다. 

 

다분 Z세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예를 들면, 과거 어떤 시기에는 그 주간 TV에서 하는 모든 드라마를 다 볼 수 있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믿기 힘드시겠지만 출퇴근 시간 등을 소비하여 그 주간에 했던 모든 예능을 핸드폰에 담아 전부 볼 수 있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불가능합니다. 이는 다른 의미로는 적어도 자신이 속해있는 필드에서 존재하는 필수 정보나 콘텐츠에 대해서 놓치는 것이 없거나 적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볼 수 있다는 의미는 사실 내가 선별해야 할 이유가 크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더욱이 놓쳐도 아쉬울 게 없다면 콘텐츠 자체를 소비하지 않는 것으로 인해서 받는 스트레스도 적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더 전 세대로 가면 한번 놓친 콘텐츠를 이후에 소비할 방법도 없었던 시기도 실제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콘텐츠가 디지털 콘텐츠로 전환되고, 콘텐츠 제작에 적합한 개인 디바이스들이 발달(*보급)되며, 클라우드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Z세대들은 기존에 없었던 세상에 그것도 네이티브로 출현하게 됩니다.  

 

저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분들은 이러함을 믿기 힘들겠다는 형태로 이야기할 대상인지 조차도 상상해본 적이 없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Z세대는 다릅니다. 오늘 출현한 가장 핵심적인 정보(*콘텐츠)가, 핵심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매우 정제되어 정확히 내게 도달해야 비로소 소비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어서, 심지어 존재를 하는지 조차도 모르기 때문에 소비를 못하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는 분명 과거의 우리가 어느 특정 콘텐츠를 소비 못했던 이유와는 그 형태적으로 매우 다른 특징을 지니게 만듭니다. 우리 세대들은 오늘도 세상에 출현하는 수도 없이 많은 정보를 내가 인지 못하는 것으로 인해 뒤쳐질까를 두려워하고 있다면 Z세대는 그런 것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이를테면 우리나라를 여행하는 외국인은 모두 다 아는 유명한 식당이 우리 동네에 있어도, Z세대는 모를 수 있고 사실 몰랐다고 해서 아쉬움도 없습니다. (*참고 : 실제 그렇다는 게 아니라 네이티브라는 개념 이해를 위한 비유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기 전에 주로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게 되는데, 어떤 콘텐츠가 좋을지 계획 없이 드넓은 정보의 바다로 나가서, 마냥 먹잇감을 찾아 나서는 경우는 많이 없습니다. 하루에도 여기저기에서 수도 없이 쏟아져 어차피 다 확인할 수 없는 콘텐츠 홍수에 허부적대다가, 단지 정보를 선별하는 데에만 시간과 열정이 다 소비되어, 정작 소중한 휴식시간을 날리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앞서 던진 질문에 대해서 이제 답변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LoL을 하는데 LCK를 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야구는 하지만 프로야구를 보지 않는다는 식의 설명은 그렇기 때문에 Z세대에게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는 LCK 콘텐츠가 한 번도 자신에게 다가온 경험이 없거나, LCK 콘텐츠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e스포츠적 재미)를 Z세대 대상자가 아직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고 이해해야 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여러 가지 설명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그것이 어떠한 이유든 대답은 위와 동일합니다. 

 

