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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부트 캠프 사업 소개

 

<부트캠프 사업> 또는 <전지 훈련 사업>은 (예를 들어 설명하면) 야구 팀이 비 시즌에는 추위 때문에 국내에서는 연습이 불가능 하여 (연습이 가능한) 따뜻한 지역 연습장에 캠프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전통 스포츠 중 실내 스포츠는 이 사업의 필요가 비교적 떨어집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e스포츠에서의 부트캠프의 의미를 찾을 때는 날씨의 역할을 대체할 요소가 있다는 점입니다. 바로 <ping>입니다. 중국과 대만의 팀과는 지역적 거리상 퍼포먼스가 어느정도 실현되어 연습게임이 가능할 수 있으나 유럽이나 북미, 오세아니아 지역은 여건이 좋지 않습니다. 물론 게임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팀 게임, 특히 특정 타이밍에 프레임이 극도로 올라가는 게임들은 더욱이나 프로 씬에서 제대로된 경기를 한다고 말하기가 어려운 수준입니다. 

 

부트 캠프의 두번째 의미는 스파링 파트너입니다. 전통적인 스포츠의 언어로 말씀 드리면 평가전입니다. 평가전을 통해서 비 시즌에도 실전 감각을 유지할 수 있게 되며, 병행되는 훈련으로 말미암아 시즌 시작 전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게 됩니다. 전통적인 스포츠에서의 평가전은 사실 꼭 장기간을 의미하는 부트 캠프와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예를 들어 월드컵에 진출이 확정된 우리나라는 다른 조 유럽 팀과 우리나라 혹은 그 유럽 나라에서 평가전을 치를 수 있습니다. 이 평가전은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에 속해 있는 유럽 팀을, 그 유럽 팀은 그 조에 속해 있는 아시아 팀, 예를 들어 일본 팀과 같은 팀을 상대하기 위한 좋은 수단이 됩니다. 

 

세번째로는 현지 적응입니다. 먼 타국에서 경기를 하게 되면 수면이나 식음료 섭취 등 여러가지 이유로 컨디션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트캠프는 해당 지역에서 경기를 하기 전에 미리 현지 적응력을 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단들을 위해 영양사와 의료진을 같이 파견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가지 보완들이 있다고 해도 인간은 어느 정도 스스로 적응을 해야 하고 그러기에는 시간이 대체로 필요합니다. 너무 덥거나 너무 춥거나 너무 건조하거나 너무 습하거나 벌래가 많거나 이유는 수만가지입니다. 몸이 좋지 않아서 경기를 그르치게 되는 것은 본연의 실력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만전을 기해야 되는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국내 e스포츠의 부트 캠프 사업은 아직 본격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단 시작은 2014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 부터라고 생각합니다. 이 종목의 해외 팀들은 당시 국내에 부트 캠프를 차릴 수 있는 금전적인 여건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그러한 개념이 없었던 우리나라는 이를 사업으로 인식하고 전략적인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를테면 해외 팀이 온 것에 대해서 온정적인 의미로 "연습 스케쥴을 잡는 것을 도워줘야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부트캠프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기관이 있어서 숙소나 연습장소를 제공하거나 전문적으로 통역이나 운전, 가이드 등 기타 다양한 인력관련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최근까지도 부트 캠프 사업이라 함은 국내 호텔과 협의하여 숙소 겸 연습실을 꾸며주고, 식사와 관련된 서비스 등을 지원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수준은 아무런 전략이나 노하우가 있는 것이 아니며 또한 경쟁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필요가 있으면 대행을 해주는 것이지만 현재 우리 산업의 구조상 대행 여건이 대체적으로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수익이 있을리가 없습니다. 특히 이 서비스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은 연습 경기를 진행해 줄 팀 확보에 그 가치가 심하게 집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팀들이 막연히 한국에 가면 SK텔레콤T1이 원하는 만큼 연습 경기를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결국 하루 종일 솔랭을 하기 위해 한국에 가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는 일이 되어 버립니다. 저는 아직까지는 한국을 매년 찾고 있다는 팀을 들어 본 일이 없습니다. 

