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우리 업계의 한 젊고 유능한 CEO님을 만나서, 'e스포츠 특성화 고등학교'에 대한 주제로 캐주얼한 대화를 나눈 기억이 있습니다. 간략히 요약하면 이러한 내용입니다. '우리나라의 학생 수가 줄고 있다. 그래서 많은 학교들이 시설은 완비되어 있으나 수용할 학생이 없어서 원활한 운영에 대한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환경에 대한 대안으로 특성화 학교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현재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 시장을 고려할 때 향후 다수로 필요한 관련 산업 전문 인력 양성은 국가 발전을 위해서 필수적이다. 중국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실제로 중국에서 활용되는 e스포츠학의 커리큘럼을 확인해 본적이 있는데 그 수준이 놀라울 정도였다.'
최근 일제히 기사화된 [란샹 기술 고등학교]은 중국 진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3년 과정으로 이론 50% 실습 50%를 병행합니다. 총 학생 규모는 50명으로 시작하며, 최대 1,000명까지 수용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학비는 연간 13,000 위안 (한화 약 220만원)으로 대체적으로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실력이 뛰어난 학생에 한해 란샹 기술 고등학교의 팀에 속한 팀원이 되면 학비는 전액 무료입니다.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재능에 따라 프로 선수가 되거나 중계, 대회 운영, e스포츠 마케팅/홍보 등 다양한 관련 업계 종사자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뉴주는 중국의 e스포츠 시장을 전체 글로벌 시장의 약 18% 차지하고 있다고 밝히며 중국 리서치 기관인 [iResearch]에 따르면 중국인 2억 6천만명이 e스포츠 게임을 플레이하거나 대회 영상을 시청합니다. 중국 법률 회사인 CNG는 중국에 e스포츠 산업 종사자가 약 5만 명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China adds video games to school curriculum by africanews)
정규 과정에 편성된 국내 인력 양성 기관은 현재는 전남과학대학교 e스포츠과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접근성이 매우 떨어짐에도 유일하기에) 개설 이후 많은 유능한 선수들을 배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고등학교 과정은 없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이스포츠는 그 특성상 (대학교에 진학하는 나이를 고려할 때) 고등학교 과정이 훨씬 유리합니다. 특성화 고등학교는 특성화 중학교에 배경이 됩니다. 예중 예고가 이상하지 않듯이 조금만 생각해 본다면 e스포츠 중학교, e스포츠 고등학교도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많은 인재가 필요하고 그 인재들은 위와 같은 행보를 걷고 있는 중국과 같은 열강의 인재들과 경쟁해야 하는 것은 자명합니다.
특성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e스포츠 고등학교는 (발표된 자료로는) 중국이 최초라고 보여지지만, 그 전신들은 세계적으로 여러곳에서 더러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일전에 뉴질랜드의 e스포츠 고등학교 50개가 모여서 리그를 열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달해 드린바 있습니다. [참고 : 뉴질랜드 고교리그 50개 팀으로 시작하다] 인터뷰를 한 스티븐 교사는 해당 고등학교에서 e스포츠를 정규 교육과정으로 편입 시켰다는 내용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학교에서 정규 학업 과정으로 고교 야구 선수 활동을 하듯이, e스포츠 선수 활동을 하게 되고, 정규 과정을 이수하는 것으로 졸업이 가능하게 된 것을 의미합니다. 전통 스포츠에서의 주장과 같은 리더십 경력을 사회에서 동일하게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HSEL 메이저의 소개 영상입니다.
(High School Esports League by HSEL)
풀뿌리 이스포츠란 그러한 의미에서 정통적으로 학원에서 선수를 육성하는 것으로 출발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PC방에서 대회를 여는것 그 자체는 풀뿌리 이스포츠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현재 PC방이라는 곳의 국내 일반인의 이미지상) 생활 스포츠로써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힘듭니다. 더군다나 나라가 PC방 산업 육성이라는 제목도 아닌데 개인 사업장인 PC방에 이와 같은 목적 실현을 위한 지원을 해야 할 이유도 없어 보입니다. 결국 게임리터러시 교육을 PC방에서 할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선상에 있는 논리입니다.
컴퓨터(코딩 등), 게임, 이스포츠, 1인미디어(크리에이터), 자녀와의 소통 법 등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모든 우리 관련 주제들에 대한 핵심 키워드는 결국 공공의 영역입니다. 그것을 누가 수행하고 어떠한 형태로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총괄적 인사이트를 반영할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각 시군구 및 관공서 시설에 컴퓨터/게임(이스포츠) 교육장 설치와 게임리터러시, 이스포츠 생활 체육 강습 과정 개설, 그리고 학업 과정 편입 또는 특성화 고등학교 설립이 그래서 풀뿌리 이스포츠의 핵심입니다. 의성에 컬링장을 만든 것이 주민 생활 스포츠와 근처 고등학교 컬링팀의 출현 배경이 되는 것과 크게 다르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주제인 특성화 고등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크게는 두가지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우수 학생 육성을 위한 수준 높은 커리큘럼이고 또 하나는 명 강사진입니다. 커리큘럼은 특성화 고등학교의 목적 사업의 달성을 위해 전문성을 가진 관련 업게 종사자들이 협력하여 교재를 편찬해 내는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번째 강사진은 업계 전문가 중에 소양을 지닌 중진들이 전문 강사진을 육성해 내는 것으로 부터 출발합니다. 그러나 이는 전부다 정부의 의지가 배경이 되지 않으면 실행할 수 없습니다. 중앙 정부가 점화하고 지자체가 불꽃을 피우는 형태가 바람직합니다. 중앙 정부는 인력을 양성하여 지자체에 공급하고 지자체는 인프라를 제공하여 국민들을 지원하는 범국가적인 시스템이 구축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이스포츠는 이 모든 과업에서 그 투자 자본 부담률은 상당히 적으나 그 효과는 크게 기대되는 분야입니다. 정리하면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실행 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우리는 이제 빠르지 않습니다.
By erdc.kr
구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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