공식 방송에서 보지 않고 일반 개인 방송 채널에 들어가 경기를 관람하는 이유는 개인 방송에서 전달하여 제공하는 핵심 메시지가 (*그들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공식 방송을 콘텐츠적으로 보완하여 완성하거나 한층 강화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설명은 마음이 통하는 것과 같은 (*온/오프라인 어디든 존재하는 일반 커뮤니티가 소유한 특징) 것으로 설명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소속감, 혼자 있는 것보다 더 큰 재미의 제공, 정보의 공유, 실력 발휘 등과 같은 것을 통칭하는 형태의 즉, '마음이 통하다'가 틀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디지털 네이티브가 콘텐츠를 소모하는 데에 있어 그 모든 것(*커뮤니티적 특성)이 다른 데도 있는데 하필 여기를 선택하는가를 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여러분들은 모르십니다. 그러나 이 정도만 제가 말씀드려도 여러분들의 회사에는 정확히 몇 가지 이유를 떠올리는 어린 친구들이 있을 것입니다. 최대한 빨리 가서 물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입니다. Z세대가 유튜브 또는 디스코드에서 핵심 메시지를 확인하려는 이유는 그들이 소비하기 편한 형태로 콘텐츠를 제공해서라고 이해하기보다는 어떠한 식으로든 그들이 정제하는 기준에 그 콘텐츠가 검증되어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도달하게 되었다고 이해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가 지금도 무엇을 시도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몇 년 전부터 우리 업계에도 SNS 담당자를 뽑는다는 글을 계속 접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SNS 콘텐츠를 만드는 담당자를 구하다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의 핵심 콘텐츠가 Z세대에게 도달하는 방식은 그들 입장에서는 너무 구식입니다. 이는 민망하지만 해당 담당자의 문제가 아니라 그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상급 관리자의 문제입니다. 마치 TV 채널이나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서가 아닌 '페이스북 라이브'를 켜면 어찌어찌해서 Z세대들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확실한 근거 없이 생각하는 것과 정확히 동일합니다. 그런데 그마저도 만약 여러분의 콘텐츠가 스스로가 납득이 되지 않을 정도로 핵심 콘텐츠(*즉 재미요소의 파워)가 부족하다면 이건 처음부터 승산이 없었던 게임입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Z세대로 가는 문이 절대로 열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죄송하지만) Z세대는 통칭 페이스북, 트위터 등으로 불리는 전통적인 형태의 SNS(*전체 오픈 플랫폼)를 믿지 않고 의존도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개인정보 유출 통로로 여기면서 사용하지 않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이것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대학생 네트워크 사이트인 유니데이스(UNiDAYS)와 광고 마케팅 미디어인 애드에이지(AdAge)가 공동으로 작성한 ‘Z세대 : 디지털 세대 디코딩(Gen Z : Decoding the Digital Generation)’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자신의 정보를 과도하게 공유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Z세대는 스냅챗과 인스타그램에서 일상생활의 모든 면을 남길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Z세대의 절반 이상(59%)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 때문에 페이스북을 신뢰하지 않았고, 78%는 자신의 위치 정보를 일부 앱에서는 허용하지만 전체 허용은 하지는 않았다고, 이 보고서에서는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이 보고서는 Z세대가 디지털 네이티브이면서도 특정 부분에 대해서는 아날로그적 성향을 띄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분석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이는 그런 식으로 바라봐야 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반드시 선을 그어서 생각할 수 없지만) 예를 들어 특정 전자 제품에 대해서 무언가 알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밀레니얼 세대는 지식인이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으려 합니다. 그러나 Z세대는 직접 그 전자 제품을 만든 곳에 이메일 또는 전화 문의를 합니다. 그런데 이는 말씀드린 대로 Z세대가 아날로그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식으로 설명이 되는 내용이 아닙니다. 정리하면 밀레니얼 세대까지는 인터넷 세계에서 정보를 얻어야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즉 파워 블로거나 인플루언서를 그 제품을 만든 기업보다 신뢰합니다. 그러나 Z세대는 블로거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전통적인 방식의 SNS(*거기에 속한 인플루언서)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업이 증거를 제출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귀로 듣고 나서 믿으려고 합니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 이전 세대인 저와 같은 X세대가 이해하는 아날로그적인 성향이다 아니다가 결코 아닙니다.

 

결론을 내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는 오늘날 e스포츠를 포함한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서 제공할 때 과연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요? 왜 저는 Z세대와 미래 e스포츠를 접목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을까요? 그것은 아마도 먼저, 지금 우리는 미래 e스포츠는 과거 e스포츠와 완전히 똑같고, 그래서 당연히 게임을 좋아하면 누구나 좋아하는 콘텐츠라고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묻기 위함입니다. 또 전혀 정제되지 않은 과거의 포맷을 그대로 차용한 e스포츠 콘텐츠를, 모바일을 비롯한 VR 등 미래 기술에 그대로 접목시켜서 세상의 아이들에게 우리가 소비했던 방식으로 소비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도 함께 점검해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지금 진심으로 여러분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진지한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카드만 연신 내고 있는 선수들을 보면서 이걸 왜 보고 있어야 하는지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Z세대가 있다면, 이게 왜 재미없냐고 막무가내로 따지고 싶지는 않으시리라 믿습니다. 먼저 여러분이 창조하는 디지털 콘텐츠-e스포츠의 가장 핵심 가치(*재미)는 무엇입니까? 일단은 이것부터입니다.