 

결국 서비스 품질이라는 것은 <왜 우리는 한국에 부트 캠프를 차려야 하는가> 입니다. 그들이 그들 숙소에서 나와서 한국에 가야 겠다는 생각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여러분은 그 이유가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게 전적으로 연습 팀을 확보하는 것에 달려 있다고 믿으시나요? "아 왜? 팀 들이 이 팀이랑 연습게임을 안해주지?? 그냥 좀 해주면 부트 캠프 사업하기가 쉬울텐데..." 그저 이렇게만 생각을 하고 있으신가요? 그러나 제가 결론을 말씀드리면 이 사업은 불행히도 개인이나 작은 단체가 진행하기에는 그 구조상 무리가 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결과론적으로 서비스의 핵심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스스로 소유하고 있지 않으면) 사업의 성공도 의미도 없습니다. 

 

물론 저는 연습 게임 상대를 구하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 중에 하나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수준 높은 연습 상대를 거의 매일 만나기를 원하는 부트 캠프 이용자들에게 매일 무료로 상대를 데려다 놓을 수 있는 사람은 제가 보기에 전 세계에 없습니다. 제가 만일 예를 들어 롱주의 감독님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어 어느 (비교적 수준이 비슷한) 외국 팀의 연습 경기를 한번 요청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실력적 수준이 약간 부족하더라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롱주의 비 주전 선수들을 테스트 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마추어 선수 수준의 팀은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그 감독님께 폐가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미 이런 정도로 가고 있는 일이라면 그것은 사업이 아닙니다. 지금 이 사업을 이런식으로 접근하고 일을 하고 있으시면 미안하지만 부적절한 것입니다. 

 

e스포츠에서의 부트 캠프는 최소한 지금 베이스 캠프에서 보다 나은 여건을 제공해야 합니다. 일부 인프라적인 것을 포함합니다. 해외 팀이 호텔에서 먹고 자고 받은 아이디로 연습하려고 서울에 오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지금 현재 한국의 로컬 팀들이 유지하고 사용하고 있는 시설들의 수준에 맞추어져야 합니다. 테이블을 놓고 인터넷을 연결하고 의자를 가져다 놓는다고 해도 간이는 간이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단기간 활용하기 위해서 "어떻게 그 시설들을 연간으로 보유할 수 있겠는가?" 라고 제게 질문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건 개인이나 소규모 단체가 할 수 없는 일이라 말씀 드린 것입니다. 일전 포스트에서 제가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사업은 인프라적인 면에서 특히 최소한 아카데미 사업과 연계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최소한을 의미하는 것이며 최종적으로 프로e스포츠 팀을 유치하는 것으로 완성된 형태를 가져가게 됩니다. 시즌 기간에는 아카데미와 프로 팀 운영 지원 사업을 하고, 비 시즌 즉, 부트 캠프 시즌에는 아카데미 사업에서 사용했던 인프라를 부트 캠프로 돌려 프로 팀과 연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 후 이것이 경기장과 연계되어 <테마 거리>가 조성되고 그 거리가 궁극적으로 <테마 파크>가 되는 기초가 됩니다. 덧붙이면 e스포츠 테마 파크에는 <VR 체험존> 같은게 들어가는게 아닙니다.)

 

프로 팀과 연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반드시 연습 게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프로 팀과 연계하는 프로그램 중에 연습 게임도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내침김에 프로그램는 어떻게 구조화 되어야 하는가 하면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유지할 수 있는 배경인 체력 단련 프로그램, 정신 건강 프로그램, 한국 프로 e스포츠 팀 연습의 이해, 팀 스포츠에 대한 이해 등에 대한 강의 프로그램, 한국 코칭스텝의 지도 프로그램 및 실전 연습, 프로 팀과의 연습 경기, 연습 경기에 대한 전문가 피드백 이후 에는 팬 미팅, 국내 선수들과의 교류, 유명 선수의 소양교육, 관광 프로그램 등, 이 모든 프로그램들을 논스톱으로 최상의 인프라와 함께 서비스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코칭 스텝들도, 아니 그들을 케어하는 매니저들도 서비스를 받을 것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사업적 관점에서 평가전과 연습 게임의 차이는 경기장 티켓 판매, 중계권 등 사업을 할 수 있는가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축구는 월드컵과 같은 대형 대회 전 국가간 평가전을 막지 않습니다. 흥행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간주하는 듯 합니다. 그 흥행 요소에 있어서 가장 핵심은 '해외 대회에 출전하는 국대팀을 국내에서 볼 수 있다' 입니다. 예를 들어 월드컵을 브라질에서 한다고 하면 브라질에서만 우리 대표팀을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평가전에는 비슷한 전력의 경기를 국내에서도 볼 수 있어 (그 경기로 인해) 이미 감정이입이 극에 오른 국대 팀을 브라질에서의 본 경기 시까지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롤드컵에 진출하는 팀들이 조별 리그에서 상대를 만날 가능성이 없다고 할 때 라이엇의 정책에 따라서 평가전을 치룰 수 있을지가 궁금해집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이 글을 읽으시면서 의야해 하실 수 있으시겠지만 정책이란 계속 달라질 여지가 있습니다. 결국 평가전이란 사업과 관련이 있기에 그것이 가능한가 못한가의 차이에 의해서 국내 팀들이 평가전 형식의 연습 게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 일 수 있는가 없는가를 결정 할 수 있게 됩니다.  

