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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신간 안내] 보이지 않는 e스포츠 - 번역과 역주 : 이상호

 

우리가 익히 아는 바와 같이 E스포츠는 수도권을 제외하면 불모지에 가깝습니다. 그 와중에도 서울을 제외하면 어쩌면 부산 정도가 가장 익숙한 이름 일 수 있습니다. 또 부산이 설명하는 모든 영상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광안리 10만을 기억하시는 분도 아직도 많으십니다. 그러나 아직도 부산을 대표하는 E스포츠 방송국도 기업도 그 어느 것 하나 특별하게 떠오르는 것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몇 년 전 정말 특별한 소식이, 또 (*좀 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뜬금없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경성대학교 E스포츠 연구소가 그것이었습니다.  

 

부산에서 연구소가? 

 

이 연구소는 성격이 인지과학 연구소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많은 분들이 아시는 바와 같이 저는 E스포츠를 스포츠라고 생각을 하지만 (*무리하게) 전통 스포츠에게 우리를 설명하거나 설득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피지컬적 부분에서의) 전통 스포츠 연구 분야 속해 있는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서, (*제가) 대체적으로 관심을 가질만한 것이 많이 없습니다. 그런데 (*제게) 인지과학은 조금 다릅니다. 특별히 인지(*Cognition), 지각(*Perception)에 관한 (*스포츠적) 역량(*Capability)이 훈련을 통한 개발(*Develop)이 가능한 영역인지, 만약 개발을 할 수 있다면 어떤 과정을 통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관심이 아주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때 교수님을 찾아갔고, 그때 받은 책이 있었는데 주제가 (*역시) 인지과학이었습니다. 그게 아마 교수님의 첫번째 책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 이후에는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서 진행한 논문 공모전에 출품한 글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이 책 '보이지 않는 e스포츠'는 결국 교수님의 크게는 세 번째 자료가 아닐까 싶네요. 3개의 자료 모두 교수님이 연구하는 주제에 대하여, 흐르는 동일한 맥락이 있는데, 그 맥락은 일종에 사물을 해석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의 사물이란 (*당연히) E스포츠를 말하죠. 다만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E스포츠 팀 내 구성원, 특별히 선수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업계에서 특별히 학계에 계시는 분들을 대략 정리를 좀 하면 (*반드시 그러하진 않지만), 한국외국어대학교의 박성희 교수님은 전통 스포츠와 미래 기술에, 이락디지털연구소의 이장주 박사님은 게임 문화와 디지털 세계에, 서강대 게임교육원의 최삼하 교수님은 학원 스포츠와 교육 커리큘럼에, (*아직은 많은 것을 알지 못하지만) 연세대학교의 이병주 교수님은 공학적 관점에서 선수 퍼포먼스 측정과 발달에 초점이 있으신데, 경성대학교의 이상호 교수님은 (*제가 느낀 바는) 인문학적 관점에서의 인지과학에 초점이 있으신 듯합니다. 즉, 선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선수와 팀의 퍼포먼스를 향상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계십니다. 

 

 

한 세시간 정도 걸렸을까요? 약 2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이 책을 금일 다 읽었습니다. 총 12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는데, 주제 별로 이 저자 (여기서는 Andrejkovics, Zoltan)가 가지고 있는 선수에 대한 이해가 잘 녹아 있습니다. 다 읽고 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이 책은 우리가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보편적 지식을 E스포츠 잘 대입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드린 바와 같이 그 이해를 하는 방식은 인문학적 관점에서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제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글의 인지 난의도가 높아서 한번 읽어서는 다 이해를 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자기 개발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세상을 이렇게 살면 이런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매우 단정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책을 보면 심지어 싫어합니다. 대부분 누구나 다 아는 주제에 대해서 매우 직관적으로 어떤 행동을 요구하는데, 저는 그런 책은 사람을 속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이해하지 않고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쁜 것이라고 분류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저급한 책과 달리)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 (*여기서는 특별히 선수) 어떤 부분을 체크해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또한 체크를 할 때 유의점을 설명하지만 어떤 결과를 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습니다. 

 

진짜는 늘 그렇게 어쩌면 밋밋한거 같지만,, 사실은 깊은 것이죠.  

 

저는 아마 이런 부분에서 많은 것을 얻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교수님이 왜 이 책은 꼭 전현직 감독 코치들이 읽으면 좋겠는지에 대해서 (*교수님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설프게, 마치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과 같은 태도로) "선수 지도는 이렇게 하세요"라는 백서 또는 자기 계발 실용서 느낌의 책이었다면 정말 민망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또한 저는 이 책을 읽은 감독 코치와 읽지 않은 감독 코치로 나뉠 것이다와 같은 이야기는 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그것은 이 책이 내게 확신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제가 이 책은 논하기에는 제 지식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제가 체감적으로 알았기 때문입니다.

 

감독 코치님들은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고요. 

 

아카이브에 언급드린 바와 같이 이 책은 영어, 중국어, 헝가리어 등으로 이미 번역되어 발간된 책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읽은 것은 초판을 위한 수정본입니다. 교수님은 정식 발간이 되면 많은 감독 코치님들이 구입해서 볼 것이라고 예상하십니다. 저도 책을 다 읽은 지금에서는 개인적으로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통은 책을 리뷰를 할 때는 내용을 발췌하지는 않는데 이 책은 책 제목만 봐서는 내용이 직관적으로 유추되지는 않기 때문에 제가 일부를 좀 보여드리면 어떨까 싶어요.

 

"얼마나 빨리 문제를 풀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목적이라고 실험 참여자에게 알렸다. (중략) 흥미롭게도 실험의 결과는 외적 동기의 사람이 문제 해결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비되었다는 사실이다. (중략) 행동주의 연구자에 따르면 외형적인 보상이 스트레스를 갖게하고, 주어진 초점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함으로써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한다. 이는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뇌의 역할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중략)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open mind)이 필요하다. 이는 내적 동기에 기반해서 만들어진다."

 

우리가 팀을 운영하면서 일반적으로 성적을 장려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예를 들어 '승리 수당'이 있겠죠? 아마도 현재도 팀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이 승리 수당이 실제로 팀의 퍼포먼스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체감이 있을 것 같아요. 저 또한 진에어 그린윙스를 운영할 때 이런 제안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저자는 금전적 요소를 외적 동기 중에 하나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외적 동기는 내적 동기보다 선수가 퍼포먼스를 내는데 더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말하죠. 우리를 일반 적으도 돈이 최고다. 혹은 돈이면 다 된다고 쉽게 말은 하지만 실제는 그러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내적 동기 부여란 무엇을 말할까요?

선수가 스스로 퍼포먼스를 발휘해야겠다고 강하게 마음먹게 하는 것을 말하겠죠.

여러분들은 이를 위해 어떤 노하우를 지니고 있나요?

이 책은 체계적으로 그 노하우의 가치를 점검해 볼 수 있도록 가이드 하고 있습니다. 

 

인상적이지 않나요? 

 

 

by 구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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