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ports

텐센트 상하이에 e스포츠 산업 단지 조성

 

작년(2017) 5월 경에 텐센트가 우후시와 e스포츠 테마 산업 단지를 건설한다는 소식을 알려 드린 바 있습니다. 당시 알려진 기사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 드리면 텐센트 e스포츠 테마 산업단지에는 프로게이머 양성 전문학교, 게임 테마 파크, 애니메이션 산업단지, 텐센트의 데이터 센터, 게임 개발 지원센터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후 특별하게 들려오는 소식이 없던 차에 ('TEO'가) 올해(2018) 7월 12일 텐센트가 상하이 민항 구에 국제 e스포츠 산업 단지를 조성할 것이라는 기사를 발표하였습니다. 이에 본 포스트에서는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며, 기사의 내용은 전문 번역하지 않으나 일부 발췌할 수 있습니다. 오역이 있을 수 있으며 본 연구원과 일부 의견을 같이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밝혀드립니다. 

 

 

공개된 내용에 의하면 이 산업 단지의 명칭은 '상하이 신문화 및 창의 e스포츠 센터 (Shanghai International New Cultural and Creative E-sports Center)'로 e스포츠뿐 아니라 게임 조사 및 개발, 영화 및 TV 프로덕션을 포함, 총 8개의 구획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 산업 단지에는 총 100개의 국내 및 해외 e스포츠 회사를 유치하고, 그 외 게임 조사 및 개발( Research and Development) *기관 및 최대 6,000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용 경기장이 들어설 계획입니다. (*참고로 상암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은 약 760석 규모입니다.) 구축은 경기장 공사부터 진행될 예정이며,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텐센트는 이 사업을 독자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광동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부동산 전문 기업인 '슈퍼 제너레이션 투자'와 함께 합니다. 

 

상하이는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리그(LPL)와 킹 프로리그(KPL - Honor of King Pro League)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참고 'Honor of King'은 국내에서는 팬타스톰으로 알려져 있는 모바일 게임으로 중국 내에서는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e스포츠 장르입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다수의 프로팀(Vici Gaming, Invictus Gaming, Bilibili Gaming) 등이 이 지역을 기반으로 삼고 있으며, 추가로 넷이즈(Netease)는 최근 상하이 기반인 오버워치 프로리그 팀 '상하이 드래곤즈'를 확보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상하이의 국내 e스포츠와의 기억할만한 인연은 동방명주 특설 경기장에서 진행된 2010년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2 결승전이 있습니다. 

 

텐센트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알리바바가 e스포츠에 대해 (*지금은 거의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는 것에 비해서는 e스포츠에 대한 투자에 별로 망설일 이유가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LPL'과 'KPL' 만으로도 대규모 상설경기장을 지어 운영하기에 공실률 걱정 없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국내의 경우에는 자국 시장 자체의 협소, IP 권한 문제 등과 같은 숙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텐센트는 그 조차도 없습니다. 중국은 앞으로도 계속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일 것이고, (*LCK가 상암 전용 경기장은 떠날 수 있어도) LPL이 텐센트를 떠난 일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알리바바는 OCA와의 협업을 통해서 LOL을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배재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아시안 게임은 그 결정을 못할 듯합니다. 그 이유는 가장 인기 있는 것을 하지 않음으로 모처럼만의 리스크 있는 각오가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일을 만들 이유가 없을 테니 말입니다. 참고로 2018년의 아시안 게임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진행되지만, 2022년의 아시안 게임은 중국 항저우에서 진행됩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상하이와 항저우는 차로 약 2시간 내외 거리로 매우 가까운 편에 속합니다. 2022년에 만약 정식 종목이 된다면 2020년에 국내외 e스포츠 기업유치 완료된 이 상하이 e스포츠 산업 단지는 여러모로 우리 산업에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할 수 있어 보입니다. 

 

기사 내용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역시나 연구 개발 (Research & Development Center) 관련입니다.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e스포츠 관련 리서치는 사실상 e스포츠 실태조사가 전부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그것 역시 주관기관에서 수행기관을 선정하여 진행해오는 것이기 때문에 대체로 매해 수행기관이 달라져 전문성이 높지는 않은 편입니다. 더군다나 실태 조사란 그 특성상 핵심이 산업 규모 조사라고 봐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결산의 의미로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시장 및 기술 예측적 측면은 다소 약합니다. 더군다나 e스포츠의 매니지먼트적 측면, 비즈니스적 측면, 신기술과의 융합, 문화로써의 인문학적 접근, (athletic 측면의) e스포츠 선수들의 퍼포먼스에 관한 연구, 해설/옵저버/에이전시, 경기장 시설 구축, e스포츠 방송, 팀 운영의 이해와 같은 주제에 대한 연구는 사실상 없는 수준입니다. 그래도 아무것에도 아무 주제에도 e스포츠 전용 교재라고 볼만한 것들이 돌아다니지 않습니다.

 

커리큘럼이라는 것은 자료를 바탕으로 출현합니다. 자료는 연구를 해야 발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연구를 하려면 투자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써는 (초대형 이벤트는 개최하기를 원할 진데) 이런 상황에 처한 우리를 투자를 해줄 만한 곳은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위의 저 발표를 텐센트가 이런데에 투자를 해주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물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것보다 더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은 차기 e스포츠 종목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 지원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것이든 저것이든 둘 다 부러운 건 마찬가지고 무엇이 선행되든 결국 결과도 같습니다. 신규 종목 연구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결국 배경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와 같은데, 배경이란 정확히 히스토리를 의미합니다. 히스토리에는 사람이 녹아 있기에 이는 사람을 연구한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드린 내용들이 사실 다 필요합니다. 투자가 있다면 산학 협력이 어렵지 않을 테니, 결국 목표가 비즈니스적이든 뭐든 여하튼 구심점은 확실히 있는 셈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언급드리면서 글을 마무리하면, 저는 우리 e스포츠를 모르는 사람들이 우리 관련 사업에 단발성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우려가 있습니다. 그것은 한 번에 두 가지를 놓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그 사업에 대해 명확한 목표와 개념과 사명을 가지고 접근하지 않아 프로젝트 완료와 함께 결과만 남고 과정이 소실된다는 점, 두 번째는 그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얻어야 하는 소중한 경험을 반드시 이때 소유해야 하는 우리 e스포츠 담당자들이 그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점입니다. 상하이의 텐센트의 e스포츠 산업 단지 조성 프로젝트는 어떤 사람들이 진행하게 될까요? 그들은 그 프로젝트를 실현하면서 어떤 귀한 경험을 소유하게 될까요? 반대로 우리는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나요? 그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누구에게 어떤 기회를 주려고 하고 있나요?

 

더욱이 만약 우리에게도 텐센트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사이즈의 기업이 있고 그들에게 이 신문화에 대한 이 가장 핵심적인 움직임을 설명할 수 있는 위치에 계신 분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아주시기를 진심으로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는 분명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정말 수고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by erdc.kr 

구마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