 

 

 이후로는 몇가지 예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진은 엔비디아의 <GeForce eSports Studio> 전경입니다. 이 스튜디오의 모든 장비는신식입니다. 4k 모니터, g920 카메라가 지원하는 스트리밍 및 5v5 Face to Face 설정, G-Sync 모니터 등을 시내 중심가에서 제공합니다. 이 스튜디오에 이미 C9과 INTZ가 캠프에서 훈련을 받았습니다. 물론 이 회사는 부트 캠프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 팀들에게 숙소로 호텔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C9은 여기서 챔피언십을 우승하기 직전에 여기서 훈련했다고 합니다. 결국 이 부분에서 우리가 확인할 것은 최신 장비가 선수들에게 어떠한 어필 포인트인가 하는 점입니다. 우리가 집중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이 사업은 리그 오브 레전드를 돌리기에 충분한 컴퓨터 만을 임대해 제공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이러한 부트 캠프(아카데미 포함)의 총체적인 환경은 또한 앞서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개인이나 소규모 단체가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첨부된 사진은 북유럽 e스포츠 아카데미(The Nordic Esports Academy>입니다. 핀란드에 있으며 <Vuokatti Ruka> 스포츠 아카데미가 <Kajaani> 대학의 응용 과학과와 함께 설립하였습니다. 설립 장소는 올림픽 팀과 전 세계 겨울 스포츠 팀이 훈련하는 장소라고 합니다. 시기적으로 볼 때 여름에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부트캠프 장소로 그 이치가 맞습니다. 앞선 포스트(아카데미)에서도 <샌드박스 e스포츠> 예를 드렸다 싶이 스포츠 트레이닝 장소는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아주 매력적입니다. 생각해 볼 만한 것은 이 사업이 스포츠 아카데미의 대학과의 연계 사업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장단점이 있습니다. 장점은 연구가 바로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며, 단점은 e스포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연구진들이 포진되어야 연구의 밸런스가 맞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가지 더 재미있는 것은 7월에 부트 캠프 참가자를 중심으로 CS:GO 리그를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 소식을 들을 때 부트 캠프 사업이라는 것에 대해 제가 스스로 은연 중에 한가지 종목에 국한해서 고려하고 있었고 또 리그와의 연계 같은 확장성에 대해서 고민이 보다 더 필요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경기장으로 고려하면서 지역적인 것도 마찬가지로 사고의 틀에 같혀 있었습니다. 사진 자체를 보면 너무나 평창 같습니다. 우리 나라 겨울 스포츠를 위한 인프라들은 여름에 그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전 세계 겨울 스포츠 팀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결국 e스포츠 종주국인 우리나라에게 아주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요즘 저는 계속적으로 이러한 질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Nordic Academy>의 COO 인 <Noel McAvennie>는 추가로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인터뷰를 합니다. "이번 여름 첫번째 부트 캠프와 토너먼트를 시작할 때 <상당한 국가적 관심>을 기대합니다. 지난해 12월, 핀란드는 공식적으로 이 스포츠 훈련이 인정 될 것으로 선언 했으므로 2017 년에는 전국적으로 e스포츠가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저는 국가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생각합니다. 다만 적재적소에 어떤 사람이 어떤 필요에 대한 인식이 있고 그 필요에 대한 중요성을 바탕으로 사업을 실행하려는 의지를 품고 있으며, 그 의지를 실제로 실현해 줄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여전히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그 모든 이 현실적 사안들에 대한 고민을 아래에서 어떻게 위로 올릴 것인가 하는 문제는 어쩌면 지금 이 산업에서 일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과연 이러한 류의 글에서 제기되는 중요한 이슈들을 국가 담당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힘을 누가 보태줘야 하는가 누가 발휘해 줘야 하는가, 이는 우리 산업에서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일종의 의무입니다. 

 

  
by erdc.kr

구마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