 

단연코 말씀드리면 이는 PC는 있고 모바일에는 없는 선수의 피지컬에 기반한 컨트롤과 같은 문제는 아닙니다. 만약 그런 것이라면 오늘도 어김없이 유튜브에 올라오는 모든 클래시로얄 콘텐츠들은 이미 없어져야 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입니다. '테드TV는 재미있는데 클래시로얄 아시아 리그는 재미가 없다.' 이는 클래시로얄 아시아 리그가 지금 하는 중계진 포맷을 포함한 모든 과거 e스포츠를 버리고 테드TV 처럼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아직 이 리그(*e스포츠 콘텐츠)가 명확한 핵심 콘텐츠를 못 찾았다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핵심 콘텐츠가 있다면 다음 질문을 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입니다. 이걸 보는 나도 다른 아이들도 정말 재미있고 재미있어하는데 왜 사람들이 많이 안 볼까? 만약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이 e스포츠를 봐야 하는 핵심 콘텐츠를 정확히 끄집어낸 후, Z세대의 정제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완성형 콘텐츠를 만들어 그들이 다니는 길목에 올려놓고 있는가를 질문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심층 분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 Z세대가 나는 세상에서 누가 제일 클래시로얄을 잘하는지가 궁금하지 않다고 한다면 이건 기존의 e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패러다임이 애초에 적용이 안 되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 이 글에서 여러분이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를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당장은 아쉽지만 우리는 이런 유의 조사를 할 연구 기관이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 현업에서 답답한 마음이 많으시다는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곧 연구 기관이 많이 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는 담당자들은 이 글이 좋은 가이드가 되어 e스포츠 연구 및 조사는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충분히 배울 거라 믿습니다. 또 일단 시작만 되면 자료들은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오늘 적어도 무엇이 궁금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게 되셨으니, 이후 무엇을 찾는 작업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는 계속 고민하셔야 합니다. 그것이 안되면 아무런 구체적 목표의식이나 목적 없이 그저 해야 하는 일(*MP3를 만드는 일)을 오늘도 문제없이 하는 것 외로는 아무것도 아닌 게 됩니다. 좀 더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그저 대회 치르는 기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2편에서 끝날 줄 알았던 이야기가 길어집니다. 물론 모든 내용에 대해서 그 논리를 다 설명하고 넘어가겠다고 생각하면 사실 끝이 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매우 압축적으로 설명드리려고 하는데도 그렇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오늘 시간이 되면 같이 확인해보고자 했던 Z세대가 소비하고자 하는 e스포츠는 어떠한 특징을 지닐지에 대해서 예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후배님들에게 한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릴 것은 e스포츠의 전문가가 된다는 의미는 단순히 배웠던 방식대로 계속 e스포츠만 알아가면 어느 정도 전문성을 보장받는다가 아닙니다. 또 e스포츠의 한 단면인 스포츠 성만 파악한다고 해서 전체 e스포츠를 잘 아는 것도 아닙니다. 디지털 콘텐츠학, e스포츠의 엔터테인먼트적 의미, e스포츠의 역사 및 인문(*문화)적 접근(*사고), ICT 융합 기술 이해, 인터렉티브 미래 기술의 예측과 적용 등 총체적으로 학습하고 숙지하여 접근해야 합니다. 제가 부득불 이를 강조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종사하고 있는 업계에서 하는 모든 일들은 반드시 이에 기반합니다. 지금 하는 일이 어디서 왔고 무엇을 배경으로 하여 존재하는지 모르는데 스스로 어떻게 전문가라 할 수 있겠습니까. 알아야 인사이트를 갖추게 되고 그래야 신념을 가지는 것이 의미가 있게 되고 주변 사람들이 여러분이 계획하는 일을 비로소 납득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항상 응원드립니다. 

 

 

by erdc.kr

구마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